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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너 바람피우는 건 아닌지 감시하려는 건가 보네. 쯧쯧, 이래서 속 좁은 남자와는 결혼하는 거 아니야.”

강한나는 티슈로 입을 닦으며 혀를 찼다.

“차라리 지금 남편 차버리고 새 남편으로 바꿔.”

“누구로요?”

“도겸이 어때? 둘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너무나도 바로 나오는 그 이름에 김하린은 하마터면 마시고 있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어울리기는 무슨, 됐어요.”

“왜? 도겸이 어디가 어때서? 솔직히 박시언보다 훨씬 잘생겼거든?”

“잘생기지 않았다고 한 적 없어요.”

“걔 돈도 많고 권력도 있어. 네 남편에 비해서 꿀릴 거 하나 없다고.”

“그런 거랑은 상관없어요.”

김하린은 고개를 저었다.

“감정이라는 게 억지로 이어 붙인다고 생기는 게 아니잖아요.”

“이런, 그럼 기회조차 없는 건가?”

강한나는 아쉬운 얼굴로 재차 물었다.

“너는 도겸이 어떻게 생각해? 좋아? 싫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지는 않아요. 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을지도 몰랐다.

강한나의 주머니 속 휴대폰은 현재 통화 중인 상태로 켜져 있었고 통화 상대는 [내 동생] 즉 서도겸이었다.

전화를 끊은 서도겸의 얼굴은 심각하게 변했다.

옆에서 식사하던 배주원은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그래? 강한나가 뭐라는데?”

“감정이라는 거 말이야. 어떻게 해야 생기지?”

“뭐?”

배주원이 젓가락을 멈추고 물었다.

“그런 게 왜 궁금해?”

“대답부터 해.”

“지겹게 옆에서 따라다니면 되지 않을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잖아. 성공할 때까지 계속해보는 거지.”

배주원은 대답을 마치더니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왜? 강한나가 또 연애한대?”

“아니.”

서도겸은 담담한 얼굴로 부인했다.

“내 친구가 그러는데 좋아하는 여자애가 자기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했대.”

“그 친구라는 거 혹시 너 아냐?”

이에 서도겸이 그를 힐긋 바라보자 서주원은 의자에 등을 편히 기대고 두 손을 위로 들었다.

“못 들은 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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