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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연기하는 모습을 보다

“공은채 씨 때문이거든요.”

문태훈은 악의 가득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쪽 아버지가 공은채 씨를 죽인 범인이잖아요.”

“그 입 다물어!”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 말들 다 증거도 없는 헛소리예요! 게다가 공은채 씨는…….”

솔직히 권하윤도 공은채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공씨 가문에서 왜 그녀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지 모른다.

그저 공은채가 죽은 뒤 자기 집이 발칵 뒤집혔다는 것만 알뿐.

하지만 문태훈과 이 일로 실랑이를 벌인다고 얻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에 권하윤은 정신을 다시 가다듬었다.

“민 사장님이 공은채 씨 때문에…… 그 사람과 알게 됐다는 게 무슨 뜻이죠?”

“그렇게 많은 걸 알 필요는 없어요. 그저 민 사장님이 만약 당신이 이성호 딸이라는 걸 안다면 아주 처참한 결말을 맞이할 거란 것만 알아둬요.”

순간 숨이 턱 막혀왔다.

권하윤은 문태훈의 말을 믿어야 할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로 도박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입을 열었다.

“말해요, 저한테 뭘 원하는지?”

“뭘 원하냐고요?”

문태훈은 말끝을 길게 늘어트리며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그걸 이미 간파한 권하윤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 일을 민 사장님한테 알리지 않은 건 이걸로 저한테서 뭔가 뜯어내려는 속셈 아니었어요?”

자기가 먹지도 못하고 공손하게 다른 사람에게 권하윤을 바쳐야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뭔가 뜻어내는 게 문태훈한테는 나았다.

때문에 그는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권하윤 씨 역시 시원시원하다니까. 그러면 저도 사양하지 않고 솔직히 말할게요. 권하윤 씨가 민 사장님의 사람이라니 저도 그쪽한테 감히 손댈 수 없게 됐으니…….”

“얼마요?”

권하윤은 서사를 늘여놓는 문태훈의 말을 바로 잘라버렸다.

문태훈도 자기와 엮이지 않으려는 권하윤의 태도를 알아차리고 바로 원하는 숫자를 불렀다.

“200억.”

권하윤은 그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혹시 저를 은행으로 보는 건 아니죠?”

“권하윤 씨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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