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와이프가 땡김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290 챕터
제41화
“그래. 남았어, 미련.”이 질문만을 기다렸던 민지훈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조연아, 넌 영원히 내 거야. 내게서 도망칠 생각 따위 하지 마.’묵직한 소유욕이 조연아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차라리 예전처럼 차갑게, 매정하게 굴 것이지.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왜 다시 날 불안하게 만드는 거야.’그래도 10년간 그의 곁을 지키며 대충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민지훈의 모습은 너무나 낯선 것이라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러는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내가 다시 임천시로 돌아온 게 정말... 제대로 된 선택이 맞긴 한 걸까?’디옹.바로 그대, 초인종 소리와 함께 이모 추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야, 집에 있어? 이모야. 네가 저번에 부탁했던 거 알아냈어. 연아야? 연아야?”초인종 소리가 다시 울리자 오히려 집 주인인 조연아가 당황하기 시작했다.‘진정해... 침착해.’민지훈을 힘껏 밀어낸 조연아가 창문쪽을 가리켰다.“나가.”“여기 12층이야. 날 죽이기라도 할 셈이야? 내일 아침 기사로 조연아 대표 전 남편 살해하다 이런 타이틀도 나쁘지 않겠네.”이 급박한 와중에 농담이라니.가능하다면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다급하게 그를 끌고 안방으로 들어간 조연아가 옷장 문을 열었다.“들어가.”딩동.“연아야? 안에 있는 거 맞아?”초인종 소리가 다시 울리고...“민지훈, 지금 당신이랑 농담 따먹기 할 기분 아니야. 들어갈 거야, 말 거야.”“들어갈게.”조연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순간, 민지훈의 큰 손이 그녀의 가녀린 목을 확 잡아당겼다.“대신 대가는 받아야겠지?”‘대가?’무슨 대가를 원하는 것인지 결론에 이르기도 전에 두 입술이 서로 맞닿았다.“미쳤어?”겨우 1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이렇게 뻔뻔하게 변해 버린 걸까?하지만 그녀가 화를 내든 말든 어깨를 으쓱하던 민지훈은 얌전하게 옷장 속에 몸을 숨겼다.턱없이
더 보기
제42화
추연과 조연준이 동시에 그녀를 향해 엄지를 내밀었다.“이모, 그나저나 장부 조사는 끝내셨어요?”삼촌 추건이 스타엔터를 이어받은 뒤로 회사는 말 그대로 일낙천장, 3대 엔터회사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 해마다 적자를 이어오고 있었다.그리고 새로운 대표로 취임하게 된 조연아가 장부를 확인하던 중, 미심쩍은 점을 발견해 추연에게 조사를 부탁했던 것이었다.이에 추연이 두터운 파일 꾸러미를 건넸다.“그럼. 언니가 세상을 뜨고 나서 재무팀 하 팀장은 쫓겨나다시피 회사를 떠나고 자기 사람인 유상진을 새로운 팀장으로 내세웠어. 살펴봤는데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더라. 1년 사이에 출처 불명의 자금 이동만 수백억이 넘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몇 년 사이에 파산이야.”“장부를 확인했던 회계사는 믿을만한 사람인 거 맞죠?”어디까지나 가족 기업, 사람들이 알아봤자 의미없는 가족들 사이의 세력 싸움으로 비춰질 게 뻔했으니 더 조심스러웠다.“으이그, 너 이모 못 믿어? 특별히 신경 써서 임천시가 아닌 다른 지역 회계법인 회계사로 선임했으니까.”고개를 끄덕이곤 테이블 위에 가득 쌓인 장부를 바라보는 조연아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감히 회사 돈 횡령을 해? 전부 다시 뱉어내게 만들 거야.’쿵!이때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당황한 조연아가 최대한 티나지 않게 안방 쪽을 힐끔 바라보았다.“이게 무슨 소리야?”추연의 시선 역시 굳게 닫힌 안방 쪽으로 향했다.“뭐 떨어졌나 보죠.”애써 침착한 척하며 대답하는 조연아의 손바닥이 식은 땀으로 축축해졌다.다행히 추연도 조연준도 더는 캐묻지 않았다.“그래? 그럼 나랑 연준이는 이만 가볼게. 너, 여자 혼자 사는 거 쉽지 않다? 항상 문 조심하고, 알겠지?”“내가 애인가. 알겠어요, 이모.”“누나,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조연준이 그녀를 향해 수화를 해보였다.안도의 한숨을 내쉰 조연아가 두 사람을 배웅해 주려던 그때.쿵!안방쪽에서 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소리가 들려오
더 보기
제43화
말릴 틈도 없이 벌컥 문을 연 추연이 안방 이곳저곳을 훑어보았다.작은 스피커와 충전기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것을 제외하곤 멀쩡한 방안.민지훈이 아니라는 걸 발견한 조연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하, 다행이다...’“별거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뭐 떨어진 거라니까.”“그래. 뭐, 별일 없으니 다행이고. 난 또 도둑이라도 몰래 숨어들었나 했지.”어딘가 찜찜하긴 했지만 딱히 물증이 없으니 추연과 조연준은 다시 돌아섰다.“그래, 연준이 말이 맞아. 너... 그냥 이모랑 같이 사는 건 안 되겠니?”“이모, 저 괜찮아요. 여기 나름 고급빌라예요. 외부인들은 함부로 들어오지도 못한다고요. 괜찮을 거예요.”‘차라리 도둑이었으면 좋겠네. 옷장속에 이혼한 전남편이 있다는 걸 들켜봐. 어휴, 골치 아퍼.’그 뒤로도 두 사람의 잔소리 세례를 한참 동안 들은 뒤에야 조연아는 겨우 둘을 배웅하는 데 성공했다.“조심히 가세요, 이모.”이 인삿말을 마지막으로 드디어 현관문이 닫히고...이제 드디어 끝이라는 생각에 조연아는 다리에 힘이 풀릴 지경이었다.겨우 마음을 추스른 그녀가 돌아서려던 그때, 커다란 그림자가 불쑥 나타나더니 바로 조연아를 벽으로 제압했다.“들키는 게 그렇게 무서워?”언제 들어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럼.”조연아가 민지훈의 가슴팍을 퍽 밀쳐냈다.“우리 두 사람 이혼한 사이잖아. 전 남편이 내 집 안방에 있다는 걸 들켜봐. 내 해명 따윈 먹히지도 않겠지.”“왜? 왜 그렇게 나랑 선 긋고 싶어서 안달인 건데.”불쾌함이 깃든 표정의 민지훈이 그녀의 턱을 부여잡았다.“당신이 원하는 거 아니었어? 이제야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는데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 마음이 바뀌었어. 이제 나한테서 벗어날 생각하지도 마.”‘도대체 무슨 수작인 거야...’그리고 다음 순간, 묘한 표정을 짓던 그의 입술이 내려앉고...뜨거운 키스에 잠잠한 호수면 같던 그녀의 마음에 다시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했다.잠시 후, 어디선가 불어온 차가
더 보기
제44화
한편, 바로 송진희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조연아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리고 방금 전까지 그를 밀어내던 모습이 무색하게 민지훈의 목을 끌어안고 달콤하게 속삭였다.“선택해. 내 옆에 있을 건지... 자살시동을 벌이는 약혼녀 곁으로 갈 건지.”‘또... 연기를 시작하는 건가?’역시나, 송진희는 조연아가 던진 미끼를 바로 덥석 물었다.“민지훈! 너 지금 어디야? 왜 여자 목소리가 들려!”그 질문에 대답없이 통화를 마친 민지훈은 침대에 누운 조연아를 빤히 바라보았다.“잘자.”이 말을 마지막으로 일어선 민지훈은 부리나케 빌라를 나섰다.쾅.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왠지 메아리가 되어 조연아의 가슴을 울리고 또 울렸다.“하.”침대에 누운 조연아가 피식 웃었다.“1년이나 지났는데... 민지아 넌 여전히 그대로네. 성장이 없어, 성장이.”예전에도 이런 식이었다. 조금이라도 민지훈과 함께 할라치면 아프다, 힘들다 온갖 핑계로 그를 불러가곤 했었다.그리고 그때마다 조연아는 실망하고 슬퍼하며 밤새 돌아오지 않을 그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뭐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내가 민지아한테 고마워하게 될 줄은 몰랐네... 민지훈한테서 어떻게 벗어나면 좋을지 정말 난감했었는데.’킁킁.공기속에 여전히 민지훈의 향기가 남아있는 것 같아 불쾌해진 조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깊은 밤, 새카만 차량이 도시를 빠르게 내달렸다.“선택해. 내 옆에 있을 건지... 자살시동을 벌이는 약혼녀 곁으로 갈 건지.”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달콤한 목소리로 묻던 그녀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조연아 곁에 있고 싶다였다.밤마다 그리워했던 여자가 다시 살아서 돌아온 것보다 더 애틋한 일이 있을까?1분 1초도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민지훈과 조연아는 함께 자리를 뜬 오늘, 민지아가 정말 죽기라도 한다면 조연아는 다른 여자 남자를 빼앗은 천하의 나쁜 사람이 되어버릴 것이다.이제 겨우 회
더 보기
제45화
그 한마디로 순식간에 사람들은 들끓었다.민지아의 생사가 걸린 순간이라 아무리 차갑고 독하기로 소문난 민지훈이더라도 이런 말을 내뱉지는 않을거로 생각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민지훈이 이렇게 말하는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민지아는 민지훈을 본 순간 구세주를 본것처럼 눈빛에 다시 희망이 가득 찼다.“오빠, 역시 나 홀로 내버려두지 않을줄 알았어! 꼭 올 거라고 알고 있었어…나 진짜 너무 아파… 여기가.. 너무 아파…”민지아는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뚝뚝 떨구고 있었다.예상이 맞다면 그다음의 시나리오는 민지아가 옥상에서 내려와 민지훈 앞으로 달려가 안기고 그의 품에서 힘없이 쓰러지는 것이다.곧이어 조연아의 예상대로 민지아는 민지훈 품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익숙한 시나리오, 익숙한 레퍼토리, 뭐 뒤의 전개에 관해서는 눈에도 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조연아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시간을 보니 아침 9시에 펼쳐질 투자자회의까지 열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서둘러야 한다.곧이어 연아는 책상 위에 놓인 명세장을 들고 차를 몰고 우여청을 떠났다.밤은 깊어 갔지만 아직도 불빛으로 가득 찬 도시의 야밤.연아는 전화 한 통을 걸었다.전화를 받는 소리와 함께 수화기 한편으로부터 중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봐요 연아 아가씨, 이미 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세요? 이렇게 잘생긴 사람을 야밤에 혼자 역에 두면 엄청 위험한 거 모르세요?”“그래 만두야. 2미터에 80킬로 넘는 널 역에 혼자 두고 있으면 다른 분들한테 위협적으로 보일수도 있겠어.”연아는 말을 다 하고 나서 차를 버스 역 옆에 세웠다.“진짜 빨리도 왔네요. 연아 아가씨!”덩치가 엄청난 남자가 차 뒷좌석에 들어와 앉고서는 차 문이 닫히기 바쁘게 연아한테 물어왔다.“그래서 지금 어디 가는거야?”“유 매니저 집.”“유 매니저? 너희 스타엔터에 그 재무팀 매니저?”만두는 며칠 전 이미 연아한테서 스타엔터의 직원 정보를 가졌기에 대충 상황을 알고 있었다.“응
더 보기
제46화
“그거야 당연히 내가 착하니까 그런 거지!”그가 흐느끼는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한 조연아는 웃음이 터져버렸다.반 시간 뒤, 그들은 도시 남쪽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였다.“누구세요?”자다 깬 모양인 집사가 문밖에 서 있는 연아와 만두를 보면서 물어왔다.“스타 엔터, 조연아입니다.”이 말을 들은 집사는 순간 정신이 들었는지 안색이 안 좋게 바뀌었다. 그는 멍하니 서서 조연아를 바라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아무런 행동도 없이 서 있기만 한 집사를 보고 조연아는 다시 말했다.“아직도 문을 안 열어주는 건 손님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집사는 바로 버튼을 눌렀고 대문이 서서히 열려왔다.조연아와 만두가 거실로 들어오자, 소식을 들은 유 매니저가 바로 마중 나왔다.“안녕하세요. 유 매니저님.”연아는 한쪽 소파에 앉아 파자마를 입은 채로 계단에 서 있는 유 매니저한테 손을 흔들거렸다.“조, 조 회장님.”유 매니저는 가식으로 가득 찬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늦은 밤중에 무슨 일로...”“제가 유 매니저님 주려고 큰 선물을 하나 준비했거든요.”조연아는 손에 들고 있던 파일을 유 매니저한테 던져주었다.유 매니저는 파일의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러버렸다.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는 철퍼덕 조연아 앞에 꿇어버렸다.“조, 조 회장님. 제가 잠시 정신이 이상하게 돼서 회사 돈을 빼돌린 겁니다. 모두 저 혼자가 한 짓이고 다른 사람이랑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모,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유 매니저가 쿨하게 모든 걸 인정한건 전혀 의외가 아니였다. 증거도 확실하고 발 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건 조금 예상 밖이였다.“이게 너네가 상의를 거친 후의 결론인 거야? 널 버리고 다른 사람을 구하는 거?”연아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 앞에 꿇고 있는 유 매니저를 바라보며 물었다.“조, 조 회장님.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유 매니저는 모르겠다는 듯한 눈치로 조연아를 바라보았다.조
더 보기
제47화
유 매니저는 연아의 말을 듣고 겁에 질린 채 멍하니 소파에 기대어 앉은 연아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꽉 쥔 채로 서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흔들리고 있었다.그가 주저하는 모습을 포착한 연아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왔다.“딸이랑 아들이 있다며. 모두 똑똑하니 크게 될 사람 같던데. 유 매니저 혼자 때문에 자식을 고생시키는 건 가장의 도리가 아니지 않나? 유 매니저가 감방에 갇혀 콩밥을 먹는다 해도 전혀 억울할 건 없지만 가족은 무슨 죄가 있겠어.”연아가 말을 끝내자, 만두가 빠른 걸음으로 유 매니저 앞으로 다가가 병아리를 들듯이 그의 옷깃을 들고 위협이 가득 찬 눈빛으로 부릅뜨고 바라보았다.“유 매니저님. 조 회장님이 이정도로 체면을 챙겨드렸는데 계속 모르는 척 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중후한 목소리에는 위압감으로 가득 찼다. 유 매니저는 몸이 덜덜 떨려왔고 마른침을 꿀꺽 삼키더니 더는 잡아떼지 않았다.“말할게요. 모두 말할게요.”유 매니저는 덜덜 떨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추건이 스타 엔터를 책임지고 나서 원래 재무팀 매니저를 짜르고 저를 그 자리에 올렸습니다. 그래야만 회사의 자금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으니까요. 회장이 스타 엔터를 책임진 일 년간 원래 업계 탑이었던 회사가 지금은 그 자리도 잃게 되었습니다.”유 매니저는 한숨을 푹 쉬었다.“ 3개월 전에 조 회장님이 주식을 물려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추건이 자금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껍데기만 남은 채로 조 회장님한테 스타엔터를 주려고 한 겁니다. 그리고 그 위기 상황에 다시 나타나 스타엔터를 살려내면 투자자들도 당연히 자기를 차기 회장으로 인정할 거니까요. 하지만 조 회장님이 빨리 알아채셔서 이미 모든 명세를 조사해 내고 회사 자금을 관리하고 있어서 추 회장이 어쩔수 없이 이미 돌려 뺀 자금을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저보고 모든 걸 안고 가라고 하신 겁니다.”“너한테 무슨 좋은 점을 준건데?”“이제 모든 것이 잠잠해진 뒤, 가족들한테 1억을 줘서 생활을 보장시켜 준다고 하셨습니
더 보기
제 48화
곧이어 유매 니저는 주방의 쌀통에 숨겨진 보이스펜을 찾아내 조연아한테 건네주었다.“조 회장님. 추건과 저의 대부분 대화내용은 모두 이 안에 녹음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 증거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연아는 유 매니저한테서 보이스펜을 받아쥐고 버튼을 눌러 추건과 유 매니저의 대화 내용을 듣기 시작했다.그녀는 유 매니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고맙습니다, 유매니저님. 저도 약속은 꼭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믿어주세요.”“네, 네..”유매니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옷소매로 닦아냈다.“추 회장님이 만드신 스타 엔터를 구할 수 있겠네요.”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별장밖으로 나갔다.그녀가 문 앞까지 간 순간, 눈물에 멘 목소리로 찬 유 매니저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조 회장님!”연아는 발걸음을 멈췄다.“무슨 할 말씀이 있으세요?”“추건이 회장님을 가만히 두진 않을 겁니다. 꼭 조심하셔야 합니다.”“고마워요.”연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은 채로 별장에서 나왔다.“그래, 이 유 매니저 말이 맞아. 네 삼촌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지. 내일이 투자자대회인데!”만두는 근심이 된 건지 조급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내일이 투자자대회지.”연아는 고개를 떨궈 손에 쥐어진 보이스펜을 보고 속으로 결심했다.무슨 일이 생기든, 꼭 스타 엔터만은 지켜내야 한다. 엄마의 유언이기도 하고 실망하게 해 드릴 수는 없다.…병원 안.“오빠, 지아 여기 너무 아파.”정신이 돌아온 민지아는 민지훈 옆에 딱 붙어있었다.“오빠, 이젠 연아 언니랑 연락 안 하면 안 돼? 예전에 연아 언니가 저지른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잖아. 게다가 이젠 오빠랑 결혼할 사람은 난데… 오빠가 기자회견에서 언니랑 생긴 일로 기자들이 이상하게 해석해서 쓰는 건 오빠 뿐만이 아니라 나랑 민 씨네 가족한테 다 안 좋은 영향을 끼치잖아…”민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영향이 안 좋을 걸 안다면 이런 자살극 따위는 집어치워.”민지아가 일부러 이런 자살극을
더 보기
제 49화
“도련님. 연아 아가씨께서 도련님이 센터빌딩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여청을 떠났습니다.”오민이 엄숙하게 보고를 올렸다. “어디 간 건가요?”“스타 엔터 재무팀 유 매니저 집으로 갔습니다. 한 시간 정도 머물러있었는데 곁에는 키가 2미터 정도 되는 남자 한 명이 있었습니다.”오민은 보고를 올리고 바로 조심스럽게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 민지훈한테서 풍기는 싸늘한 기운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민지훈은 비웃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대체 어떤 놈이 내 여자를 넘보는 건지 궁금하군.”병실 안에서 이 모든 걸 엿듣고 있는 민지아의 표정은 굳어졌다. 그녀는 자기의 옷깃을 꽉 부여잡은 채 눈동자는 증오로 가득했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조연아, 이 여우 년이. 넌 그 화재에서 타죽었어야 했었어. 왜 지금 와서 나한테서 오빠를 뺏어가려고 하는 거야.”다음 날, 임천시 스타 엔터 지사에서.조연아가 나타나자, 회사는 사람들의 의논 소리로 들끓었다.“조 회장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예뻐. 방금 날 보고 웃었는데 진짜 예뻐!”“이쁘기도 하지만 완전 대단하지 않아? 옛 추 회장님이 보여, 조 회장한테서.”“새로 와서 완전 판을 뒤집어 놓는 거 아니야? 오늘 투자자 회의가 있기도 한데…”한편 20층의 사무실에서 조연아는 스크린을 통해 회의실에 혼자 앉아있는 추건을 지켜보고 있었다.“회의실 문은 잠갔어?”연아는 옆에 서 있는 만두한테 물었다.만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했다.“응. 잠갔어.”“보이스펜에 있는 내용 틀어줘.”“알았어.”만두는 대답하고 보이스펜의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추건과 유매니저의 대화 내용이 회의실안에서 울려 퍼졌다.“유 매니저, 우리 모두 조연아 그 계집애한테 놀아 난 거야. 걔가 이미 누군가를 시켜서 장부를 조사하기 시작했어. 전에 돌려 뺀 돈, 이미 다른 곳에 돌려놨는데 누군가는 이 일에 책임을 져야되지 않겠어? 유 매니저는 어떻게 생각해?”“추 회장님. 지금 저…저더러 이 모든 걸 책임지라
더 보기
제50화
연아는 문 앞에 서서 화를 내는 추건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폭주하고 있는 추건과 선명히 대비되는 연아였다.만두는 앞으로 걸어가 추건이 집어든 의자를 뺏어왔다.“투자자님, 의자는 죄가 없습니다.”추건은 거인처럼 크고 웅장한 만두를 보고 두말없이 의자를 내어줬다.“ 삼촌, 진짜 오랜만인데 내가 준비한 선물은 마음에 드세요?”추건은 얼굴에 미소로 가득 찬 조연아를 보고 몸이 휘청거리더니 책상 쪽에 기대었다.회의실 안에는 쉴 틈 없이 대화 내용이 흘러나왔고 추건은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유 매니저가 모든 걸 다 털어놓았고 지금 증거도 확실하니 자신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갔다.방금 기세등등한 모습은 사라지고 떨리는 목소리로 앞에 서 있는 조연아한테 말을 걸었다.“대체…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거니? 나 진짜 감방 가고 싶지 않아… 나, 네 삼촌이잖아. 세상에 몇 없는 가족이잖아.”“삼촌 이거 지금 가족행세를 하려는 건가요? 뭐, 다른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지금 다 하세요.”추건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연아야. 이 일이 퍼지면 너한테나 스타 엔터에나 해밖에 되지 않잖아. 내가 아니고 너희 엄마 체면을 생각한다 해도 삼촌한테 그러면 안 되지… 조카가 삼촌을 감방으로 보내는 법이 어디 있어?”“예전엔 그런 법이 없겠지만 지금은 생겼네요.”연아는 이 한마디만 남기고 방에서 나갔다. 투자자대회가 곧 시작하니 추건이랑 이런 말다툼 할 여유가 없다.이때 추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야! 네 엄마가 우울증으로 자살한 게 아니야!”순간, 조연아의 몸은 굳어버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긴장한 추건을 바라보고 신속하게 회의실의 문을 다시 닫아 버리고 추건앞으로 다가갔다.“방금 뭐라고 한 거예요?”“내 누나, 네 엄마. 절대 우울증으로 자살한 게 아니야.”추건의 말투는 사뭇 진지했다. 조연아는 그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사람이기에 무조건 잡아야 한다. 무슨 수를 쓰든.“거짓말하지 마! 분명 보고서에서 우리 엄마가 우울증을
더 보기
이전
1
...
34567
...
29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