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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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거절할 수 없는 약속
시어머니가 입을 벌리려 하자 신연아가 걸어 나왔다. 그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은 후 김향옥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아버지는 둘째 삼촌 집에 갔어요. 당분간 저랑 어머니는 여기서 지내려고요. 사람이 많으면 좋잖아요.”나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지금 그녀의 뜻은 이 집에서 나가지 않겠다는 소리다.신연아는 승리자의 자태로 자신만만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새언니가 우리랑 같이 지낸 적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이번 기회에 다들 같이 지낼 수 있어서 저는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나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아버지의 두 눈은 내 얼굴에 고정되어 있고 침묵을 지키며 입을 열지 않았다.어머니도 약간의 어색함을 느낀 듯 신연아한테 질문을 던졌다. “오랜만에 연아 만났는데 더 예뻐진 것 같아. 연아는 남자친구 있어?”“있어요. 몇 년 사귀었는데 곧 결혼할 거예요.” 그는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큰소리를 쳤다.나는 말하고 있는 그녀의 주둥이를 찢고 싶었다.“잘됐네! 연아도 결혼할 나이가 다됐다니. 결혼할 때 우리가 가서 축복해 줄게.” 어머니는 자상하게 웃었다.“네. 제가 결혼할 때 꼭 오셔야 해요.” 그는 거리낌 없이 웃으면서 나를 쳐다봤다. 도발적이고 조롱하는 눈빛이었다.나는 그녀의 멱살을 잡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이성을 유지했고 속으로는 이미 수백 번 계집년이라고 욕을 했다.“제 남자친구의 전처가 문제에요. 그년만 아니었다면 우리는 진작 결혼했을 거예요.” 신연아는 마치 자기가 피해자인 것처럼 말했다.“저랑 제 남자친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고 서로 좋아하는 사이에요. 근데 그 여자가 끈질기게 매달려 포기하지 않고 있어요. 심지어 최근에는 남자친구의 모든 재산까지 뺏어갔어요.”어머니는 어떻게 반응해 줄지 몰라서 어색한 표정만 지었다.“연아야, 들어와서 나 좀 도와줘. 새언니 귀찮게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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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불쾌한 질문
그의 물음에 나는 갈피를 못 잡았다.“오늘 재판 날 아니에요? 근데 왜 안 했어요? 왜 취소됐냐고요?” 그는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말투도 딱딱해서 기분이 안 좋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설마 법원에 갔었나? 갑자기 일정 변경되는 바람에 통지도 못 했는데, 그는 어떻게 알았지? 유일한 해석은 그가 법원에 다녀온 것이다.’나는 해명했다. “사정이 있어서 날짜를 변경했어요.”“지금 또 머뭇거리는 거예요? 아니면 당신의 그 빌어먹을 이유 때문이에요?” 그는 지금 화가 나 있는 상태였고 공기 속의 온도도 몇도 내려간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당하고도 그 사람한테 미련이 남은 거예요?”그의 차갑게 굳은 얼굴에 비하면 나는 많이 차분해져 있다. 손을 뻗어 물 한 잔을 가져와서 몇 모금을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다소 풀이 죽은 말투로 얘기했다. “당분간은 이혼 못 할 것 같아요.”“왜 이혼 못 하는 건데요?” 그는 나의 속마음까지 뚫어볼 지경으로 나를 쳐다봤다.“저는 그를 막을 수가 없어요. 제 부모님을 이용해 나를 협박하는데 이젠 저도 속수무책이에요.” 나는 힘없이 말했다. “모든 것이 제 뜻대로 되는 줄 알았는데 제가 상대를 너무 만만하게 봤어요. 신호연의 파렴치함을 과소평가한 것은 저의 실수죠.”“지아 씨는 한평생 신호연의 그림자 속에서만 살 거예요?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거예요?” 그는 나를 보면서 질문을 했다.“그러면 어쩔 건데요,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퇴원한 지 얼마 안 돼서 저는 그런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어요. 아버지의 목숨을 뺏기느니 차라리 제가 참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매일 내 앞에서 알짱거리는 것만 생각해도 나는 화가 났다. 잠깐 우리는 침묵했다. 한참 후에야 나는 그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언제 돌아온 거예요?”“어제저녁에 왔어요.” 그는 조용히 나를 보고 있는데 그 눈빛은 나를 소름 끼치게 했다. 웨이터가 따뜻한 우유를 가져다주자, 그가 내 앞으로 옮겨줬다. “지아 씨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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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위험한 경고
나는 그녀가 내 차에 타는 것을 보고 그녀가 좋은 마음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내 집에 들어온 것부터 나쁜 마음을 품고 왔는데 지금 자발적으로 내 차에 올라타는 것도 틀림없이 나에게 도발하려고 하는 것이다.나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녀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나는 차를 출발시켰다.그녀가 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한지아. 왜? 나랑 있으면 불편해?”“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너를 보기만 해도 속이 메스꺼워, 역겨워 죽겠다고!”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나도 똑같은 생각이야!” 그녀는 음흉하게 나를 쳐다봤다. “좋은 말 할 때 빨리 집에서 나가. 안 그러면 나쁜 결과는 네가 책임져야 해!”“꿈도 꾸지 마. 나쁜 결과? 신예 건축 사건을 벌써 잊은 거 같은데 두세 명을 더 들여보내는 건 나는 개의치 않아.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네 양아버지를 따라 들어갈 수 있어. 증거가 아직 내 손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 나는 그녀를 보지 않았지만, 말투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한지아. 네가 지금 주제 파악 못 하는 거 같은데...” 그녀는 나의 말에 화가 나 침착하지 못했고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주제 파악 못 하는 건 너희들이야. 내 집에 와서 소란 피우면 내가 정말 너를 무서워할 것 같아? 너같이 숨어다녀야 하는 존재 주제에 어디서 행패 부리는 거야? 네가 내 뒤통수를 치면 너도 신호연도 내가 지옥으로 보내버릴 거야. 못 믿겠으면 해보든가.”그를 비하하면서 계속 얘기했다. “며칠 좋은 날 보냈다고 정말 자기가 상류층이 된 줄 착각하는가 본데, 네가 별장에 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한지아... 너는 끝장을 봐야 정신 차리지. 지금 네 곁에 남은 건 늙은이와 아기뿐인데 굳이 내가 손쓸 필요가 있을까?” 그녀는 나를 저주하듯 말했다.그녀의 말은 사실이다. 나는 부모님과 콩이를 지켜야 하는데 모두 나의 가장 친한 사람들이고 나의 약점이다.신호연 신연아. 이 두 짐승은 정말 양심이 털끝만치도 없어 사람을 죽이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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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계획보다 빠른 변화
나는 그녀를 향해 섣불리 행동하지 말라는 경고의 눈길을 줬다. 그리고 가족들을 데리고 겨울왕국에 들어갔는데 신호연과 시시각각 애정을 과시하는 것도 까먹지 않았다.신연아는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지만, 그저 쳐다만 볼 수밖에 없었다.아쿠아리움을 구경하고 나오니 바로 뽑기 이벤트였다. 나는 콩이에게 뽑기를 한번 해보라고 시켰는데 뜻밖에도 ‘서프라이즈’를 뽑았다.이 상품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3장 6박 7일의 제주도 여행권이였다. 남들 눈에는 그야말로 부러움의 대상이다.나는 바로 전에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라고 부모님께 열정적으로 설명했고 한라산 배경 아래의 오설록 녹차밭과 금계국 풍경을 꼭 한 번쯤은 보고 싶다고 말했다.그리고 즉시 주최 측에 가서 전체 스케쥴의 세부 사항을 문의했다.집에 돌아와서도 우리는 여행에 관한 부분을 의논했고 신호연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가면 좋다고 계속 부추겼다.누가 보면 1등 사윗감인 줄 알겠다. “아버님 어머님, 지아랑 같이 가서 재미있게 노세요. 모든 비용은 제가 낼 테니 마음껏 즐기세요. 제주도가 맘에 들면 거기서 며칠 더 놀아도 돼요. 역시 내 딸 콩이. 운이 장난 아니네!”나는 어린이 표까지 한 장 구매하고 신나게 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배현우의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구 변호사도 법원 쪽이랑 잘 조율해 놓았다. 나는 가족들을 보내고 나서 다시 핑계를 대고 돌아와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다만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나타났다. 출발 전날 밤, 나는 짐을 싸놓고 출발만을 기다리며 부모님 방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콩이가 울면서 방으로 뛰어 들어와서 내 품에 안겼다. “엄마. 아빠랑 고모가 싸우고 있어!”나는 콩이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부모님도 손녀가 우는 것을 보고 같이 콩이를 달래 주셨다.“아빠랑 고모가 싸우고 있어.” 콩이가 훌쩍이면서 말했다.“싸우긴 왜 싸워. 콩이랑 장난치는 거야. 울지 마.” 나는 신연아가 또 콩이를 괴롭힌 줄 알고 달래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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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딸의 눈을 더럽히다
더 이상 신연아랑 말이 통하지 않아 신호연을 보면서 말했다. “네가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당장 신연아를 데리고 여기서 나가. 아버지께서 잘못되면 가만 안 둘 거야.”아버지의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다.신호연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신연아를 막았다. “연아야, 그만해!”하지만 신연아는 아버지의 상태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일을 더 크게 벌이려고 계속해서 폭주했다.“한지아. 여기서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 신씨 집안에서 가져간 거 다 토해내지 못해? 애초에 이 집은 호연 오빠가 나에게 사준 건데, 네가 치사하게 뺏어가고 지금 가족들까지 다 끌고 와서 산다니, 미친 거 아니야?” 그녀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버지를 보고 더 흥분했다.한쪽에 있던 시어머니의 안색도 좋지 않았고 조금의 당황스러움도 있었다.“아버지, 먼저 방으로 가세요. 어머니, 아버지 데리고 방으로 가세요.” 나는 먼저 아버지를 방으로 모셔다드리고 그들을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괜찮다는 듯 나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지아야, 걱정하지 마. 너의 아버지는 그렇게 연약하지 않아.”아버지가 신호연을 향하는 눈동자에는 마치 칼날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아버지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분노를 억제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신호연, 너는 배우 해도 되겠다. 내 하나뿐인 소중한 딸을 너에게 맡겼는데 네가 내 딸한테 이렇게 대한다고? 지아때문에 네 사업까지 도와줬는데 이게 너의 태도니?”신호연은 결국 면목이 없어서 내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눈길을 피했다.“내 딸을 평생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근데 지아는 너를 위해 아이를 낳고 지금까지 너의 곁을 지켰어. 최소한 이런 성의를 봐서라도 상냥하게 대해야 하지 않겠니?”아버지의 몸은 안 좋았지만, 언성은 여전히 힘 있고 높았다. 내가 아버지께 이런 근심을 드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버지는 늘 학교의 리더이자 존경받는 분이셨는데 이런 치욕은 어디서도 받아 본 적이 없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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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이유 없는 재난
“아... 아버지!” 나는 너무 놀라서 그만 펑펑 울었다.이 외침에 모두가 숨이 막힌듯했고 신호연마저 깜짝 놀라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불렀다. 순식간에 건물 전체는 나와 어머니 그리고 콩이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구급차가 왔을 때 이미연도 뛰어 올라왔고 눈앞의 정경을 보고 나서 바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나는 어머니와 딸을 이미연의 손에 맡기고 구급차를 따라 병원으로 향했다. 구급차 안에서는 의료진들이 응급처치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나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전화를 찾아 배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맞은편에서 받자마자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빨리 의사 찾아주세요... 저희 아버지가...”“어느 병원인데요?” 배현우가 직접적으로 물었다.“서울대병원!”“알겠어요.”그가 전화를 끊자 나는 희망을 본 것 같았다.아버지는 곧바로 응급실로 들어갔고 나는 힘없이 병원 벽에 기대어 조금씩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나는 내 자신을 껴안았고 내 마음은 더없이 아팠다.아버지는 나를 길러주셨는데 아직 효도를 제대로 해 드리지 못해 나는 아버지가 반드시 이겨낼 수 있기를 수술실 밖에서 기도했다.10분도 안 돼 배현우가 의사 몇 명을 데리고 황급히 달려왔다. 의사는 곧장 응급실로 들어갔다. 배현우는 내 앞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나를 끌어당기고 바라보며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나는 힘없이 벽에 기대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어머니는 콩이의 손을 잡고 이미연과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그 뒤에는 착잡한 표정을 한 신호연도 뒤따라왔다.신호연이 응급실 문 앞에 이르자마자 배현우가 있는 것을 보고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 “흥! 정말 빨리도 왔네. 괜찮다고 하더니 누굴 속이려고! 한지아, 너 아직도 변명하는 거야? 이건 다 네가 만든 거야.”신호연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지금의 그의 얼굴은 정말 매를 때리고 싶은 모습이었다.어머니가 내 옆에 서 있는 배현우를 쳐다보며 의아해하자, 이미연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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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화가 치밀어오르다
“신호연은 그냥 소인배예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요.”나는 배현우를 보며 말했다.그러자 배현우는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아요.”라며 나더러 돌아가라고 했다.우리 둘은 함께 응급실 문으로 돌아가자,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그 개자식은?”“갔어요.”나는 담담하게 말했다.응급실의 불은 거의 2시간 동안 켜져 있었고 마침내 꺼졌다. 의사가 응급실에서 걸어 나와 우리에게 말했다. “환자는 지금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다행히 빨리 온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환자분의 감정이 격해지는 것만은 피하셔야 합니다!”우리는 한시름을 놓았다.그러자 배현우는 의사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넸다.“외부에 깨어난 소식이 흘러 나가지 않도록 하고 깨어나지 않았다고 해주세요.”그리고 특급 병실에 안배하고 어머니까지 이곳에 머물게 해 아버지를 편하게 돌볼 수 있게 했다. 또 아버지가 깨어나지 않은 것처럼 꾸며 신 씨네 병문안을 거절하도록 계획했다.아버지가 병실로 옮겨지고 산소마스크를 한 모습을 보니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에 정신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아버지는 나를 보는 순간 눈가를 따라 눈물을 흘렸고 입가는 끊임없이 떨렸다.나는 얼른 그의 손을 잡았다. “아버지! 진정하세요, 전 괜찮아요, 그러니 화내지 마세요.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셔서 제가 아버지에게 효도할 수 있다는 게 제 행복이에요. 그리고 저는 더 이상 그 사람한테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세요!”아버지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시고 가냘픈 목소리로 내게 말씀하셨다.“이혼하거라.”이 밤, 나는 감히 병실을 떠나지 못했다.나는 다음 날 점심때가 되어서야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 세 사람은 뜻밖에도 별장에서 마음 편히 점심을 먹고 있었다. 신호연은 내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 얼굴을 찌푸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나를 가로막았다.그리고 내 아버지의 안부를 묻지도 않고 자기 딸이 왜 돌아오지 않는가도 묻지 않고 나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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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무참히 구타를 당하다
내 호흡은 점점 더 가빠졌다. 나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질식감에 필사적으로 눈을 부릅뜨고 살려는 의지 하나만으로 내 목을 잡고 있던 신호연의 손을 마구잡이로 후벼댔다. 지난날의 사랑은 사라져 없어졌고 내 눈앞의 신호연은 언제든 나를 죽일 수 있는 악마다.눈앞에서 샛별이 흩어지고 신호연의 험상궂은 얼굴이 점점 희미해지며 의식을 잃으려는 순간 나는 신호연에게 뿌리치듯 내동댕이쳐져 복도 벽에 심하게 부딪혀 심한 통증과 질식으로 잠시 기절했다.나는 목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였다. 갑자기 폐로 들이닥친 신선한 공기에 심한 기침이 났고 나는 마치 죽음의 문턱에 있는 금붕어처럼 공기를 들이마시며 웅크리고 있었다.복도에서 시어머니와 신연아는 냉랭한 눈으로 나의 상태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그들의 무관심에 감탄했다.신연아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말했다.“한지아, 이제야 너도 업보가 뭔지 알겠지? 하하하! 오빠, 진작부터 위엄을 보여 줬어야 했는데 쟤는 매를 맞아도 싸.”신호연은 칭찬받아 더 우쭐거렸다. 마치 어젯밤 병원에서의 초라한 모습은 잊은 채로 말이다. “내놓을 거야 말 거야!”신호연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그는 마치 미쳐버린 짐승 같았다. “난 당신이 쓸모가 있을 줄 알았지. 배현우를 이용해서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당신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다니, 정말 아무런 쓸모도 없어! 언제까지 배현우가 널 만나줄 것 같아?”“너 드디어 진실을 말하는구나. 비열한 녀석!”나는 신호연을 쳐다보며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말해, 너희들 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 같이 잔 거야? 넌 계약서 하나 못 따내고 지금 나한테 이렇게 위세를 부리다니. 한지아, 오늘 네가 삼킨 것들 다 나한테 뱉어내야 해.”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내 몸을 향해 두 발을 세게 걷어찼고 뼈아픈 통증은 내 몸과 마음을 갈라놓았다. 나는 통증 때문에 숨을 크게 들이켰고 이내 눈앞이 흐려졌다.신호연은 또 재빨리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면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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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폭발적인 기사
이미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둥지둥 전화기를 들었다.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비서더러 기자를 안배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이미연에게 말했다.“찍어... 나 사진 찍어줘, 당장.”이미연은 내 말을 듣고 이를 악물면서 휴대폰으로 여러 각도로 내가 폭행당한 흔적을 찍었다.그리고 이미연은 지난번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람과 구 변호사를 다시 불러들였다.신호연은 내가 이미연에게 이런 일을 안배하게 하자 당황해하며 멀리 있는 나에게 소리쳤다. “한지아, 이건 다 네가 자초한 거야. 경찰에 신고해도 날 어떻게 할 수 없어. 여긴 내 집이고 부부끼리 부부 싸움을 할 수도 있잖아? 안 그래?”“너 이 개자식, 그 입 다물지 못해?”이미연은 신호연을 향해 칼을 던졌다. 신호연은 놀라서 재빨리 안방으로 뛰어들어서야 칼을 피할 수 있었다.이미연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런 이미연을 향해 나는 말을 뱉었다.“울지 마, 나 안 죽어. 그리고 신호연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어.”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람들이 도착한 후, 나는 집문서의 사본과 내 증명서를 꺼내 언론사들 앞에서 내가 구타당한 과정을 하나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이야기했다.그렇지 않아도 신호연의 불륜 스캔들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데다가 이번에 또 새로운 기사가 폭로된 셈이다. 또 구 변호사는 나와 신호연이 이혼 사건을 처리 중이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들은 신호연한테 아무런 설명의 여지도 주지 않고 세 사람은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서울에서 또 폭발적인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신호연, 증여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병이 위독한 장인어른을 속이고 불륜녀를 데리고 집에서 아내를 폭행][한지아 집안 발칵 뒤집히고 화가 나 쓰러져 병원 입원]나 한지아가 이혼서 한 장을 이렇게 창피한 방법으로 얻어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저녁, 나는 이미연에게 나를 대신해 어머니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면서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 못 간다고 전해주라고 했다. 아직 몸을 움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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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강제로 몸 상처를 보다
그의 말을 듣고 나는 코가 시큰시큰했고 전례 없는 따뜻함을 느꼈다.차가 움직이자, 나는 그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배현우는 대답 대신 내 턱을 쥐고 내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반쯤 붉어진 얼굴로 그를 한번 바라보고 앞의 운전기사를 바라보았다.“뭐 하는 거예요?”그는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르자 차 안의 가림막이 올라가고 우리가 있는 곳은 하나의 밀폐된 공간으로 되었다. 저는 천우그룹의 조건이 정말 좋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역시 대기업이야, 회사 직원에게 이렇게 좋은 대우를 해주다니. 하긴, 배현우는 본사 사장의 비서이니 말이야.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니...’배현우는 다정하게 말했다.“어디 다쳤는지 좀 볼까요?”“어? 아, 안 다쳤어요! 다 봤으면서!”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숨겼다.“그럼, 그 사진들 다 지아 씨가 조작한 건가요?”그의 목소리가 다시 퉁명스러워졌다.“지아 씨가 직접 저에게 보여줄래요? 아니면 제가 직접 할까요?”나는 순간 호흡이 가빠 올랐다.‘이건 너무 썸 타는 사이 같잖아...!’‘내가 다친 곳은 다 보여주기 불편한 곳들인데... 낯선 남자에게 보여 줄 만큼 그렇게 개방적이지 못한데...’“진짜 아니...”내가 뒷말을 마치기 전에 그는 나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다. 등의 상처가 그의 단단한 근육에 닿자 나도 저도 모르게 “아!”하는 소리를 냈다.배현우는 내 표정을 보고 다짜고짜 내 옷을 걷어 올렸다. 나는 깜짝 놀라며 내 가슴팍을 가렸다.“현우 씨, 심한 거 아니에요!”그런데 앞가슴 복부의 퍼런 큰 멍이 드러나면서 나는 배현우의 손이 굳어지는 느낌을 알 수 있었다.나는 본능적으로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니 그의 얼굴은 싸늘하다 못해 무서웠다. 배현우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내 상처 난 부위를 쓸었고 나는 긴장해서 근육을 팽팽하게 했다.그는 나를 한 번 보고는 또 가볍게 내 몸을 밀어내 등을 한 번 보았다. 비록 앞의 상처보다 적었지만, 그가 보기에는 충분히 놀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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