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 와이프가 땡김: Chapter 231 - Chapter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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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하율은 댓글을 읽고 이준국과 눈이 마주쳤다.조연아의 입장에 공감한 하율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이준국은 갑자기 터져버린 그녀의 울음에 다시 당황했다. 조연아가 우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지금 하율이도 울어버리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하,하율아… 울, 울지마… 왜 울어? 너…”이준국은 당황한 나머지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하율은 이준국의 옷소매를 잡고 그의 품속에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우우우… 언니랑 민지훈 회장 너무 불쌍해… 언니가 전엔 그렇게 민 도련님을 좋아했는데, 지금 언니가 내려놓으려고 하니까 도련님이 도리어 찾아오잖아. 언니한테도 많은 걸 퍼부어주고… 둘이 대체 뭘 잘못했는데 번마다 타이밍이 안 맞는 거야…”이준국은 하율의 말을 듣고 갑자기 어젯밤 조연아가 한 말이 떠올랐다.“어제 연아가 나한테…”하율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되물었다.“언니가? 뭐라 했어?”“세상에 자기를 예뻐해 주는 사람 한 명이 없어졌으면 사랑해주는 사람 한 명이 나타나야만 공평한데 어머니를 잃고 나서 주변에 자신을 예뻐해주는 친척들도 없고 자기를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도 지금 자기 처지를 모르는 척한다고 말하더라고. 그런데 지금 모든 걸 잊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니까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에휴…”“그러니까 마음이 아프다는 거야! 왜 자꾸 놓치는 거야!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면 안 돼?”하율은 끊임없이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이준국은 바로 눈물을 닦으라고 티슈를 하율한테 건네주었다.“울지마… 하율아, 울지마… 응?”190되는 사내가 아기 달래는 말투로 그녀를 달래고 있었다.하율은 눈물을 닦고 이준국을 보며 물었다.“넌, 좋아하는 사람 있어?”이준국은 그녀의 물음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준국아,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으면 망설이지 마. 놓쳐버리면 다신 붙잡을 수 없을 거야…”이준국은 고개를 끄덕였다.화장실 안.연아는 거울 속 화장이 온통 번져버린 자기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마의 상처도 더 눈에 띄었고 눈도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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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그는 앞에 있는 오씨를 보고 믿기지 않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뭐라고? 주상민이 자처한 결과라며 계란 몇백 개 맞았다고?”오씨는 고개를 끄덕이고 쇼에서 발생한 일을 송진희한테 알려주었다.“네. 주상민 곁에서 맞장구칠 수 있는 사람 몇 명 심어 넣었는데 그들이 현장에 다녀와서 알려준 것입니다. 주상님이 무대로 난입해 조연아한테 계란을 뿌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민 도련님이 오셔서 조연아는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해명하고 다들 보는 앞에서 그녀의 편을 들었답니다. 지금 영상도 퍼졌는데 사실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주상민도 도련님 쪽에 갇혀서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멍청한 자식들! 우리 송 씨에 친척에 어떻게 이런 멍청한 놈이 있을 수가 있지? 조연아가 모든 사람의 표적이 되게 수를 쓰라고 했지, 계란을 뿌리라고 하진 않았어.”송진희는 화가 난 나머지 가슴팍을 움켜잡고 소파 한쪽에 기대었다.“1s11 쇼에서 이런 짓을 벌여? 역시 촌놈이라 뭘 모르네…”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어? 민지아가 죽고 친척 중에서 관계가 먼 놈으로 옆에 두고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멍청한 놈을 고르다니.이렇게 된 이상 오씨도 송진희를 위로했다.“사모님, 화 푸세요. 주상민을 쓰자고 했을 때 촌에서 온 놈인 줄 알고 선생님까지 모셔서 가르쳐줬는데 이렇게까지 멍청할 줄은 상상도 못 했잖습니까… 일도 벌어진 이상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죠.”“해결책? 일이 이렇게 커졌는데 어떻게 해결해? 진짜 멍청해서. 이런 일을 하는 주제에 어떻게 당당해. 1s11쇼를 뭐로 보고, 그 상류층 사람들을 뭐로 보고? 내가 사람 꽂아 넣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데 여론을 조작해서 조연아를 공격시키게 만든 게 아니라 계란을 뿌리러 들어가?”“사모님…또…”“또?”송진희는 화가 더 났다.“또 뭔데?”오씨는 뭐라고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주저하다 한마디를 했다.“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야 합니다.”“지금, 이 시점에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 빨리 말해요. 또 무슨 멍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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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살아있어?”그는 냉랭하게 물었다.오씨는 민지훈의 태도에 잠깐 얼어붙었다. 민지훈이 이 정도로 관심을 하지 않을 줄은 생각 못 했기 때문이다.“지금은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한동안 지켜보아야…”“괜찮다며 전화는 왜 걸었는데?”그의 목소리는 조금 전보다도 더 냉담했다.오씨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사이에 민지훈은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지훈이한테 전화했어? 지훈이가 뭐라는데?”송진희는 전화를 서서히 내려놓는 오씨를 보며 물었다.송진희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러있었고 목소리에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사모님, 지금은 쉬고 계시는 게…”“묻잖아, 지훈이가 뭐라는데? 언제 날 보러온대?”“그...그건 도련님게서 말씀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저…”오씨는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못했다.“그저 뭐라고?”“살아계시냐고…”겁에 질린 듯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송진희의 안색은 더욱더 안 좋아졌다.“도련님한테 사모님께서 지금은 많이 괜찮아지셨고 병원에서 한동안 쉬어야 한다고 하니 도련님께서 괜찮은데 왜 연락했냐고 하셨습니다…”송진희는 순간 눈을 둥그렇게 뜨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의사! 의사!”오씨는 그런 상황을 보고 벨을 누르고는 밖을 향해 소리를 쳐서 의사를 불렀다.…여론은 계속 확산이 되고 다들 훈연 부부는 진짜 부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달달하긴 하지만 짠하기도 한…그날 이후로 민지훈은 다시 조연아 주위에 나타나지 않았다.허전한 느낌은 마치 민지훈이 없을 때의 삶으로 돌아간 듯했다.좋은 일일지도 모른다.조연아도 더는 하율의 오피스텔에서 살지 않았고 자신의 우여청 오피스텔로 돌아갔다.주말을 빌어 하태윤이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선물도 하지석 집까지 직접 배달해 주었다.“아저씨, 하태윤이 마음의 계곡에서 산 선물이라고 전해달라고 하더라고요.”하지석은 조윤아가 건네준 봉지 두세개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놈이 이런 쓸모없는 물건만 항상 사 들고 와서. 번마다 강아지한테 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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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진짜 진실이 드러난 걸까요?”하석진은 찻잔을 내려놓고 조연아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난 왜 오히려 이 일이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지?”그 말을 듣는 조연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아저씨, 백장미는 확실한 범행 동기가 있어요. 유서에서도 범행을 인정했잖아요……”“기술부에서 복원한 CCTV 봤어?”그녀는 영상 자료가 사무실 서랍에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백장미가 범인이라는 확신이 선 후에는 보지 않았어요.”“기술부에 갔더니 복사본을 주더라. 복원된 영상을 자세히 보니까 백장미가 아닌 거 같아. 체형이 비슷하긴 한데 말이야. 어쩌면 범인은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겠어.”그의 말에 깜짝 놀란 조연아는 마시고 있던 찻잔을 엎었고, 찻물이 흘러내려 바닥을 적셨다.“죄송해요.”“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내일 알바생이 와서 청소하면 돼. 데이진 않았니?”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멋쩍게 웃었다.“저는 괜찮아요.”조연아는 방금 그가 한 말을 되새기더니 표정이 더욱 엄숙해졌다.“아저씨, 백장미가 누명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세요?”“범인은 네가 쉽게 찾아낼까 봐 걱정돼서 백장미한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운 것 같아. 백장미가 이 일에 연루되었는지 공범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확실한 건 주도한 사람은 아니란 거야.”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재빨리 TV 화면을 켰고, 영상 속에는 수상한 여인이 회사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범인은 회사 내부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인듯했으나 확실히 백장미는 아니었다. 그녀는 가지고 있었던 CCTV 영상이 단서가 될줄을 생각지 못했다.“제 실수입니다.”그녀는 백장미가 목을 매달아 자살한 이유를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몇 년 전의 범행을 인정하고 죽기 전에 죄를 뉘우친 것으로 생각했기에 더 자세히 생각해 보지 않은 것뿐이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자신의 소홀함 때문에 하마터면 진짜 범인을 못 잡을 뻔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했다.“어때? 이 영상 속의 여자가 백장미라고 생각해?”하석진은 백장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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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아저씨 말씀은 범인이 우리 엄마가 잘 아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거란 거죠?”하석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했다.“바로 그거야. 이제 전쟁이 시작되겠네.”“아저씨, 이 일은 모르시는 걸로 해주세요. 범인을 찾아내기 전까지 섣불리 행동하면 안 될 것 같아요.”그녀는 지금 누구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엄마가 믿었던 사람들, 특히 여자들은 다 의심해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내가 너한테 이 일에 대해 말해주는 건 일을 그르칠까 봐서야. 이 일은 너랑 나 외에 제삼자가 알아서는 안 돼.”조연아는 너무 감사한 나머지 일어나 허리 굽혀 인사했다.“정말 감사해요.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내가 여기 다시 돌아온 건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서야. 이건 네 몫이기도 하지만 내가 할 일이기도 해. 나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이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진실을 밝혀낼 겁니다. 만약 정말 백장미가 한 일이 아니라면, 진짜 범인을 찾아 법적으로 벌을 받게 하고야 말겠습니다.”조연아가 집을 나서자,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조현주한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세요? 오늘 주말인데……”“내 동생한테 또 집적댔어?”그녀의 말에 그는 휴대전화 너머로 헛기침을 해댔다.“콜록콜록!”“지율 아가씨랑 같이 어릴 적에 살던 곳에 왔어요. 지금 짐을 정리하고 있어요.”“뭐 도와줄 건 없고?”“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면서 엄청나게 울고 있어요. 저 위로 같은 거 못하는 거 잘 아시잖아요? 오시면 아마 기뻐할 거예요.”휴대전화 너머로 하지율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언니 전화예요? 언니 올 수 있대요?”조연아는 전화를 끊자마자 재빨리 하지율이 원래 살던 집으로 향했다. 예전에 백장미는 하지율과 함께 한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조연아는 무거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인츰 그 곳에 도착했다. 하늘은 뿌옇고 동네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아파트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그녀는 좁은 복도를 지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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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연아의 목소리를 듣은 하율은 바로 고개를 들어 확인하고 문 앞에 서있는 연아를 본 순간 눈물이 글썽거렸다.“언니, 왔어? 다행이다…”하율은 조연아가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 예전에 어머니랑 같이 살던 곳인데 하율의 엄마가 조연아 엄마의 자리를 빼앗고 연아가 받아야 할 아버지의 사랑도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조연아가 자신을 미워하고 있지는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한 사람이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는 건 누군가가 그의 가면속의 상처를 꿰뚫었기 때문이다. 지금 하율도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다.부모의 유품을 정리한다는 건 자식들한테는 잔인한 일이다.물건 하나하나 모두 부모님의 추억이 담겨 그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새긴다는 건 마음이 미어지는 일이다.그 후에는 줄곧 이 한마디로 자신을 달랬다.-3번의 겨울과 4번의 여름이 흐르면 이 모든 아픔도 지나가리.이 말을 생각하며 고통을 견디다 보니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것이다.지금 하율도 그때의 자기와 같았다.하율이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 손은 주체를 못 하고 떨고 있다.“언니…”그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하율이 연아를 와락 안아버렸다.“언니, 나 진짜 죽을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 아무리 못된 일을 많이 저질렀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도 내 엄마인데…”조연아는 손을 뻗어 가볍게 하율의 등을 토닥였다. 백장미는 그래도 조연아의 엄마를 살해한 범인인데 위로의 말은 할 수가 없었고 그저 이런 식으로 묵묵히 하율한테 힘을 전해주고 있었다.조연아의 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하율도 점점 눈물을 멈췄다.그녀는 볼에 떨어진 눈물자국을 닦으며 연아를 보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언니, 진짜 미안해. 난 우리 엄마가 아주머니를 죽인 범인일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진짜, 미안해… 죽은 우리 엄마 대신해서 정중하게 사과할게.”“됐어, 하율아.”조연아는 하율의 손을 잡고 그녀가 하려는 행동을 멈춰 세웠다.백장미가 엄마를 살해한 범인인지 지금 확신을 지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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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곧이어 하율이 정리를 다 한 박스를 들고 일어난 순간 눈앞에 까매지며 뒤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던 박스도 ‘쾅’하고 땅으로 떨어졌다…“하율아!”조연아가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 이준국도 이 소리에 달려왔다.“하율 아가씨!”하율은 이준국의 품속에 기대 눈을 뜨고 대답했다.“나, 나 괜찮아…”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보고 손을 뻗어 주으려고 했다.“엄마 유품…”연아는 그녀가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대신 줍기 시작하다 한 CD케이스를 볼 때 위에 적힌 날짜에 눈이 갔다.연아는 그 날짜를 보고 순간 당황했다.“언니?”정신을 차린 하율이 뒤에 서서 연아를 불렀다.“이 CD 뭐야?”하율은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나도 잘은 모르겠고 아빠한테서 한번 들은 적밖에 없어. 매년 내 생일마다 엄마가 CD로 생일 축하 영상을 녹화해서 나한테 준다고.”연아는 하율의 말을 듣고 다른 CD 케이스를 보았다. 햇수가 다를 뿐, 모두 9월 12일이라고 적혀 있었다.“9월 12일이 네 생일이야?”하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응.”3년 전 9월12일은 조연아 엄마가 돌아가신 날이다. 한켠에 서있는 이준국도 생각이 났는지 말했다.“9월 12 일이면 추 회장님이…”연아는 CD를 집어 들고 컴퓨터 쪽으로 다가가 안에 넣었다.곧이어 동영상이 시작되고 예쁜 메이크업을 하는 백장미가 화면에 나타났다.“율아, 오늘 우리 율이 18세 생일 축하해! 그리고 좋은 뉴스 하나 있어. 방금 추현이 빌딩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거든. 그 사람 친척들한테는 슬픈 소식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한테는 좋은 소식이야. 내일부터 이 코딱지만 한 아파트에서 살 필요도 없게 될 거야. 네 아빠도 우리를 큰집에 데려가서 돈 걱정 없이 같이 살 수 있을 거야. 우리 딸이 혼외 딸이라는 지적을 받게 되지도 않을 거야. 왜냐면 네 아빠랑 엄마가 결혼할 거거든. 우리 하율이, 엄마가 다른 사람의 내연녀가 되는 게 쪽팔리고 화나겠지만 엄마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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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엄마…”하율은 울며 백장미를 부르고 있었다.“하율아!”이준국은 휘청거리는 하율을 부추겨 세웠다.연아는 시계를 보고 혼자 중얼거렸다.“걔가 아니야…걔가 아니야…”하지석의 추측이 맞았다. 영상에 찍힌 여인은 백장미가 아니고 범인을 도와준 사람일 리도 없다. 백장미는 범인이 아니야!하율이 멈칫하더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언니, 뭐, 뭐라고?”“범인이 아니라고.”조연아의 확신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백장미는 범인이 아니야, 백장미는 우리 엄마를 살해한 범인이 아니야!”하율은 완전히 멍해 있었다.“살해할 시간이 없었어.’연아는 손을 뻗어 동영상 위쪽에 찍힌 시간을 집으며 말했다.“사건 발생 시간이 저녁 10시고 난 10시 20분에 소식을 들었어. 그런데 영상의 시간은 10시 40분이거든.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에 너희가 교외에 살아서 사건발생지를 오가려면 적어도 50분은 걸리잖아.”조연아는 다시 한번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시간이 맞지 않아… 카메라에 찍힌 뒷모습이 비슷한 것일 뿐이지, 절대 백장미는 아닐 거야.”연아의 말에 하율과 이준국은 제자리에서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하율은 3년 전의 생일날이 떠올랐다.“그날은 내 생일인데 나 혼자 해외에서 연기를 배우고 있어서 엄마가 문자로 아빠랑 온종일 붙어 있었고 매장이 문을 닫을 때까지 쇼핑했다고 했었어. 그날에 최고 소비 금액을 찍었기도 했다고. 심지어 선물도 엄청 많이 샀다고…”시간도 오래 흘러 하율의 기억은 조금 모호했다.그녀는 기억을 열심히 되새기며 말했다.“영상은 엄마가 차 안에서 찍은 건데 아마도 아빠가 데려다주려던 참이었을 거야.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임천시의 대형 쇼핑몰들은 항상 저녁 10시까지 영업했어. 나한테 메시지를 보낼 때가 10시 반 좌우니까…맞아! 열시 반! 나 그때 리허설하고 있어서 국내 시간 10시 반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이준국은 하율의 말을 듣고 자기의 생각을 보탰다.“하율의 말대로라면 10시 반에 이미 집으로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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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아니야.”연아는 긍정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우리 엄마가 억울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유서에서는 그렇게 썼잖아! 엄마가 살인자라고, 진짜 이상해!”하율은 자기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이준국도 그녀의 의도를 파악했는지 곁에 놓인 백팩을 건네다 주었다.하율은 가방에 들어간 백장미의 유서를 꺼내 연아한테 건네주었다.“언니, 여기 봐봐. 이렇게 썼어.”연아는 하율이 전해준 편지를 보았다.확실히 위에 정확하게 씌어져 있었다. 백장미는 자기가 바로 추현을 살해한 범인이 맞다고 인정하고 후회하고 있다는 내용이랑 하율이한테 밥 잘 챙겨 먹고 잘 있으라는 내용뿐이었다.이 편지가 진짜일 거라고 믿을 수는 없다.조연아는 편지를 이준국한테 건네주고 부탁했다.“백장미 필적이 맞는지 감별해 봐.”“알았어.”이준국은 바로 받아쥐었다.지금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갔다.엄마를 죽인 범인은 백장미가 아니었고 백장미는 이 사건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그것인즉슨, 진짜 범인은 아직도 밖에 떠돌고 있다.“그러면, 우리 엄마는 진짜 자살한 거야?”하율의 한마디에 조연아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백장미가 범인이 아니면 백장미의 죽음도 오리무중이 된다.“언니…”하율은 다시 연아를 쳐다보았다.“검사 결과로는 엄마가 자살이라고 하던데…그런데, 그런데 대체 자살 이유가 뭐지? 진짜 범인이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그런거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 보다시피 범인이 아니잖아…”자살의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죽다 살아난 사람이 가족들이랑 잘 사는 일만 남았는데 이 시점에 자살할 필요는 없다…“그럼 한가지 가능성밖에 없지.”“무슨 가능성?”“협박당한 거지.”연아는 확신에 찬 말투였다.“범인은 대체 누군데?”하율은 믿을 수가 없었다. 대체 일이 왜 이렇게 꼬인 건지…하율이 뿐만 아니라 모두 이런 이야기 전개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지금까지는 의심스러운 사람을 찾지 못하겠지만 범인은 언젠간 잡힐 거야!”조연아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그리고 그녀가 확신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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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하율은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믿어.”“그러면 일단 언니 말 듣고 이 일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해. 여전히 넌 엄마가 돌아가신 슬픔에 잠겨져 있고 휴식기를 가지다가 복귀해서 드라마 찍고 활동에 참석해. 이상함을 눈치채게 하면 안 돼.”연아는 범인이 하율을 지켜보고 있을까 봐 신신당부하고 있었다.“언니, 근심하지 마. 내가 연기에는 자신 있어.”“언니가 꼭 알아낼게.”“범인 너무 무서운 사람인 것 같은데, 꼭 조심해야 해.”하율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응답하듯 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이준국이랑 조연아는 같이 하율이 물건을 다시 정리해 주었다.이준국이 물건을 옮기고 있을 때, 옆집 아줌마들이 유명한 연예인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하율의 집 앞에 서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이준국은 예의 바르게 물었다.“안녕하세요. 누굴 찾으세요?”“그, 하율이 있는가? 맨날 테레비에 나오던 걔 있잖어. 우린 어릴 때부터 걜 봤다니께.”“우리 손주 얼마나 똘망똘망하게 생겼어. 그 하율이 보고 좀 티비에 같이 데리고 나가라고 부탁해 달랑게.”“그리고 우리 아들 올해 서른인데 아직 결혼을 못했거든. 그래서 하율이한테 소개 좀 해주려고 왔지.”아줌마들의 목청은 점점 더 높아갔다.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하율이 밖의 소리를 듣고 방 안에서 나왔지만, 아줌마들을 본 순간 한숨을 들이쉬더니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야! 하율이! 나 기억나? 옆집에 손씨잖어.”“하율아, 유씨 아줌마. 기억나지?”“하율아, 하율아. 나는? 네가 자라는 걸 내가 옆에서 지켜봤지.”하율은 겁에 질렸다. 이 아줌마들, 하율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귓속에 다시 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 했다.--혼외 딸이라니까. 우리 애같은 바른 애가 어떻게 저런 더러운 애랑 놀아?--우리 애 보고 놀지 말라고 해야겠다. 지 아빠도 싫다는 애를 우리 애랑 놀게 만들면 안 되지!--엄마도 몸 파는 사람인데 그 엄마가 낳은 애가 어디 가겠어. 지 엄마처럼 여우같이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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