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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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또 다른 선물
“어장에 여럿 키워두는게 제일 중요해.”정아는 화려한 어장 관리 경험을 전수했다.세희는 한탄하며 말했다.“나 아침9시 출근, 저녁 9시 퇴근, 주6일 근무야. 애인 만들 시간이 어디 있어? 그것도 여러 명을. 회사에서 바보 같은 것들한테 치어서 죽지 않으면 다행이야.”나는 안대를 하고 눈을 감았다. 긴장을 풀고 세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비행기가 착륙한 후 우리는 수상 보트를 타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너무 아름답네.”드디어 예약된 워터 빌라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민정이는 신이 났다.“나 허겸 씨랑 신혼여행 여기로 오기로 결정했어.”“다이빙 여왕이 왔다!”정아는 시원하게 옷을 벗어 수영복을 바꿔 입고 야외 프라이빗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세희와 민정이도 지지않고 셋이서 즐겁게 놀았다.나는 리클라이너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기선우에게서 200만원이 이체 된것을 보고 머뭇거리다 받았다. 나에게 이정도 돈은 중요하지 않지만 남자 대학생의 자존심을 고려했을 때 내가 너무 거절하면 안될 것 같았다.기선우는 웃는 모습의 이모티콘을 보내왔다.「누나, 남은 것도 제가 빨리 갚을게요.」「서두르지 않아도 돼.」나는 답장했다.생각해보니 서란도 나에게서 40만 원 정도 빌려 갔다. 하지만 배인호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잘렸는데 한동안 갚지 못할 것이다. 아무렴 상관없었다.“지영아, 빨리 들어와. 조금 있다가 맛있는 거 먹자.”민정이는 수영장 아에서 내게 손을 흔들었다.나는 일어나 재킷을 벋고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대신 워터 슬라이드를 타고 물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신나게 수영을 하니 훨씬 활력이 넘쳤다.졸업 이후로 우리 넷이 이렇게 함께 어울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주요하게 내가 일찍 결혼하고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나머지 셋의 초대를 거듭 거절했다.나는 자신에게 보상해 주기로 했다. 잘 놀고, 잘 먹으며 한국의 모든 사랑과 증오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원래 우리는 3,4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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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한마디로 정곡을 찌르다
저녁에 아버님께서 모임에서 돌아오시고 내가 온 것을 보시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지영아, 회사에서 일하는 거 고려 해 볼래?”아버님이 물었다.나는 조금 놀랐고 아버님은 자신의 생각을 말씀하셨다. 알고 보니 배인호에게 화학 공장 철거를 빨리 시작하라고 지시하셨다고 한다. 아버님께서 배인호가 한 여자애를 쫓아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배인호를 더 바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하신 것이다.화학 공장의 철거 및 개발은 정부와 협력하는 큰 프로젝트다. 일단 시작되면 배인호는 다른 것에 정력을 쏟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님이 나에게 배씨 그룹에 출근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도 본사에서 배인호와 일을 함께 하면 나쁜 의도로 접근한 여자도 떨어져 나갈 것이로 생각하신 듯 했다.사실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은 배인호였다. 그리고 나는 일 경험도 없고, 현재 꿈은 첼리스트였다.전생에서 시부모님은 옳고 그름이 확실했고 가치관이 확실하셨지만 이렇게 편파적이었던 적은 없었다. 내가 선물한 한 쌍의 붓꽃 비취 팔찌와 비취 펜던트의 효과가 뚜렷한 듯 했다.“지영아, 우리도 너 비즈니스에 관심 없는 거 알아. 그렇지 않으면 너희 가문이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갔을 테지. 배씨 기업에 합류할 필요는 없어. 단지 나와 너희 아빠는 너희 부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늙어 가고 외부적인 원인으로 이 결혼이 끝나지 않길 바라. 신중하게 생각하렴. 성급하게 대답하지 않아도 된단다.”어머님이 부드럽게 말씀하셨다.나는 마음속으로 감동했다. 결국 배인호를 놓아줘야겠지만 오히려 시부모님과 멀어지는 게 정말 아쉽고 걱정되었다.“알겠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잘 생각해 보고 말씀드릴게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수다를 떨다 시간이 늦어져 방으로 돌아와 쉬었다. 이 방은 배인호의 방이다. 결혼 후 우리의 침실이 되었지만, 그와 내가 함께 오는 일도 적었고 같이 자는 일도 더욱 없었다.배인호의 방은 컸다. 욕실도 딸려 있었고, 드레스 룸, 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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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또 싸우다
내가 마침내 사레가 멈췄을 때, 배인호는 계속 나를 지긋이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들며 윤 집사에게 이만 가보시라고 했다.식탁에는 배인호와 나 두 명만 남았고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너무 깊이 생각한 거 아니에요? 배씨 가문이 그렇게 큰데 당신이 3%만 줘도 나는 한평생 풍족하게 살 수 있어요.”“그래?”배인호는 대꾸할 뿐 다시 시선을 거두고 식사했다.나도 더 이상 말하면 뭔가 들킬 것 같아 침묵을 선택하고 고개를 숙여 식사를 계속했다.저녁 식사 후에 악기 방으로 가서 첼로를 켰다.지난 보름 동안 배인호와 서란의 사이가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화학 공장 프로젝트가 가동되었으니 서란이 그에게 부탁할 때가 다가온 것일까?생각이 많아 집중 못하니 계속 음을 틀렸다. 결국 멈추고 마음을 먼저 진정시켰다.다행히 배인호는 밥을 먹고 회사로 갔다. 나는 다시 아래층으로 갔을 때 집에서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나는 한숨을 쉬고 온몸을 소파에 파묻었다. 조금 피곤해서 눈을 감고 살짝 잠들었더니 머릿속에 전부 전생과 현재가 비교되어 단편적인 그림들로 가득 차 있었다.나도 모르게 소파에서 잠이 들었고 윤 집사가 저녁 식사를 하라고 깨웠을 때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약간 기운이 없고 식욕도 벌로 없었지만, 몇 입 먹고 위층으로 올라가 쉬려고 했는데 기선우의 전화에 정신이 들었다.“누나, 지금 시간 있으세요? 저희 잠깐 볼 수 있어요?”기선우의 목소리가 평소와 조금 달랐다. 꼭 화를 참으며 차분한 척하는 듯했다.나는 물었다.“그래, 지금 어디야?”“저 지금 청담동 북쪽 입구에 있어요.”기선우의 대답에 나는 놀랐다.나는 급하게 신발을 신고 차를 몰고 청담동 북쪽 입구로 향했다. 마침 기선우가 보였다. 그는 길가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내가 차를 바꿔 나를 알아보지 못한 듯했다. 나는 그의 앞에 가서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선우야, 타. 무슨 일인지 천천히 얘기하자.”기선우는 놀란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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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한마디로 꿈꾸는 사람을 깨우다
나는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갔다. 이우범의 차에 탔고, 기선우와 나는 뒷좌석에 앉았다. 나는 그가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게 잡아 주는 역할을 했다.이우범은 내게 물었다.“그 사람 집 주소가 어디예요?”나는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근처에 호텔로 가죠.”“그래요.”이우범은 대답하고 가장 가까운 호텔로 향했다. 가는 길에 나는 편하게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꼭 덜미를 잡혀 끌려가는 것 같았다.호텔에 도착했고 이우범은 호텔에 방을 잡고 기선우를 재웠다. 기선우를 눕혀 놓고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이우범에게 말했다.“이 선생님, 죄송하지만 다시 저 좀 데려다 주세요. 제 차는 저기 있어요.”“제가 데려다 줄게요. 술 마셨는데 음주운전 하지 말고.”이우범은 나를 째려보았다. 눈빛에 흔들림이 없었다.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하고 왜 웃지 않는 걸까?역시 배인호의 친구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인상을 쓰는 걸 잘했다.하지만 이우범의 말이 맞았다. 음주운전은 하면 안 된다. 이 기사님에게 내일 차를 가져다 달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나는 고마워서 대답했다.“좋아요. 감사합니다.”다시 이우범의 차로 돌아와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그는 차를 안정적으로 운전했고 나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어 거의 잠이 들 뻔했다.“왜 그 사람하고 술을 마신 거예요?”이우범은 갑자기 입을 열었고 나는 순간 정신이 들었다.“전화가 와서 여자 친구하고 싸웠다고 만나자고 해서요.”나는 피곤한 눈을 비비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생각하기에는 적절한가요?”이우범은 또 물었다. 말 속에 비난하는 느낌이 들었다.나는 웃으며 말했다.“적절하고 부적절하고가 어디 있겠어요? 내 남편이 지금 그의 여자 친구를 좋아하고, 나는 그를 위로하는 것을 책임지고, 꽤 공평하잖아요?”이 말은 분명히 이우범의 마지노선을 건드렸을 것이다. 이우범은 핸들을 돌려 길가에 차를 세웠다. 그는 나를 진지한 얼굴을 하고 쳐다보았다.“허지영 씨, 왜 이렇게 변한 겁니까? 예전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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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나를 탓할 건가요?
집에 도착하자 배인호는 윤 집사에게 술이 깨는 차를 부탁했다. 나도 한마디 더 보탰다.“윤 집사님, 많이 끓여 주세요. 저도 마시려고요.”윤 집사는 공손하게 대답했다.“네, 사모님.”배인호는 넥타이를 풀어 소파에 던져 놓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잠시 눈을 감았다. 나는 그의 턱선을 바라보다 또 목젖을 바라보다 시선이 그의 목으로 향했다.검은색 셔츠 안으로 그의 하얀 피부에 키스 마크가 보여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서란이 남긴 것일까? 아니다. 불가능했다. 서란이 주도적으로 그에게 키스 마크를 남겼다면 그건 그녀가 그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배인호는 분명히 황홀함에 빠져 이렇게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꼭 다른 여자가 남긴 것일 거라고 나는 속으로 분석했다. 아무튼 이런 일이 한두 번 발생한 것도 아니었다. 비록 가볍게 웃어넘길 때가 많았고 마지막 단계까지 간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은 불편했다. 지금은 아주 좋아졌다 오히려 이후의 서란이 걱정되었다. 이런 생활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지만 그녀를 위해 배인호는 무심코 하는 행동도 거절할 것이다. 나는 속으로 나 자신을 비웃었다. 누가 나를 이렇게 불행하게 만든 것일까? 10년 동안 배인호가 나를 위해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됐어요. 난 차 마시지 않을래요.”나는 기분이 좋지 않아 중얼거리며 일어나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침실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샤워하려던 참에 배인호가 문을 열었다. 나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배인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을 닫고 잠근 후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어리둥절하고 매우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배인호는 술을 마셨을 뿐만 아니라 약간 흥분한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뜨거운 눈빛으로 내 입술에 천천히 키스했다. 나는 그를 밀어내고 싶었지만, 그의 손은 내 허리 뒤에 있었고, 그가 꽉 잡고 있어서 헤어날 수 없었다.“배인호, 당신 뭐 하는 거야?”그의 입술이 떨어지자 나는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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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그녀에 대한 느낌
민정이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모든 말은 차마 내뱉을 수 없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세 단어를 건넸다.“축하해!”“지영아, 혹시 며칠 후에 산부인과 검사받으러 같이 가줄 수 있어? 나 테스트기로 임신이 된 건 확인했는데 아직 병원에는 가보지 못했거든. 다른 사람들 말로는 뭐 서류도 작성해야 한다던데?”민정이는 신난 상태로 나한테 임신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털어놓았지만, 내 머릿속은 온통 허겸이 다른 여자와 바람피우고 있는 장면뿐이었다.만약 내가 지금 민정이한테 진실을 얘기해줄 경우, 두 가지 결과만 존재할 뿐이다. 하나는 분노와 상처로 유산을 선택하고 허겸과 헤어지는 것, 두 번째는 그게 감정 때문이든 애기 때문이든 허겸을 용서하는 것이다.어떤 걸 선택하든 간에 민정이한테는 큰 상처일 뿐이다.“그래, 그럼 가기 전에 미리 알려줘.”나는 혼란스러운 생각을 뒤로 하고 입에 나오는 대로 승낙한 후, 몸을 일으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럼 푹 쉬어, 난 일이 있어서 먼저 들어가 봐야 해.”민정이는 기분 나쁘다는 듯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뭐야, 겨우 앉은 지 10분밖에 안 됐는데!”“민정아, 너 임신한 거 일단 허겸 씨한테는 말하지 말고 이제 날 잡아서 성대하게 하는 건 어때?”나는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다.민정이는 그가 있다는 사실에 별 의심조차 없이 바로 대답했다.“좋아! 내가 시간 정하면 그때 다시 너희들한테 알려줄게!”나는“OK” 사인을 건네고, 빠르게 민정이의 집을 떠났다.차에 돌아와 앉은 후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마음이 안정되었다. 정아, 세희, 민정이는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이다. 나한테 있어서 그녀들은 내 가족이나 다름없다. 나는 누군가가 그녀들을 다치게 하는 건 정말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내가 떠나려 하던 찰나, 허겸의 쉐보레가 멀지 않은 곳에서 나타났다. 그는 차에서 내린 뒤 손에는 흰색 주머니를 들고 다소 급한 기색을 보였다.“허겸 씨!”나는 그를 불러 섰다.나를 발견한 허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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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쓰레기
배인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답했다.“생각해 볼게.”생각해 본다고 했으니, 바로 거절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커피를 다 마신 후, 배인호는 본인 차는 기사님이 운전해 갔으니, 내 차로 같이 들어가자고 했다. 나도 그 말에 반대하지는 않았다.놀랍게도 우리는 가는 길에 서로 이야기도 나눴다. 물론 대부분은 내가 과거에 자존심 없이 그를 따라다녔던 일을 위주로, 나 자신을 비웃으며 말했지만, 배인호도 예전처럼은 나를 무시하지 않았다.빌라 문 앞까지 도착한 나는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둘이 이렇게 편하게 대화하는 날도 있네요.”“인생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도 있기 마련이지.”배인호는 담담하게 답했다.틀린 소리는 아니다, 나도 환생했으니 말이다!나와 배인호가 같이 들어오는 모습을 본 집사들은 의아해하며, 수군거리는 듯했다. 나는 윤 집사한테 점심을 부탁한 뒤 거실에 누워 민정이의 일에 대해 생각했다.민정이한테 말할지 말지 고민하던 나는 배인호한테 시선이 멈췄고,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인호 씨,저 물어볼 거 있어요.”“뭔데.”배인호는 내 맞은편에서 경제 매거진을 펼치며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그러니까 만약에 인호 씨가 나를 많이 사랑하고, 우리 둘 사이도 아주 좋아요. 근데 아직 결혼은 하지 않은 상태예요. 그러다 어느 날 당신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걸 제가 알아버렸어요. 저는 임신까지 한 상태고요. 만약 제가 인호 씨를 용서한다면, 인호 씨도 죄책감과 아이에 대한 배려 때문에,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어요?”나는 그에게 물었다.민정이는 진짜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내 친구의 일이다”라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말하는 순간 너무 쉽게 누군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고, 그나마 나를 예시로 들면, 배인호가 별 의심은 안 할 거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나는 만약이라는 바보스러운 질문으로 배인호한테 무시도 많이 당했었지만, 예전에 나는 그런 것조차도 즐겼었다.배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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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자궁외임신
일단 시간을 오래 끌수록 상황은 더 안 좋아지니, 민정이가 허겸의 진짜 본색을 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우리 그냥 사실대로 말하자, 아마 듣고 멘붕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계속 속이는 것보다는 낫잖아.”박정아는 언제나 모든 일에 대담한 편이었고,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었다.친구 간의 연이 끊어진다고 해도, 그녀는 이렇게 했을 것이다.자세히 생각해 보면 현재로서는 이게 제일 나은 방법 같았고, 나와 세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동의했다.민정이의 일로 우리는 긴 시간 논의를 했고, 밤늦게서야 그녀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오후에 너무 오래 잠을 잔 탓에, 저녁에는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아예 영화 한 편을 찾아보기로 했다.그러다 서란이 오늘 배인호한테 걸었던 전화가 생각났다. 나는 귀신에 홀린 듯이 핸드폰을 집어 들고는 기선우의 인스타에 들어갔다.나는 서란이랑도 친구라 할 수 있지만, 그녀의 연락처는 없고 기선우것만 알고 있다. 그 둘 사이의 일부 상황은 기선우의 인스타 게시물 업로드를 통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기선우는 마치 본인의 여자친구를 온 세상에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듯, 게시물을 자주 업로드 하기 때문이다.기선우의 인스타 프로필사진은 서란과의 커플 사진에서, 농구 스타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상태 메시지도 바뀌었다.「모든 게 내 부족함 때문이야.」다시 보니, 그는 이미 며칠 동안 게시물을 업로드하지 않았다.“하아.”나는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순수한 캠퍼스 사랑이 사악한 사회의 압박으로 인해 무너져 내렸으니 말이다.나는 기선우한테 문자 한 통 보냈다.「선우야, 자?」한참이 지난 후에야 기선우한테서 답장이 왔다.「아니요.」나는 이어서 물었다.「요즘 서란이랑은 잘 만나고 있어? 인스타 프로필 사진 바뀌었네?」선우는 이번에는 칼답으로 답했다.「누나, 저 서란이랑 헤어졌어요.」이 부분은 전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설령 나의 참여가 있다고 해도, 기선우와 서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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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개인비서
나는 민정이의 이성적인 태도와 정신을 차린 모습에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위로의 말도 이제는 너무나 빈말 같았고, 내가 그녀를 도와 해줄 수 있는 건 바로 허겸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다.민정이은는 침묵해 있다가 입을 열었다.“좋아, 그 사람이 날 배신했으니 나도 더 이상 간직할 옛 감정 같은 건 없어. 지영아, 나 네가 말하는 대로 하고 싶어.”나와 민정이는 병실에서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고, 그 대화를 통해 허겸에 대한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었다.허겸의 집안 배경은 평균 이하였고, 그의 고향은 어느 작은 마을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그는 열심히 공부했고, 머리도 똑똑한지라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졸업하고 그는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됐고, 최근에는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허겸한테 있어서, 현재 직장은 그가 서울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과도 같은 것이기에 아주 중요했다. 만약 이 직장을 잃는다면, 그는 이것보다 더 좋은 직장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또한 민정이 말하길, 허겸의 부모님은 겨우 50세 초반인데 현재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활비는 모두 허겸이 보내는 돈에 의지한다고 했다. 거기다 민정이도 이런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가 돈이 부족한 거도 아니고, 미래 시부모님한테 용돈 정도 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렇게 이야기를 끝낸 순간, 정아가 아주머니와 세희랑 함께 도착했다.“엄마!”자신의 엄마를 보자마자, 민정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민정이의 어머니도 얼른 달려가서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나는 정아와 세희를 병실 밖으로 불러냈고, 방금 민정이가 결심한 태도와 허겸의 상황에 대해 모두 그녀들에게 말해주었다.내 머릿속에는 대략적인 계획이 세워지긴 했지만, 이 계획은 배인호의 도움이 필요했다.병원에서 나온 나는 배인호한테 전화를 걸었다.“인호 씨, 저 좀 도와줄 수 있어요?”나는 직접적으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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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그녀는 알고 있었다
새 직장은 나한테 있어서 아주 신선한 느낌이었고, 특히 매일 배인호와 마주할 수 있었다. 나는 배인호가 대체 어떤 생각으로 나한테 이 자리를 줬는지 궁금했다.어머님이 나한테 문자를 보내기전까진 말이다.「지영아, 인호가 너한테 일자리는 배정해 줬니? 어떤 업무야? 인호랑은 매일 볼 수 있는 거니?」그 연속으로 이어진 세 가지 질문을 본 후에야 나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시부모님이 중간에서 압력을 가하셨을 거란걸 말이다.나는 배인호가 당연히 본인한테 잘해주고 있다고 답하며 문자를 보냈다.「어머니, 저 지금 인호 씨 사무실에서 인호 씨 개인비서 하고 있어요.」어머님은 엄지척 이모티콘을 나한테 보냈다.퇴근 시간이 되자 나는 퇴근 준비를 하며, 서란한테 지금 거기로 갈 수 있으니, 주소를 보내달라고 문자를 보냈다.배인호는 아직 퇴근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나 야근해야 하니까 먼저 가봐.”“네.”나는 혹시나 나를 불러세워 야근하라고 할까 봐, 재빨리 짐을 싸서 퇴근했다.서란은 곧 답장이 왔고, 우리는 “랑데부”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나는 차로 곧장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고, 이외로 서란은 나보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흰색 스웨터 카디건을 걸쳤고 그 안에는 갈색 니트 민소매를 입었다. 그녀는 하얗고 가녀린 목과 쇄골을 드러냈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까맣고 부드러운 머릿결은 청순하고 매력적이었다.그녀는 콜라겐으로 가득 찬 얼굴에 까만 진주 같은 눈동자로 생각에 잠긴 듯 턱을 괴고는,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진짜 예쁘네!나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적어도 그 외모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배인호와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지영언니!”나를 발견한 서란은 웃으며 나한테 손을 흔들었다.나는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검은색 트렌치 코드를 여미며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고 그녀한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서란아, 어쩐 일로 부른 거야?”서란은 핸드폰을 꺼내 들면서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언니, 카톡 좀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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