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951 - Chapter 960
1056 Chapters
제951화
최군형은 때때로 방학 후 혼자 바닷가에 가서 모래사장에 앉아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육소유도 바닷속에서 정말 잠들어 있는 걸까 생각한다. 그는 인어의 이야기를 들어봤기 때문에 육소유도 바다의 왕에게 데려가져 인어 공주가 되었을까 생각했다.최군형은 웃었다가 다시 입꼬리가 내려가며 어린 얼굴에 스며든 애절함을 느꼈다. 그는 내년에 육소유의 생일에 그녀를 남양에 데려다 줄 생각이었는데, 어째서 그녀가 혼자 바닷바닥에 누워 잠들었을까? 그녀는 춥고 무서울까? 그녀는 그가 오빠란 걸 기억할까? 최군형은 머리를 숙이자 맑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바람에 스며들어 공중으로 흩어졌다...수 년이 지나고, 바닷가에 있던 그 소년은 남자로 자라났지만 바다를 보는 습관은 여전했다. "도련님, 시간이 늦었어요. 어서 돌아가요." 최군형은 깜짝 놀라고 눈을 올려서 바라보더니 다시 바다 위의 일몰을 안타까워하다가 그제야 천천히 일어나 그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는 방한서의 뒤를 따라가며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기억 속의 산 방한서는 체격이 좋았는데, 세월은 사람이 사람을 바꾸는지 이제 그의 똑바로 선 등도 약간 구부러졌다. "삼촌, 사실 나 아직 충분히 보지 못했어요..." 최군형은 걷다가 작은 돌을 차며 물었다. "왜 나를 집에 빨리 보내려 하는 거예요?" "두 분 모두 집에 돌아갔어요. 가족들이 다 도련님을 기다려요!" 방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노는 걸 너무 좋아하시네요." 최군형은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물었다. “삼촌, 아름다운 인어를 믿어요?" "어떤 아름다운 인어요?" "동화에 나오는 인어 공주가 있어요. 그녀는 왕자를 구했는데, 나중에 인간이 되기 위해 목소리를 마녀에게 주고..." "도련님!"방한서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 "도련님도 이제 어른인데, 올해에도 벌써 스물여섯인데, 이상한 생각이 왜 그리 많은 거죠? 도련님 아버지는 26살 때 이미 집권을 맡았어요." 최군형이 얼굴을 찡글렸다. 그러다가 조용히 빠져나가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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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아빠,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최군형이 말했다."뭐?" 최연준이 냉소했다. "내가 말한 거 모두 사실이야! 최군형, 넌 최상 그룹의 장남이야. 그래서 이런 짓을 남동생한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야? 어린 애들에게 이런 일을 가르치려고 하는 거야?""아빠!" 최군형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감정을 억제하고, 말을 끊어서 설명했다. "첫째로, 나는 그 여자를 모르는데요. 그 날 연회에 참석했을 뿐이고, 매우 늦게 끝나서 그녀가 다가올 때 미처 방어태세를 취하지 못했어요.""둘째, 과거에 대해서도 전부 부정합니다!""그럼, 그 여자들이 먼저 다가왔다고?" 최연준이 눈썹을 찌푸렸다.최군형이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너..." “아빠, 그리고 세번째는.”그가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말했다.“제가 진짜 여자친구를 사귄다고 해도 문제 될건 없죠.”“뭐?”최연준이 굳었다.최군형은 생각하고 있던 걸 다 뱉었다.“두 분이 육씨 가문과 약속을 한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집 딸은 이제 없잖아요. 실종된 지 18년이 지났다고요. 왜 그렇게 고집이세요?”“닥쳐!”최연준은 놀라고 분노하여 말이 안 나왔다. 강서연이 급하게 그를 붙잡고 가만히 그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그의 귀에 위로를 속삭였다."군형아, 조금만 조용히 해!" 강서연이 투덜거리며 비난했다. "네 아빠가 너를 잘못 말한 것도 아니고, 너는 왜 반대하는 거야? 너는 이런 뉴스가 거짓이라고 말하지만, 너도 사실 그들과 가까이 지냈었기 때문에 촬영되었던 거야, 너를 억울하게 하는 거 아니야!""엄마...""게다가." 강서연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며 말했다. "당시에, 소유는 죽거나 사망하지 않았어, 그녀는 그냥 사라졌어! 몇 년 동안 네 삼촌도 계속 찾고 있었어!""왜 자기 자신을 속이려고 하는 거예요?" 최군형은 가슴이 좀 아팠다. "만약에 찾을 수 있다면, 오래 전에 찾았을 텐데!""군형아!""정상적으로 좀 굴어요. 제가 이 결혼약속을 지켜야만 해요? 이런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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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뭐하길래 이렇게 시끄러워요? 문 좀 열어봐요!”구자영이 강소아의 머리를 물속에 넣어버리려 할 때, 밖에서 청소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머니는 몸집이 클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우렁찼다. 그녀는 청소하다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 안에서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 누군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냈다.귀족 학교인 이곳에서도 어떤 학생들은 집안의 재력을 방패 삼아 남들을 괴롭히곤 했다. 아주머니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이런 상황이 있을 때마다 빗자루로 그들을 호되게 혼냈다.구자영이 무서운 듯 천천히 손에 힘을 풀었다. 바로 그때 강소아가 벌떡 일어나 구자영의 손목을 확 돌려버렸다.구자영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이때를 틈타 강소아가 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구자영 일행의 욕설이 아래층까지 들려왔다.강소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커다란 눈에 결심이 어렸다.......강소아는 친구 하수영과 함께 해변에 갔다. 하얗고 부드러운 모래가 쫙 깔린 모래사장은 햇볕에 따뜻하게 달궈져 있었다.강소아는 눈을 감고 심호흡하며 옅게 웃었다. 하수영은 그녀의 옆에서 그녀를 따라 심호흡하며 물었다.“아직도 해변이 그렇게 좋냐?”“응. 이상하기도 하지, 물이 무서워 바다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해변은 좋아. 바다를 보는 것도 너무 좋고.”“저 맞은편엔 오성이 있겠지. 언젠가 꼭 그곳에 가 살 거야!”“학교 안 다녀?”“재미없어. 차라리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어. 집구석은 보기만 해도 짜증 나!”강소아가 어쩔 바를 몰라 하며 하수영의 어깨를 두드렸다. 평범한 집안 출신의 둘은 이 귀족 학교에 녹아들지 못했다.하수영의 부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수영을 이 학교에 보내려고 했다. 일종의 투자였다. 하수영이 성공하면 자신들도 더욱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소아의 부모는 달랐다. 그들은 평생 구멍가게를 운영하며 부유하지는 않지만 부족할 것도 없이 살아왔다. 학비가 비쌀수록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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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소아야, 잘한 거야. 애초에 너 아니었어도 밝혀질 문제였어. 유해 물질이 있는 음료수를 팔면 안 되는 거잖아.”“하지만 구 씨 집안의 실력으론 이 문제가 밝혀져도 고치기는커녕 우리 입을 막으려 할 거야... 난 괜찮지만, 우리 가족이 엮일까 봐 걱정돼.”강소아가 짜증스럽게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하수영이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구 씨 집안은 모두가 인정하는 큰손이었다. 구성 그룹 산하의 음료수 회사는 몇 년째 업계를 휘어잡고 있었다. 경쟁자가 줄어듦에 따라 구성 음료수의 품질도 점점 낮아졌다.최근 폭로된 “장미꽃 이슬”은 미용 기능이 있다는 광고와는 다르게 색소와 공업 물질이 가득해 사람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강소아는 부모님 가게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이 음료수가 놓인 것을 보고 급히 이를 치워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신고하고는 구성 그룹을 거부하자는 호소문까지 썼었다.그 뒤 학교폭력을 당한 것이다.강소아는 후회의 한숨을 쉬었다. 이런 일은 더 치밀하게 계획했어야 했다.하수영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너 자신부터 걱정해. 구자영은 널 가만히 안 둘 거야. 학교에서 계속 보게 될 텐데, 또 화장실로 끌어가면 어쩌려고?”“오늘 실패했으니 다음엔 화장실이 아닐 수도 있어. 내가 더 조심할게. 괜찮을 거야.”하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었다.누구라도 이런 일은 피하고 싶을 텐데, 강소아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서야만 하는 성격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생각이라도 하고 나설 텐데, 가게와 관련된 일이라 그만 몸이 먼저 나서버렸다.......둘은 조금 더 얘기를 나누다 헤어졌다.강소아는 가게로 돌아갔다. 마침 기사가 화물을 내리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바로 그 “장미꽃 이슬”이었다!“뭐 하는 거예요!”강소아가 뛰쳐나가 가게 문을 가로막았다.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각진 얼굴형과 조화로운 이목구비가 강소아의 눈에 들어왔다. 로맨스 소설 주인공의 실사판인 듯 수려한 외모였다.남자는 키가 컸기에 강소아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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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강소아는 아직도 멍해 있었다.남자는 무표정으로 손에 든 화물 상자를 가게 앞의 시멘트 바닥에 내려놓았다.“아니... 가져가요!”남자가 그 자리에 꼿꼿이 선 채 몸을 조금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소아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구성 그룹 기사님이시죠? 우리 가게는 이 음료 안 팔아요. 어서 가져가요!”남자는 강소아를 바라만 보고 있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그 깊은 눈에 알 수 없는 감정이 회오리쳤다.“못 들었어요? 구성 그룹은 이익을 위해 모든 걸 마다하지 않는데, 그래도 소비자더러 그 상품을 사라고요? 병에라도 걸리면 어떡하라고요! 다 가져가요! 이제 우리 가게는 구성 그룹의 납품을 안 받을 거예요! 저희의 손해도 배상해요!”남자는 아무 반응도 없이 그곳에 서있었다.강소아는 뭔가 이상했다. 일반 기사였으면 몇 마디 반박이라도 하겠는데, 이 사람은 차갑게 서있기만 할 뿐이었다.“이봐요!”소귀에 경 읽기였다. 방금 남자가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말을 못 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강소아가 가게 문을 막자 남자는 상자를 가게 문 앞에 내려놓았다. 강소아가 다시 상자를 옮기려 했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었다.남자는 짐을 모두 내려놓고는 트럭에 올라 씽 떠나버렸다. 강소아는 멀어져가는 트럭을 보며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누나, 됐어.”이때 동생인 강소준이 다가왔다. 고3인 강소준은 강소아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강소아는 심호흡하며 화를 가라앉혔다. 아무리 그래도 제 동생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다.강소준이 웃으며 강소아의 어깨를 어루만졌다.“누나, 내가 버리고 올게. 신경 쓰지 마.”“그래도...”‘그래도 이건 다 우리 돈으로 산 건데...’“아까워?”“아냐, 부모님 모르게 버려.”“걱정하지 마!”강소아는 가게에 들어가 막대사탕 두 개를 집었다. 누나 하나, 동생 하나. 둘 사이의 무언의 약속이었다.“누나, 그 사람이랑 왜 싸워?”“그 사람? 아는 사람이야?”“구성 그룹 기사잖아! 몇 번밖에 못 봤는데, 그 사람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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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강소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입에 문 막대사탕을 돌리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강소준이 계속해 말했다.“나온 지 얼마 안 됐대. 싸움 잘하기로 소문났고, 트럭 운전도 잘해서 지금껏 무사고래. 그런데 남한테 관심이 없고 말 걸어도 대답을 안 해서 점점 사람들과 단절됐나 봐. 소문에는 바보 아니면 변태라고 해. 맞다, 이름이 뭐였지...최군형?”강소준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최군형...”강소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 이름은 이미 그녀의 기억에서 흐려지고 있었다.며칠 동안 학교는 잠잠했다. 매일 구자영을 마주쳤지만 별다른 해코지를 당하지는 않았다.학교폭력은 자주 있는 일이었다. 학교는 힘 있는 집안 자식의 편이었다. 큰일이 없는 이상 모두가 쉬쉬하고 있었다. 별다른 처벌은 없을 것이었다.강소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제 처지를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이제 침묵을 택했다. 이 침묵은 양보가 아니라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이다. 기회를 찾기도 전에 먼저 구자영에게 당했지만 말이다.사건은 학교 파티에서 일어났다. 강소아는 오기 싫었지만 한 명도 결석하면 안 된다는 선생님의 당부에 억지로 참석해 조용히 구석에 앉아 있었다.이때 화려하게 차려입은 구자영이 와인잔을 들고 다가왔다. 구자영이 먼저 사과를 건넸지만 강소아는 차가운 눈길로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저 와인에 문제가 있을 게 뻔했다.“소아야, 다 같은 학교 친구들인데, 진짜 내 사과 안 받아줄 거야?”“그럼 네가 날 때린 것처럼 나도 널 한 대 때릴게, 어때?”“너...”강소아가 차갑게 웃으며 파티장을 걸어 나갔다. 구자영이 그녀의 뒷모습을 째려보고 있었다.강소아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그녀를 처리할 방법은 차고 넘쳤다.강소아는 정원에 서있었다. 모두 파티를 즐기고 있던지라 밖에는 별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반짝이는 별바다가 그녀를 지켜줄 것 같았다.이때, 어둠 속에서 그림자 몇 개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강소아가 이를 눈치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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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그들은 침대 위의 강소아를 바라보며 아쉬운 듯 침을 삼켰다. 하지만 구 씨 집안 아가씨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돈 벌러 나왔으면 돈 주는 사람 말을 들어야 했다.구자영은 만족스럽게 웃고는 차가운 눈길로 강소아를 쏘아보았다.......최군형이 집에 가려고 할 때, 구 씨 집안 사람이 그를 막아섰다. 그들은 등 뒤에서 최군형을 급습했다. 최군형이 발걸음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을 때, 깡패 하나가 몽둥이를 들고 그의 등을 내리쳤다.그는 땅에 풀썩 쓰러졌다. 깡패 몇 사람이 그의 팔을 묶고는 그를 봉고차 안으로 끌고 들어가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최군형은 이 상황이 무섭지 않았지만 깡패 몇은 최군형의 기세에 눌린 듯 몸을 움츠렸다.얼마 안 돼 최군형은 호텔에 들어섰다. 가장 앞에 선 깡패가 문을 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방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자식, 오늘 좋은 경험 하겠네!”최군형이 침을 삼켰다. 방안의 침대에는 여자 한 명이 누워있었다.그는 기사 일을 할 때 다른 기사들에서 구자영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자신이 싫어하는 여자의 음식에 독을 몇 번씩 타고, 깡패 몇을 불러와 그녀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결국 옥상에서 투신했다.이때 한 깡패가 최군형의 머리를 툭 쳤다.“뭐 해? 안 믿겨?”“하긴,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믿기는 것도 이해는 돼.”“형님, 이 자식이 뭐라고 이런 걸 누리는 거예요?”“허튼소리 하지 마, 우린 아가씨가 분부하신 걸 따르는 것뿐이야. 일해야지!”우두머리가 부하들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 깡패들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최군형을 안으로 밀었다.최군형은 냉랭한 표정으로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가 침대 위의 사람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내가 잘못 봤나? 구멍가게에서 본 여자가 맞나?’최군형이 흠칫했다. 그의 뒤에서는 사람들이 계속해 그를 부추기고 있었다.“빨리 해!”최군형은 그들이 핸드폰을 들고 뭔가를 찍을 준비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드디어 어떤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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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그는 아무 표정 없이 깡패들을 바라보았다.“그럼 저도 찍힐 텐데, 제게도 차례지는 게 있어야죠?”“뭐? 하, 바보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가 보네?”우두머리가 눈썹을 까딱했다.“영화를 보려면 표를 사야죠.”“빨리하는 게 좋을걸! 아니면 네 다리를 분질러버린 뒤에 저 여자한테 던져버릴 거야! 그래도 임무를 완수한 셈이지!”최군형은 신경도 쓰지 않고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깡패들이 최군형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는 날쌔게 피한 뒤 깡패의 아랫도리를 향해 발을 날렸다.“아!”깡패가 땅바닥을 데굴거리며 아파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은 나서지 못한 채 서로 힐끔힐끔 눈치만 보고 있었다.최군형은 호텔 방안에서 그들과 대치하고 있었다.침대 위의 강소아는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왔다. 방 안에는 이미 싸우는 소리로 가득했다. 강소아는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이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휘청거렸다. 세상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얼마 안 가 격렬한 싸움이 잦아들었다. 방 안은 온통 핏자국이었고, 깡패들은 지렁이처럼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꺼져.”최군형이 차갑게 말했다. 깡패들은 핸드폰도 챙기지 않고는 급히 도망쳤다. 최군형은 그들의 핸드폰을 주워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최군형이 옷을 탈탈 털며 자리를 뜨려 할 때, 문득 침대 위의 사람이 생각났다. 그는 천천히 침대로 다가갔다.여자는 얼굴이 붉어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꼭 감은 눈과 긴 속눈썹, 왼쪽 눈 밑의 눈물점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최군형은 금세 알아차렸다. 구자영이 그녀의 음식에 약을 탄 게 뻔했다. 신경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저절로 침대로 향했다. 그는 강소아의 얼굴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정신이 드세요?”강소아는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화끈거리는 와중에 그녀를 건드리는 손만이 시원했다. 그녀는 이 시원함의 근원을 따라 이리저리 더듬었다.최군형은 강소아가 자기 옷 속에 손을 넣은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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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강소아의 머리가 윙 하고 울렸다. 그는 이불깃을 꼭 말아쥐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머리가 아팠지만 사건의 경위를 이제 알 것 같았다.구자영에게 당한 것이다.구자영이 주는 와인은 피했지만 그녀가 강소아를 해치기 위해 사람까지 고용할 줄은 몰랐다. 그녀의 입과 코를 막은 손수건에 그 약이 묻어있던 게 확실했다.그리고...그 다음 누구한테 어떤 일을 당했는지 그녀는 기억나지 않았다.강소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날 그녀는 밤잠을 설쳤다. 핸드폰에는 집에서 온 부재중 전화, 동생의 전화, 하수영이 보낸 메시지 하나가 찍혀있었다.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먼저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엄마, 아빠와 남동생 모두 집에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는 물음에 그녀는 아무 일 없다, 너무 힘들어서 학교 기숙사에서 잠들었다고 설명했다. 잠긴 목소리를 가족들이 눈치챌까 봐 감기에 걸렸다고 거짓말까지 했다.다음으로는 하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수영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급히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강소아는 침묵을 지키다가 참지 못하고 울먹이며 사건의 경위를 하수영에게 알려주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구자영 가만히 안 두겠어!”하수영이 화가 나 외쳤다. 강소아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래서 대체 어쩔 건데? 신고라도 할 거야?’사실은 조금 무서웠다. 자랑거리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봤자 좋을 게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넘기자니 너무나도 분했다.“소아야, 미리 확실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너와 관계 가진 남자, 누구야?”“모르겠어...”강소아가 입술을 깨물고 간신히 말했다.“그럼 누가 병원까지 데려다준 거야?”강소아가 멍해졌다.‘그러게, 어떻게 온 거지?’호텔 직원이었으면 일단 신고한 뒤에 그녀를 병원에 데려왔을 것이었다. 경찰이 보이지 않으니 신고하지는 않은 것 같고, 그럼 호텔 직원일 가능성은 없었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녀를 데려왔다고 했다.그 말을 들은 강소아가 깜짝 놀라 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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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강우재도 강 씨였지만 큰집과 한참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때 강명원은 콧대가 하늘을 찔렀기에 먼 곳의 가난한 친척은 안중에도 없었다. 강우재는 강명원에게 외면당한 뒤 스스로 가정을 먹여살리려고 마음먹었다. 그는 맨처음의 길거리음식 장사부터 시작해 한 발 한 발 올라와 결국 지금의 가게까지 차렸다. 지금까지의 고생은 그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었다.이 가게는 어쩌면 그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가게와 딸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강우재, 안 들려? 난 반대야! 내 딸의 혼사까지 구 씨 집안이 결정하게 되는 거야? 돈만 있으면 다다 이거야?”소정애가 강소아를 끌어안은 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맞아요, 저도 반대에요! 누나, 구자영이 얼마나 건방진지 알아? 누나더러 질 나쁘기로 유명한 건달과 결혼하래. 그 놈이 얼마나 많은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 절대 허락하면 안 돼!”강소아가 눈물을 떨궜다.모두의 시선이 강우재에게 집중됐다. 강우재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담배를 피고 있었다. 니코틴 냄새와 함께 담배 연기가 온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강소아의 마음도 연기가 차는 듯 답답해졌다.“나도 반대야!”한참이 지나 강우재가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단단한 결심이 어린 말투였다.“딸 하나도 보호하지 못하면 아빠 자격이 있겠어?”“아빠...”“소아야, 걱정하지 마. 내일 엄마랑 짐을 싸. 정 안 되면 이사 가지 뭐.”강소아는 말문이 막혔다. 이 일의 원인 제공자는 그녀였다. 그녀가 구 씨 집안을 폭로하고, 구성 그룹의 상품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구자영에게 찍힐 일도 없었을 거고, 평생을 고생하신 부모님이 그녀 때문에 가게를 포기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다 그녀 때문이었다.모두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며 식사를 마쳤다. 강소아는 부모님 앞에서는 차마 울지 못하다가 방에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바탕 크게 울었다.......다음날 최군형은 또 그 거리에서 화물을 운송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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