공유

제60화 민도준을 달래다

바로 뭐라 받아치려던 순간 권하윤은 자기가 지금 권씨 집안 넷째라는 걸 인지했다. 권하윤 신분이라면 그녀가 할 줄 아는 게 확실히 없었다.

그녀의 침묵에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났어?”

남자의 물음에 권하윤은 이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곳에서 하면 안 될까요? 저한테 별장 열쇠도 주셨잖아요. 그러니 우리 거기 가요.”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의 말투를 흉내 내며 얄미운 미소를 지었다.

“안돼.”

만약 상대가 민도준이 아니고, 마침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게 빌딩 한 채를 빚지지 않았다면 권하윤은 아마 당장에 욕설을 퍼부었을 거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녀는 그럴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민도준의 도움이 필요했다.

천천히 일어나는 그녀의 동작에 의자가 뒤로 밀렸다.

기왕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그녀는 더 이상 꾸물거리지 않았다.

그녀가 오늘 입은 옷은 연보라색 원피스였다. 그리고 그 안에 같은 색 계열의 실크 슬립을 받쳐 입었다.

겉에 입은 치마를 벗자 슬립에 가려진 그녀의 몸이 드러났다. 그녀의 몸은 어느 한 군데라도 민도준의 손길에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권하윤은 일부러 자기 몸을 내려다보지 않았다. 마치 보지 못하면 그렇게 수치스럽지 않기라도 하듯이.

의자에 앉은 민도준은 점점 빨갛게 달아오르는 여자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계속해.”

남자의 말에 권하윤은 숨이 턱 막혔다.

민도준을 힐끗 바라본 순간 그녀의 눈에 미처 읽지 못한 감정이 언뜻 지나갔다.

민도준은 인내심이 바닥 나기라도 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려고 할 때 품 속에 말캉한 느낌이 전해졌다.

권하윤은 어느새 손발을 그에게 두르며 품에 안기더니 약한 목소리로 그의 의견을 물었다.

“여기서 무서워요. 우리 가면 안 돼요?”

잠시 뜸을 들인 뒤 민도준은 낮게 코웃음을 쳤다.

‘불쌍한 척하는 데 아주 도가 텄네.’

지금도 보면 권하윤은 몸을 미세하게 떨면서 머리를 그의 품에 묻은 채 계속 파고들어 그를 간지럽혔다.

민도준은 아무 감정이 없는 듯 그녀를 밀어냈다.

“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