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끝 연애 시작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658 챕터
제541화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기태는 이제 와서 멍청한 척을 하는 것이 통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영의 손목을 덥석 잡고는, 이영에게 눈짓을 보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영아, 아빠 말 좀 들어. 이 일은 네 언니 말대로 네가 잘못한 거니까, 당장 언니한테 사과해.”이기태의 태도는 마치 이영에게 명령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영이 그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이영이 알아들었다 할지라도, 이건의 앞에서 이진에게 사과를 할 리가 없을 것이다.‘지금 상황만으로도 창피해 죽겠는데 나보고 사과하라고?’이영은 참다못해 이기태의 손을 뿌리쳤다.“사과할 거면 아빠가 가서 사과하든지 해! 난 절대로 사과 못 해!”“이영아!”이기태는 노발대발하며 옆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이건을 힐끗 쳐다보았다.이기태가 또 무언가를 말하려던 찰나, 더 이상 지켜보기 싫었던 이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이제 좀 그만하세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찾아오실 거예요? 이건 씨는 어차피 당신들과 합작할 의향이 없으니 이만 이영을 데리고 돌아가세요.”“이진.”이기태는 화가 나다 못해 이마에 핏줄이 곤두섰다.하지만 이건의 차가운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입술을 떨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진아, 우린 한 가족이잖아. 당연히 이번 프로젝트를 가족인 우리와 함께 합작하는 게 남 주는 것보다 낫잖아. 안 그래?”“이기태 씨는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나 봐요?”이진은 비꼬듯이 웃으며 이건의 튼튼한 허리를 두 손으로 꽉 껴안았다.그리고 고개를 가볍게 들고 느릿느릿 말했다.“제 남편은 밑지는 장사를 안 하거든요. 특히 당신들과 합작하는 소식이 외부에 전해지기라도 하면, 모두 제 남편의 안목을 의심하기만 할 뿐이에요!”이진이 이런 태도를 보이자, 이기태는 더 이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었다.이기태의 늙은 얼굴은 순식간에 노기로 붉게 달아올랐다.“내가 오늘 이 망할 년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어!”“경호원!”이때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건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경호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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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눈이 멀다
두 사람은 전화 너머 연주회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했다.이진이 피아노 연주회를 여는 것에 동의하자마자, 투자자는 가장 먼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피아노 연주회 소식을 발표했다.이진의 열렬한 팬들은 이 소식을 알고는 바로 댓글들을 달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진이 피아노 연주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한편 이영도 자신의 별장에서 이진의 소식을 주시하고 있었다.‘역시 하늘은 날 도와주고 있어!’이진에게 어떻게 복수할지 생각하던 참에,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이영은 차갑게 웃으며 복수를 개시하기 시작했다.한바탕 조작을 거친 후, 이진에 관한 악의적인 뉴스가 인스타그램의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유명 음악가 이진, 그녀와‘스승’과의 은밀한 이야기]스승이라는 말에 중점을 두자, 많은 네티즌들이 이상한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진에 관한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마비시켰다.실시간 검색어 내용에는 이진에게 스승이 있다고 말하는 것 외에도, 이진이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를 믿고 스승과 불미스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들이 덧붙여졌다.더욱이, 이번 피아노 연주회는 스승의 도움을 받아 개최되었는 말들도 돌고 돌아 퍼졌다.네티즌들은 이러한 주장을 믿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진과 스승의 채팅 기록이라고 주장되는 사진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특히 이진의 피아노 연주회를 기대했던 팬들이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난 저 어린 나이에 단독 연주회를 연다는 것부터 이상하다고 느꼈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너무 더러운 거 아니야? 고작 연주회를 열기 위해 이런 짓까지 벌이다니!][이런 사람은 제발 음악계에서 퇴출 당했으면 좋겠네.][맞아, 음악계에서 꺼져버려!]모두 비슷한 댓글들이 인스타그램의 게시글 밑에 달렸다.이영은 그제야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마음이 후련해졌다.‘이진, 네가 감히 이건 오빠를 믿고 날 무시해? 이번엔 반드시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어 줄게!’한편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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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도와줄 수 있어
이진은 이튿날이 되어서야 인터넷에 일어난 일들을 알게 되었다.인터넷에는 이진의 사생활 문제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결국 투자자들은 협상을 거쳐 피아노 연주회 날짜를 미루기로 결정을 내렸다.“이진 씨, 소문을 만들어낸 사람이 아주 작정한 것 같아요. 지금 인스타그램을 열면 모두 이진 씨에 관한 이야기들이라, 빨리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네티즌들이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모두 믿게 될 거예요.”투자자는 이진의 팬이기에, 연주회가 연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게다가 이진이 절대로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그러나 여론이 계속해서 안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가고 있었기에, 투자자는 잠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이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컴퓨터를 열어 실시간 검색어를 살펴보았다.투자자가 말했듯이 인터넷에는 온통 이진을 퇴출시키려는 말들이 가득했다.마찬가지로 이진의 배후에 있는 스승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이진의 성품이 정말 나쁘더라도, 그녀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제자를 가르쳐낸 스승이라면 분명 훨씬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을 것이다.네티즌들은 추측을 하며 몇 개의 이름을 언급했는데, 모두 음악계에서 유명한 음악인들이다.이진은 익숙한 이름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한편 전화 너머의 투자자는 이진이 대답이 없자 머리가 아팠다.그는 한편으론 여론이 그만 악화되기를 바라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론 이진이 이번 사태로 연주회를 포기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투자자는 핸드폰을 꽉 쥐고 이진을 애써 설득했다.“이진 씨, 연주회는 뒤로 미루는 것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일이 해결되고 소문이 가라앉은 후, 제가.”“미루지 않으셔도 됩니다.”이진은 정신을 차리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제가 어떻게 된 일인지 최대한 빨리 알아볼 테니, 연주회는 정상적으로 진행하도록 하죠.”‘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하지만.”투자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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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도움을 청하다
이진은 결국 전화를 걸려던 동작을 멈추었다.전화를 건 후 정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이영은 분명 자신이 한 짓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더욱이, 여론의 힘을 빌려 또다시 이진에 관한 소문을 퍼뜨릴 수도 있다.이진은 결국 네티즌들이 궁금해하던 그녀의 스승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영이 벌인 짓들은 내가 하나하나 모두 밝혀낼 거야.’일단 가장 시급한 것은 여론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다.이진은 전화가 연결되기를 침착하게 기다렸다.전화 연결음은 수십 초 동안 울리더니 마침내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아이고, 우리 바쁘신 제자님이 어쩐 일로 나한테 전화를 한 거지? 남편이랑 신혼 생활을 즐기느라 바쁠 텐데, 어쩌다가 이 늙은이가 생각난 거야?”이때 온화한 늙은 남자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려왔다.장난치는 듯한 말투와 음색만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은 늙은 개구쟁이 같았다.이진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이진은 인터넷에서 발생한 일을 모조리 배서준에게 말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전화를 건 목적도 말했다.“대략 누가 벌인 짓인지는 알고 있지만, 지금 바로 그녀를 폭로할 수는 없어요. 사부님, 이번 일은 사부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셔야 해결이 될 것 같아요.”이진의 말을 들은 배서준은 화가 나다 못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배서준은 인내심을 가지고 이진이 말하는 것을 다 들은 후,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진아, 사부님이 당장 돌아갈 테니 걱정 마. 도대체 누가 이런 허튼소리를 한 건지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배서준은 현재 유럽에서 즐겁게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그러나 지금 자신의 유일한 제자가 누명을 쓴 것도 모자라, 이런 황당한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니고 있기에 배서준은 더 이상 마음 편히 여행을 즐길 수 없었다.배서준은 여행을 즐기는 것보다 당장 제자의 누명을 벗겨주려고 다그쳤다.두 사람은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이진이 걱정된 배서준은 전화를 끊자마자, 가장 빠른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여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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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제자에게 속다
스승을 모시러 가는 것은 이진이 제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이 외에도 이진이 마중을 가기로 고집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이진은 배서준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배서준은 자유를 만끽하며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어디든 오래 머물지 못했다.그래서 나이가 50이 다 되어서도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이진이 직접 마중을 간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혹시나 배서준의 정신이 딴 데 팔려 중요한 일을 잊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사실이 증명하다시피 이진의 예상이 맞았다.이진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입구 방향에서 배서준을 볼 수 있었다.트렌디한 옷을 입고, 지나치게 우월한 기럭지와 출중한 이목구비를 선보인 배서준은,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구경꾼들은 이렇게 잘생긴 50대 남성은 처음 보았기에, 분명 배서준이 유명한 스타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그와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반면 배서준은 이런 상항을 즐기고 있었다.배서준은 마치 전화에서 이진과 이야기했던 일들을 모조리 잊어버린 듯했다.이진은 입꼬리를 조금 올리더니, 누가 자신을 알아보기라도 할까 봐 한쪽에 서서 핸드폰을 꺼내 배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즐거운 분위기에 빠진 노인은 핸드폰 진동 소리를 듣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인파를 뚫고 두 눈으로 사방을 수색하였다. 이진은 배서준이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사부님.”“이진아, 정말 왔구나!”배서준은 이진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섰지만, 들뜬 기분은 여전히 방금 상황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내가 널 찾으러 가겠다고 말했는데, 왜 직접 마중을 나온 거야?”이진은 배서준의 진짜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대답하지 않았다.‘내가 직접 마중을 오지 않았다면, 사부님이 이 상황을 즐기느라 나와 했던 약속들을 모두 잊으셨을 거야.’하지만 이진은 배서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서, 굳이 그의 진짜 생각을 까발리진 않았다.만약 이진이 바로 함께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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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사람을 놓치다
이건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미 이진이 누군가를 데리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사람이 이진의 스승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건은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여론들이 가짜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왠지 모르게 불쾌한 기분이 들어 넥타이를 풀어 소파에 집어던졌다.마침 이진과 눈이 마주치자 이건은 자신의 얇은 입술을 열어 물었다.“인터넷에 아직 나쁜 여론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이때 스승과 함께 지낸다는 소식이 떠돌기라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차라리 내가 그분께 숙소를 하나 마련해 주는 건 어때?”이건이 이런 걱정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이진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사실 제 사부님은 늙은 개구쟁이예요. 옆에 두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언제 도망칠지 몰라요.”‘어르신?’이진의 말을 들은 이건은 갑자기 몸이 경직되었다.이건은 시시각각 이진에 관한 여론들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네티즌들의 추측을 따라 그녀의 스승이 꽤나 젊은 음악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진의 스승에게 질투를 했던 것이다.‘내 판단에 착오가 있었던 거네, 상대방이 늙은이라면 내가 질투를 왜 하겠어?’이건은 너무 궁금한 마음에, 눈을 반짝이며 이진을 쳐다보았다.“이진아, 네 사부님의 나이가 어떻게 되셔?”“아마 50대일 거예요.”이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이진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사부님의 나이는 왜요?”‘역시 물어보길 잘 했어!’이건은 이진의 물음에 설명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가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가볍게 뽀뽀를 했다.“사부님은 내가 사람을 안배해 잘 감시할 테니 걱정 마.”이진은 여전히 의심스러웠지만, 피곤한 마음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이건은 이진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당연히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그날 저녁, 이건은 긴급히 한 무리의 사람들을 안배해 몰래 배서준을 지켜보라고 했다.배서준은 이진이 말한 대로, 날이 밝기도 전에 술이 깬 몸을 이끌고 별장을 빠져나가려고 했다.이건이 파견한 경호원들은 배서준을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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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뻔뻔하기 그지없다
이진은 전화를 받자마자 마음속 깊이 쌓아 두었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사부님.”“이진아, 네가 잠든 틈을 타서 도망가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너도 사부님이 어떤 성격인지 잘 알잖아. 가만히 한 곳에만 있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래.”배서준은 이진에게 화를 낼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당당하게 말을 꺼냈다.이진은 화를 잠시 가라앉히고, 전화 너머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는 입을 오므렸다.“지금은 특수한 시기라 사부님이 혼자 밖에 나가시는 건 너무 위험해요. 됐고, 제가 데리러 갈 테니 어디 계신 건지 말씀해 주세요.”전화로 따지는 것보단, 차라리 배서준을 빨리 데려와 이야기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그러자 배서준을 우물쭈물거리며 말했다.“나, 지금.”‘내가 이곳이 어딘지 알았다면 굳이 이진에게 전화를 했겠어?’배서준이 꾸물거리며 대답을 못하자, 이진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이때 이진은 갑자기 뭔가 생각나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사부님, 주소를 보내주시면 제가 직접 데리러 갈게요.”배서준은 반평생을 떠돌아다녔기에 수많은 나라의 풍경을 봤었다.그러나 그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배서준은 엄청난 길치였다.그러기에 자주 가던 곳이 아니라면 안내판이 바로 앞에 있어도, 배서준은 눈이 멀기라도 한 듯이 방향을 찾을 수 없었다.이진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배서준은 또 길을 잃었을 것이다.전화 너머의 배서준은 확실히 길을 잃었기에, 이진의 말을 듣자마자 구원자를 만난 듯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그래! 얼른 와, 기다리고 있을 게요!”전화를 끊은 후, 배서준은 자신의 위치를 이진에게 공유했다.배서준은 규모가 가장 크고 호화로운 상가에 있었다.그 상가의 구조가 엄청나게 복잡하여, 길치는커녕 정상인이라도 몇 번 걸어보아야 길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이진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는, 자신의 장비를 들추어내어 재빨리 상가로 달려갔다.이 시각 상가에는 인파가 엄청나게 붐비고 있었다.이진은 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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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마음이 아프다
“지금 정확한 증거도 없이, 인터넷에서의 여론만 믿고 절 모함하신 거예요?”이진은 어이가 없어서 차가운 표정으로 그 여자를 쳐다보았다.여자는 당황해하더니, 재빨리 침을 삼키고는 침착하게 말했다.“인터넷에서 떠돌던 내용이 가짜라면 왜 해명을 하지 않은 거야? 분명 사실이니까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던 거지.”“저도 계획이 있었기에 해명을 하지 않은 겁니다.”이진은 피식 입꼬리를 올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구경꾼들을 훑어보았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흔들며 입을 열었다.“방금 여러분들이 하신 말씀은 제가 모두 녹음해 두었어요. 저와 경찰서로 가서 직접 이야기하실 래요?”아무도 이진이 이런 방법을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많은 사람들은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어쨌든 그들은 이 일에 관한 증거를 내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만약 증거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진의 사생활이기에 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방금 떠들어대던 여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것을 보고 얼른 몸을 움츠렸다.그리고 재빠르게 몸을 숨기며 사람들 속을 빠져나갔다.이진은 코웃음을 치며 아랑곳하지 않았다.‘누가 보낸 사람인지는 딱 봐도 알겠네. 제대로 조심하지 못한 내 탓이지.’이진은 몸을 돌려 구경꾼들 밖에서 지켜보던 배서준을 데리고 상가를 떠났다.적막한 분위기가 차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 사람은 말하기 귀찮았고, 다른 한 사람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번 일은 또 누군가에게 찍혀 또 한 번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수많은 네티즌들은 이진이 허세를 부리며 능청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였다.그들은 점점 더 여론을 악화시키고는, 플랫폼은 물론 이진의 회사마저 비난하기 시작했다.만만은 이진이 계속 오해를 받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어, 여러 번 이진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 방법을 상의해 보려 했다.그러나 매번 이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만만의 제안을 거절했다.결국 만만은 부뚜막의 개미처럼 애가 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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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늙은 개구쟁이
“이진아, 난 네 사부님을 탓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이진이 대답을 하지 않자, 이건은 혹시나 이진이 이 일 때문에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다 알아요.”이진은 이건의 곁에 앉은 후, 이건의 품에 파고들며 말했다.“사실 사부님을 모셔오기 전에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기에, 이건 씨한테 부탁을 했었던 거예요. 사부님은 저한테 일어난 일들을 일부러 못 본 척하시는 게 아니라.”이진은 그 이유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었다.이진은 배서준을 자신의 연주회에 참석시킬 계획이었다.가장 중요한 목적은, 배서준이 마음속에 깊이 묻힌 마음의 매듭을 풀어주기 위해서이다.이진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결국 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이건을 쳐다보았다.“죄송해요, 제가 미리 말하지 않아 이건 씨를 걱정시킨 것 같네요.” 이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진을 껴안던 손에 힘을 더 세게 주었다.이 일이 없었더라도 이건은 시시각각 이진을 걱정했을 것이다.이건은 이진이 억울함을 당하는 것을 절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특히 이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이진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는데, 계단 입구를 스쳐 지나간 사람을 보지 못했다.그 사람은 바로 배서준이다.침실로 돌아온 배서준은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어린애들이 뭘 알아?’식사 중에 불쾌한 일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배서준은 떠나려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배서준은 며칠 동안 얌전히 있으며 그들의 경각성을 늦추게 만들고는, 두 사람이 집에 없는 시간을 골라 또 한 번 몰래 별장을 빠져나왔다.하지만 그날 밤 일이 일어난 후, 이건은 배서준의 곁에 더 많고 훌륭한 경호원들을 몰래 심어 놓았다.배서준이 사라지자마자 이건은 경호원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경호원의 보고를 들은 이건은, 손에 든 핸드폰을 세게 쥐었다.‘역시 이 늙은 개구쟁이가 이렇게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다행히 이건은 미리 준비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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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함께 무대에 올라서다
사실 배서준은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약속을 한 것이다.배서준은 말문이 막혀 겸연쩍게 웃고는, 이 비서가 가져온 따뜻한 차를 마시기만 했다.이건은 배서준이 연장자라는 점을 고려해 대답을 재촉하진 않았다.배서준은 이건이 자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건은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때까지 기다릴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배서준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애들은 왜 하나같이 고집이 이렇게 센 거야?’배서준은 결국 찻잔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내가 해명을 돕겠다고 약속을 하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당사자로서 직접 나서는 건 더 안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그래. 게다가 윤 대표의 능력으로는 쉽게 배후에서 일을 벌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왜 더 쉬운 방법을 쓰지 않고 나 같은 늙은이더러 나서라는 거야? 이번에 내가 나서고 난 후,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또 나를 부를 생각인 거야?”배서준은 이건을 설득하기 위해, 대답을 하는 것보단 질문을 던지기만 했다.배서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어갔다.“나 같은 늙은이는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나설 수는 없잖아. 안 그래?”배서준은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모두 이건에게 털어놓았다.그 말을 들은 이건은 머리가 아프기만 했다.“저도 당연히 도와주고 싶죠.”“도와줄 생각이 있다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보고만 있는 거야?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얼른 도와주지 않고 뭐 하는 거야?”배서준의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 같았다. 이건은 입꼬리를 오므리더니 말했다.“이진은 제 도움이 필요 없거든요.”이건이 진짜 관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진의 능력으로는 배후의 사람을 조사해 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진은 배후의 사람을 폭로하지 않고 배서준을 불렀으니, 이건도 무슨 원인인지 알 수 없었다.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진은 배서준이 이곳에 남아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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