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Chapter 891 - Chapter 900
992 Chapters
제891화
“할 말 있으면 그냥 하라고?” 캐리가 말했다. “그래, 그럼 똑똑하게 말해주지. 너 때문에 하영이 지금 총에 맞아 응급실에 실려갔다고!”진석은 멈칫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하영이 총에 맞았다니??”“너 도대체 언제까지 시치미를 뗄 거야?!”캐리는 미치기 직전이었다.“부진석, 너 그러고도 사람이야?! 줄곧 떠나지 않고 병원에 있었다고 해서 양다인을 부추기지 않았다는 거야?! 하영이 너한테 빚진 게 뭔데? 하영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이 자식아, 이유를 말해보라고!! 더 이상 모르는 척 연기하지 말고!”진석의 눈빛은 아무런 변화도 않았다.“캐리, 좀 진정해! 난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난 지금 하영에게 도대체 무슨 일 생겼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왜 응급실에 실려갔냐고??”“X발 하영은 총에 두 발이나 맞았어!!”캐리는 하다 못해 소리를 질렀다.“그것도 심장에서 겨우 3센티미터밖에 안 떨어지는 곳에! 하영은 하마터면 양다인에 의해 총으로 죽을 뻔했단 말이야!!”이 말을 듣자, 진석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그는 캐리의 손을 뿌리치더니 곧장 일어나 진료실 밖으로 달려갔다.캐리는 진석을 바라보며 포효했다.“너 지금 어딜 가려는 거야?!”진석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하영이 보러!”“네가 가면 무슨 소용이 있는데?!”캐리는 그를 불렀다. “그리고 아무도 널 만나고 싶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듣자, 진석은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정신을 차리더니 의혹을 느끼며 캐리를 바라보았다.“왜?”캐리는 차갑게 진석을 쳐다보았다.“나와 예준 형님은 모두 네가 양다인을 사주해 하영을 쏘게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진석은 눈을 반쯤 드리우더니 입술을 구부리고 담담하게 웃었다.“모두들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구나...”“설마 아니라고?!”진석은 계속 웃으며 말했다.“증거는?”캐리는 이를 악물었다.“나한테 만약 증거가 있었으면 이미 널 하영 앞으로 끌고 가서 사죄하라고 했겠지! 여기까지 찾아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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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캐리는 연세 병원으로 돌아갔다.중환자실 문 앞에서, 예준은 현욱, 기범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세 아이는 벌써 잠이 들었는지 나란히 의자에 기대고 있었다.캐리가 다가오자, 세 사람은 잇달아 그를 바라보며 그가 입을 열길 기다렸다.그러나 캐리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부진석이 아니야.”“아니라고?” 기범은 멍해졌다. “부진석이 어떻게 말했길래 넌 그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있는 거야?”캐리는 진석이 했던 말을 그대로 전했다.캐리의 말을 들은 기범은 참지 못하고 팔을 비볐다.“이거 가스라이팅 아니야?”뭇사람들은 기범을 바라보았고, 기범은 그들을 한 번 보더니 대답했다.“왜 날 보는 건데? 너희들은 그 사람이 지금 일부러 이렇게 말한 거 같지 않아?”“그래?” 예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기범이 설명했다.“난 부진석 씨랑 전혀 모르는 사이잖아. 그러니 난 방관자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그 사람은 그동안의 우정 같은 것을 언급하며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고 있잖아. 머리가 좀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이렇게 하겠지?”캐리는 문득 깨달았다.“즉, 부진석이 고의로 이렇게 말했단 말이야?”현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하영 씨를 보러 온다고 말하지 않았어?”캐리가 말했다.“그랬는데 난 오지 말라고 했어. 그냥 하영이 깨어난 후에 다시 오면 된다고.”“허.”현욱은 차갑게 웃었다.“만약 정말 하영 씨를 걱정하고 있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막을 수 없었겠지?”기범은 고개를 끄덕였다.“마음이 찔린 게 분명해.”예준은 그들의 분석을 들으며 미간을 찡그렸다.그도 지금 부진석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단정할 수 없었다.“삼촌.”갑자기 희민의 목소리가 울렸다.사람들은 희민을 바라보았다.“삼촌에게 부탁할 일이 좀 있어요.”예준이 물었다.“뭔데?”“의사 선생님을 찾아 그 두 발의 총알과 양다인 아줌마를 사살한 그 총알을 좀 가져와요.”희민이 말했다.그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점차 깨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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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세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세희야, 오빠가 약속할게. 우리는 절대로 위험에 빠지지 않을 거야.”세희는 빨간 눈을 들며 물었다.“진짜로?”세준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우리는 끝까지 조사해낼 거야.”말이 떨어지자마자 병실 방문이 열리더니 소희원이 아침을 들고 들어왔다.아직 컴퓨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희민 외에 세준과 세희는 일제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소희원은 음식을 식탁에 올려놓았다.“너희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골고루 좀 샀어.”“고마워요, 이모.” 세희는 울먹이며 감사를 표했다.소희원은 토끼처럼 발그레한 세희의 눈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세희야, 더 이상 울지 마.”세희는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네, 세희도 강해져야 해요. 절대 울면 안 돼요.”소희원은 세희의 작은 손을 잡았다.“손은 세균이 있어서 더러우니까 눈을 비비면 안 돼.”말이 끝나자, 소희원은 희민을 바라보았다. 아이가 계속 키보드를 누르는 것을 보며 소희원은 영문을 몰랐다.“희민이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다크 웹에 들어가서 이것을 찾고 있어요.” 세준은 작은 손으로 사진을 가리켰다.다크 웹에 대해, 소희원은 예전에 인터넷에서 이런 게시물을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이것이 매우 위험한 사이트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너희들 지금 이 총알을 구매한 사람들을 조사하려는 거야?”세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야 저희도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찾아낼 수 있으니까요.”꼬마의 확고한 눈빛을 마주하며, 소희원은 문득 뭔가를 떠올렸다.“참, 번호판 좀 알아볼 수 있어?”“번호판이요? 차 주인을 알아보려고요?”“응, 어젯밤 부진석을 봤거든. 호텔 옆 문에서. 그리고 밖에 여러 사람들이 그가 차에 타길 기다리고 있었어.”세준은 즉시 엄숙했다.“차량 번호 알려줘요!”소희원은 자신의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더니 차량 번호를 적은 후, 세준에게 건네주었다.세준은 재빨리 키보드를 두드리며 조사하기 시작했다.10분 후,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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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김 사장, 계속 이런 표정을 지을 거면 당장 사무실에서 꺼져!”유준은 초조함에 넥타이를 잡아당겼다.김두범은 얼른 말했다.“대표님, 제가 회사를 잘 지키지 못해서 이런 심각한 문제가 생겼으니 정말 죄송합니다.”“자료는 어떻게 됐어?”이에 대해 김두범은 죄책감에 더욱 고개를 들지 못했다.“대표님, 현재 두 건의 기밀문서가 도난을 당했습니다. 전부 제 탓입니다. 제가 다른 지사로 서류를 전이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습니다.”유준 관자놀이에 핏줄이 불거졌다.“그딴 사과 듣고 싶지 않아! 난 단지 기술부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대표님, 전 이미 해커들을 몇 번이나 싹 바꾸었고, 현재 회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고 중의 최고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실력은 정말 가늠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너 지금 그들을 위해 변명을 하는 거야?” 유준은 노발대발했다.“김두범, 너도 회사에서 잘리고 싶어!?”김두범은 깜짝 놀랐다.“대표님, 그런 뜻이 아니라, 상대가 너무 대단해서...”“그럼 누가 이 모든 책임을 질 건데?” 유준은 김두범을 노려보았다.“네가?! 두 개의 1조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날려보낸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김두범은 황공해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유준은 이를 악물었다.“네 핑계나 들으라고 날 부른 거야? 해결 방안은 왜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냐고!”김두범은 몸과 마음이 지쳤다.“대표님, 저희는 너무 어리석어서 대표님께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유준은 손을 꼭 쥐었다.“뇌기 접속 칩의 자료를 일부 업로드하고, 나머지는 모두 분산시켜.”뇌기 접속 칩은 유준 회사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이다.모든 자료는 전부 손으로 써서 작성한 것으로 회사 지하의 금고에 보관해 두고 있었다.그래서 이 기밀이 도난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지금, 유준은 이 기밀을 이용해 상대의 신분을 알아내려 했다!김두범은 눈을 부릅뜨며 흥분을 금치 못했다.“대표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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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시원이 말했다.“대표님, 안심하세요. 저희는 이미 A국에서 가장 안전한 시큐리티 회사에 연락했습니다. 앞으로 그들은 대표님을 위해 모든 위험을 해결해 드릴 것입니다.”“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즉시 나에게 보고해.”“네, 대표님!”말이 끝나자, 시원과 호진 두 사람은 사무실을 나갔다.사무실은 조용해졌고, 유준의 머릿속에는 하영이 떠올랐다.‘하영은 아직도 나에게 답장을 하지 않았어. 설마 날 상대하고 싶지 않은 건가?’‘A국은 지금 오후 1시니까 국내는 아침일 텐데. 설마 아직 안 깨어난 거야?’유준은 참지 못하고 핸드폰으로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하영의 핸드폰은 지금 예준에게 있었다.핸드폰이 울리는 순간, 예준은 꺼내서 발신자 번호를 확인했다.유준의 전화인 것을 보고, 그는 잠시 생각하다 받았다.“하영아.” 유준의 잠긴 목소리가 전해왔다.예준의 표정은 저도 모르게 차가운 기운을 띠고 있었다.“나야.”유준은 멈칫했다.“하영의 핸드폰이 왜 너한테 있는 거지?”예준은 엉터리 핑계 하나를 댔다.“하영은 어젯밤 연회장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어. 난 방금 경찰서에 가서 찾아왔고.”유준의 말투는 약간 누그러졌다.“하영이 기분은 좀 어때?”“넌 이런 말 하는 게 뻔뻔하지도 않아?” 예준은 차갑게 웃었다. “너만 아니었다면 하영도 물건을 잃어버릴 정도로 심란하지 않았을 텐데. 정유준, 너 그때 나한테 어떻게 말했지? 그런데 이제 겨우 며칠 지났다고 하영을 혼자 두고 한국을 떠나는 거야?!”예준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이건 결코 내 본의가 아니야!”유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회사의 중요한 기밀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너도 모르는 게 아니잖아?”“그렇다 해도 똑똑히 설명하고 갔어야지! 지금 이게 뭐야?!”예준이 반문했다.“갑작스레 생긴 일이라 나도 설명할 겨를이 없었어. 하지만 난 이미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 약혼식은 나중에 다시 진행하면 되잖아.”“그럼 그날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해!”예준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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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유준은 눈썹을 찌푸렸다.“상대방이 눈치채면 회사의 모든 서류가 유출될 수 있단 말인가?”“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발견되기 어려워서...”“그럼 그렇게 하자.” 유준이 말했다.기술부 부장은 멈칫했다.“대표님, 대량의 서류와 기술이 도난당할 텐데, 그게 두렵지도 않으신 겁니까?”유준은 차갑게 입술을 구부렸다.“상대방이 돌파한 적이 없는 건 아니잖아?”부장은 식은땀이 났다.“대표님, 그들이 회사의 방화벽을 돌파했을 때, 저희는 가장 빨리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은 30초도 안 걸리기 때문에 서류 역시 많이 도난당하지 않았고요. 그러나 2분의 공백 기간 동안, 저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을 겁니다.”“해봐!” 유준은 인내심이 없어졌다.“어떤 일이든 도박과 다름없어. 넌 네가 내린 모든 결정이 반드시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대표님,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대표님께서 지시를 내리신 이상, 저희도 마음 놓고 해보겠습니다.”“음.”전에 알아낸 그 주소를 이틀 동안 감시하던 소희원은 마침내 그 독일 여자가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여자는 차에서 내린 후,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 아파트로 걸어갔다.이 상황을 본 소희원은 재빨리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더니 애써 정신을 차리려 했다. 그리고 가방에서 위치 추적기를 꺼내 그 여자의 차 섀시에 설치했다.뒤이어 소희원은 또 도청기를 꺼내 문 위에 놓고 자세히 엿듣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의 목소리가 소희원의 귀에 들어왔다.“앤디, 넌 왜 이렇게 게으른 거야? 선생님께서 네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아신다면, 틀림없이 화를 내실 거라고!”여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소희원은 눈을 부릅떴다.‘바로 이 여자야!’그녀는 잘못 듣지 않았다. 그리고 소희원에게 두 사람의 목소리를 비교할 수 있는 녹음이 있었다!!‘그런데, 이 여자 영어까지 할 줄 알다니?’“그게 뭐가 어때서?”곧이어 앤디라는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영어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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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그래, 알았어. 그 여자가 멈추기만 하면 내가 위치를 캡처해서 보내줄게.][꼭 조심하세요, 이모.][걱정 마!]휴대전화를 내려놓는 순간, 세준은 희민이 한숨을 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세준은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희민은 침대에 반듯이 누웠다.“세준아, 이제 찾을 필요 없어. 쓸모가 전혀 없으니까.”세준은 영문을 몰랐고, 세희도 궁금해하며 희민을 바라보았다.지친 희민은 천장을 쳐다보았다.“이런 총알을 팔고 있는 딜러가 너무 많아.”세준이 대답했다.“사실 한 무더기의 화물에는 같은 종류의 총알이 많지 않을 텐데.”희민은 팔로 두 눈을 가렸다.“내가 다크 웹의 그 사람들을 너무 얕잡아봤어. 그들은 아마도 그 많은 화물을 고의로 많은 딜러들의 손에 분산시켰을 거야.”세준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니까 우리가 만약 조사한다면, 하늘의 별 따기와 다름없다는 건가?”“응.”희민이 말했다.“구매자까지 더하면... 세준아, 그건 전혀 불가능해.”세준은 이로 인해 낙담하지 않았다. “희민아, 이 단서를 조사할 수 없어도 괜찮아. 이모의 추적을 통해 난 새로운 문제를 발견했거든.”희민은 팔을 내려놓더니 세준을 바라보았다.“이모가 또 위치를 보냈어?”“응, 그 여자는 방금 또 다른 곳으로 이동했어. 그곳 역시 우리가 전에 추적했던 곳이야. 우리가 매번 상대방을 추적할 때마다 상대방은 ip를 지웠지만 난 여전히 그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어.”“그래서 너도 이 일이 부진석 아저씨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세준은 입술을 오므리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난 정말 이 사람이 진석 아저씨가 아니었으면 좋겠어.”“나도 그래.” 세희는 갑자기 입을 열었고, 마음속은 무척 서운했다.“진석 아저씨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난 아저씨가 왜 이런 일을 벌인 건지 모르겠어.”“열 길 물속을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잖아.”희민은 가볍게 탄식했다.“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단서를 찾아 엄마를 위해 복수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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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유독 이 시커먼 덩어리만이 캐리의 이마에 둥둥 떠있었다.세희는 앳된 목소리로 탄식했다.“됐어요, 됐어. 세희도 배고프니까 밥 먹을래요.”모두들 세희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 유독 그녀의 눈이 걱정되었다.캐리는 이따가 세희를 데리고 안과로 가겠다고 말했다.밥을 먹은 후, 송유라도 병원에 왔다.아이들이 밥을 다 먹자, 그녀는 또 아이들에게 깨끗한 옷을 갈아입혔다.송유라는 더러워진 옷을 자신의 핸드백에 넣은 후, 캐리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중환자실로 갔다.중환자실 입구.예준은 줄곧 밖에 앉아 있었다.아이들이 오는 것을 보고 그는 일어서서 초췌한 얼굴로 물었다.“너희들 밥 먹었어?”세희는 볼록 튀어나온 배를 만졌다.“그럼요. 삼촌은 식사하셨어요?”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송 할머니가 보내온 음식을 좀 먹었어.”세준은 유리창을 바라보았는데, 키가 작기 때문에 안에 누워 있는 하영이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캐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캐리 아저씨, 날 좀 안아주면 안 돼요? 엄마 보고 싶어요”캐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혀 세준을 안고 유리창 옆으로 걸어갔다.안에 있는 하영은 여전히 호흡기를 쓰고 있었고, 그녀의 몸에는 세준이 잘 모르는 파이프가 몇 개 꽂혀 있었다. 그리고 침대 옆에는 많은 검측기가 놓여 있었다.세준은 하영의 얼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불과 이틀 만에 하영의 얼굴은 눈에 띌 정도로 움푹 들어갔다.창백한 얼굴은 마치 종잇장처럼 새하얬고, 세준은 유난히 가슴이 아팠다.순간, 세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는 캐리를 두드리며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했다.캐리는 세준의 표정을 보며 은근히 한숨을 내쉬었다.캐리도 하영이 하루빨리 이 위험한 시기를 넘길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신은 그의 기도를 조금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세희도 보고 싶었지만 세준은 그녀를 막았고, 희민이 보려고 할 때 그는 오히려 막지 않았다.“오빠, 왜 나만 엄마를 보면 안 되는 건데?!” 세희는 억울함에 세준을 노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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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세희는 세준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세준이 안는 대로 내버려두었다.“알았어, 세희 울지 않을게. 세희는 엄마가 깨어날 때까지 꿋꿋이 기다릴 거야.”“응!”A국.유준은 회사에서 나왔다.그의 곁에는 수십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시원은 유준의 곁을 바짝 따르며 손에는 크고 검은 우산을 들고 있었고, 유준의 머리를 가렸다.호탕하고 기세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행인들로 하여금 잇달아 그들에게 시선을 던지게 했다.행인 중, 벙거지 모자를 쓴 여자는 우산 아래의 양복차림을 한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그녀는 허리를 살짝 굽혀 남자를 똑똑히 확인한 후, 몸을 돌려 재빨리 옆에 있는 차로 달려갔다.급히 도망가는 사람을 본 경호원은 즉시 경계해하며 영어로 유창하게 지휘했다.“그 여자 잡아!”이 말을 들은 유준과 시원은 함께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그 여자의 뒷모습을 보자, 그들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아주 익숙한데!’여자와 가장 가까운 경호원은 몇 걸음 만에 그녀를 따라잡았다.그는 여자의 팔을 덥석 잡더니 그녀를 유준의 앞으로 끌고 갔다.여자는 몸부림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유준 앞에 끌려갔을 때, 여자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유준은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잠시 후, 그는 문득 입을 열었다.“우인나 씨?”여자는 흠칫 놀라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사람 잘못 봤어요!”“풉...”시원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우 팀장, 왜 한국어로 대답을 하시는 거죠?”인나는 이를 악물었다.‘너무 긴장하는 바람에 영어로 대답하는 것을 깜박했다니!’‘됐어! 어차피 들켰으니 이제 숨길 것도 없어!’인나는 고개를 들어 유준과 눈을 마주쳤다.유준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A국에 왔구나.”인나는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정말 공교롭네요. 대표님도 여기에 오셨다니.”말이 끝나자, 인나는 사방을 둘러보았다.“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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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현욱 씨가 나와 함께 있지 않는 한, 감염될 위험은 없어요. 앞으로도 행복하고 원만한 가정이 있을 거고요. 그리고 현욱 씨에게 틀림없이 건강하고 귀여운 아이가 생길 거예요.”유준은 차갑게 웃었다.“모든 사람들은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권리가 있어. 넌 현욱을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냥 이기적인 거지.”“이, 이기적이라고요??” 인나는 의아하게 유준을 바라보았다.“내가 왜 이기적인 거죠! 난 현욱 씨를 위해서 그런 거잖아요!”“말끝마다 현욱을 위해서라 말하고 있지만, 넌 그의 심정과 생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유준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인나는 피식 웃었다.“현욱 씨가 평생 나처럼 약만 먹고 살길 원한다고요? 현욱 씨가 날 위해 가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직 날 안아줄 수 있다고요? 현욱 씨는 앞으로 나와 이런 문제로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요?”“우선 네가 에이즈에 걸린 건 너 자신 때문이 아니야. 현욱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으니 절대로 너와 다투지 않을 거야. 심지어 이것 때문에 널 더욱 아껴주겠지. 그리고 네가 한 질문에 대해, 넌 직접 현욱에게 물어볼 수 있어. 현욱이 나에게 말했을 때는 무척 단호했으니까.”현욱을 위해 유준은 인나를 설득하고 싶었다. 동시에 하영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결국 인나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니까. 인나는 하영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든 일과 걱정거리를 나눌 수 있는 여성 친구였다.그러니 인나가 귀국하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인나는 멍하니 유준을 바라보았다.“현욱 씨가 단호하게 대답을 했다고요??”“못 믿겠어?” 유준은 인나를 응시했다.인나는 시선을 떼며 말했다. “난 직접 듣지 못했으니까.”유준은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벨이 울리는 순간, 인나는 눈을 부릅뜨며 말을 더듬었다.“대, 대표님, 지금...”“어, 유준아.”인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랜만에 현욱의 목소리를 들어서인지, 인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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