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와이프가 땡김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290 챕터
제71화
민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조연아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이거 순 양아치 아니야?”“맞아.”그는 대놓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만 돌아온다면 양아치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민지훈, 의료비는 전액 내가 부담할게. 하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말을 마친 그녀는 씩씩거리며 그의 가슴을 힘껏 밀치고 손아귀를 벗어났다.타박상 정도지만 경미한 부상은 절대 아니었다. 봉합수술까지 한 자리를 그녀가 힘 주어 밀치자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인상을 확 찌푸렸다.그 모습을 보고 놀란 조민아는 저도 모르게 뒤로 뒷걸음질쳤다.“아픈 척 연기 그만해. 이번에는 절대 안 믿어!”조금 전에 기침한다고 걱정돼서 다가갔다가 그의 손아귀에 잡혔는데 똑 같은 수에 또 당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매몰차게 뒤돌아섰다.민지훈은 뒤쫓아가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자 멍하니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창백한 얼굴에 저절로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연아는 이제… 더 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나 보구나.”문을 닫고 밖으로 나온 조연아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간호사 데스크를 지날 때,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조금 전에 밀쳤던 게 괜히 신경 쓰였기 때문이었다.“508호 환자분, 상처 좀 봐주시겠어요?”간호사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508호에 VIP가 입원해 있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 들었기에 간호사는 신속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걱정 마세요. 지금 바로 갈게요.”말을 마친 간호사가 민지훈의 병실로 달려갔다.간호사가 병실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조연아는 시름 놓고 엘리베이터에 탔다.아래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지석이 그녀를 보자 서류봉투를 내밀며 말했다.“민지훈 진단서야. 비용은 내가 다 결제했고 의료진에 각별히 신경 쓰라고 언질을 주었으니 이제 걱정 안 해도 돼.”“감사해요, 아저씨. 임천에 돌아가서 입금해 드릴게요.”그녀의 모든 소지품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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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안에서 우당탕탕하는 소리와 함께 하석진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태윤, 내가 샤워 끝나면 옷을 입고 있으라고 했지? 몇 번을 말해야 고칠 거야?”“아… 아빠! 아파, 아프다고! 그만 때려!”하태윤?조연아는 벌거벗은 남자를 보고 당황해서 급히 시선을 돌리느라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하태윤 씨가 아저씨 아들이었어?’조연아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안에서 우당탕 소리와 함께 하태윤의 비명 소리가 또 들려왔다.연예계에 샛별처럼 나타난 인기 배우가 집에서 아버지에게 등짝을 맞는 모습이라니!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광경이었다.“아빠, 이것도 가정폭력이야! 아빠가 여자를 집으로 데리고 올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고! 아빠 언제 애인 생겼어?”하태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애인? 이놈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 너 오늘 제대로 걸렸어!”오히려 당황한 조연아가 다급히 문을 두드리며 하석진을 말렸다.“아저씨, 그만하면 됐어요. 그러다가 얼굴이라도 다치면 큰일이에요.”“괜찮아. 이 녀석은 원래 얼굴이 두꺼워서 티도 안 나!”그 말을 들은 조연아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곧이어 집안이 잠잠해지더니 문이 열렸다.어느새 옷을 껴입은 하태윤이 잔뜩 기죽은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조연아 씨?”그녀를 알아본 하태윤이 놀란 얼굴을 하고 그녀에게 물었다.“호텔에서 구조팀 기다리는 거 아니었어요? 왜 여기 있어요?”하지석이 미심쩍은 얼굴로 아들을 노려보며 물었다.“둘이 아는 사이야?”“호텔에 있을 때 태윤 씨한테 도움을 받았어요.”하석진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구나.”말을 마친 그는 소파에 있는 아들을 째려보며 말했다.“오늘은 이만 넘어가지만 앞으로 조심해!”“아빠, 나 이래봬도 인기 배우야. 팬들은 내 얼굴만 보면 열광하는데 앞으로 얼굴을 치는 건 좀 자제해 줘.”말을 마친 하태윤은 다급히 거울을 찾아 다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괜찮아. 배우 못해도 넌 워낙 얼굴이 두꺼워서 어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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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그러자 하태윤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앞에 수저를 놓아주었다.“자, 드세요.”식탁에 마주앉은 하지석이 말했다.“이따가 난 병원에 가볼 거야. 그쪽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거든. 태윤이 넌 돌아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까 집에서 푹 쉬어. 연아 혼자 집에 있는 건 너무 걱정되니까 네가 잘 챙겨주고.”그 말을 들은 하태윤이 불만을 토로했다.“그건 집에서 쉬라는 게 아니라 집에서 보디가드를 하라는 뜻 아니야? 아빠는 왜 나만 갖고 그래?”“사내 녀석이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아? 팬들도 너 이렇게 이기적인 거 아나 몰라.”하석진은 한심하다는 듯이 아들을 바라보며 핀잔을 주었다.순식간에 할 말이 없어진 하태윤은 부루퉁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알았어. 까짓 거 보디가드, 하지 뭐.”그러는 사이, 하지석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하지석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네, 원장님.”수화기 너머로 병원 원장의 초조한 목소리가 전해졌다.“하 선생, 민지훈 씨 상처가 또 벌어졌는데 치료에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정말 미치겠어!”하지석은 조심스럽게 조연아의 눈치를 살폈다.“하 선생, 듣고 있어? 하 선생?”그가 답이 없자 원장이 답답하다는 듯이 재촉했다.민지훈이 어떤 인물인가.이곳에 왔다는 이유 만으로 온갖 화젯거리를 생성해내고 있는데 그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다면 병원은 그 막중한 책임을 감당할 수 없었다.“네, 듣고 있어요. 원장님.”하지석이 난감한 얼굴을 하고 대답했다.“조연아 씨한테 연락 좀 해줄 수 있어? 지금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조연아 씨뿐이야.”그 말을 끝으로 당황한 원장의 목소리가 전해졌다.“아이고 민 대표님… 병실에서 쉬지 않고 왜 나오셨어요?”“핸드폰 이리 주세요.”민지훈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환자복을 입고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원장은 순순히 핸드폰을 그에게 건넸다.수화기 너머로 민지훈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전해졌다.“조연아, 난 당신 말만 들을 거야.”단호하고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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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그 자식이 또 갑질하면 어쩌려고요?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막무가내인지 알아요? 모두가 무서워하는 사람이잖아요. 걱정 마세요. 아빠한테 부탁까지 받았으니까 연아 씨 안전은 내가 책임질게요.”하태윤이 장난기가 싹 가신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마음만 고맙게 받을게요. 하지만 저 괜찮아요.”그녀는 하태윤의 앞길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한창 잘나가는 사람인데 민지훈과 안 좋게 엮여서 좋을 게 없었다.하태윤은 종종걸음으로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실소를 터뜨렸다.“저 여자도 한 고집하네.”말은 그렇게 해도 걱정되었기에 그는 몰래 쫓아가기로 했다.조연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입원 병동 5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휠체어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민지훈이 보였다.창백한 얼굴에 식은땀을 뚝뚝 흘리는 모습,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옆구리가 피로 뻘겋게 물들어 있었다.“민지훈, 당신은 정말 미친 사람이야!”조연아는 냉철하고 자기애가 강한 민지훈이 자기 목숨을 두고 이런 미친 짓을 벌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그녀의 욕설에도 그는 희미한 미소로 화답했다.그는 진작에 미쳐 있었다.그녀를 잃은 순간부터 그의 세상은 온통 흑백으로 뒤덮였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죽었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무사히 살아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비로소 멈춰 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분이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전처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를 증오했으며 다가갈수록 그를 밀어내기만 했다.그래서 그는 미친놈이 되기로 했다.수천 번 거절을 당한다고 해도 그녀와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었다.민지훈은 상처의 아픔을 꾹 참고 휠체어를 끌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래도 와줬네.”준수한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조연아는 초췌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과거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약한 모습이었다.조연아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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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당신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돼. 자꾸 움직이면 상처만 더 벌어져.”당연하다는 듯한 말에 조연아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간호사가 이때다 싶어 다가와서 휠체어를 밀고 병실로 향했다.병실에 도착한 뒤, 의료진은 다급히 와서 그의 상처를 살폈다.찢어진 상처에서 피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자 조연아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대체 저 지경이 됐는데 어떻게 참고 버틴 걸까?조연아가 눈 부릅뜨고 있었기에 민지훈은 아주 협조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그의 시선은 시종일관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조연아는 부담스러워서 시선을 피하며 의사에게 물었다.“많이 심각한가요?”“네. 다시 상처가 벌어지면 곤란해요. 환자분께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해 주셔야 합니다. 상처에 감염이라도 되면 처치가 곤란해져요.”이렇게까지 비협조적인 환자는 의사도 처음이었다.“알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조연아가 예의 바르게 인사하자 의료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실을 나갔다.깔끔하고 호화로운 VIP 병실에는 피냄새가 진동했다.조연아는 창가로 다가가서 창문을 조금 열고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앉았다.그 모습을 본 민지훈이 불쾌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나 목 말라.”말을 마친 그는 침대머리로 고개를 돌리고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그 모습을 본 조연아는 화들짝 놀라며 다가가서 물컵에 물을 따라 그에게 건넸다.“너무 아파.”남자가 말하며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조연아는 황당하다는 듯이 남자를 노려보았다.“민지훈, 이거 놔! 아프면 차라리 진통제를 먹어!”“당신이 내 진통제야.”놓아주기 싫다는 말이었다.“민지훈, 난 사람이지 약이 아니야!”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 당신이 옆에 있는 게 내 치료에 가장 도움이 돼.”‘이런 양아치가!’조연아는 당장이라도 이 손을 확 뿌리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그의 투정은 심해져갔다. “자꾸 움직이면 나 상처 벌어질 거야.”“민지훈, 대체 원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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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넌 나한테 그런 말할 자격 없어!”차갑게 민지아의 손길을 뿌리친 조연아는 그대로 손을 들어 그녀의 귀뺨을 후려쳤다.짝!갑작스러운 상황에 민지아가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충격에 빠진 얼굴로 욕설을 퍼부었다.“지금 날 쳤어? 조연아, 너 미쳤어?”말을 마친 민지아가 손을 치켜든 순간, 조연아는 빠르게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조용히 살려고 해도 꼭 매를 버는 애들이 있어요. 네 부모가 제대로 된 예절을 안 가르쳤나 본데, 너 그러고 다니면 맞아!”민지아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미친 사람처럼 조연아를 향해 달려들었다.“조연아, 죽여 버릴 거야! 네가 뭔데!”“네가 나를? 그럴 능력은 있고?”조연아는 가볍게 몸을 피하고 그대로 손을 뻗어 민지아의 머리채를 잡고 소파로 던졌다.“민지아, 똑바로 봐. 내가 아직도 과거에 괴롭힘 당하면서도 찍소리 한번 못하던 조연아로 보여? 내 몸에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지옥이 뭔지 알려줄 거야!”민지아 같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스타는 대중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민지아가 다시 미친 사람처럼 조연아에게 달려들던 순간, 병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온 하태윤이 민지아의 팔목을 잡았다.“인기스타 민지아의 본모습은 미친년이었네?”하태윤이 빈정거리듯 말했다.여자인 민지아는 하태윤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조연아는 갑자기 나타난 하태윤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따라오지 말라고 했잖아요.”“걱정돼서 따라왔죠. 내가 안 따라왔으면 어쩔 뻔했어요?”하태윤은 조연아를 향해 눈을 찡긋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하태윤?”하태윤을 알아본 민지아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뭐야? 둘이 아는 사이였어?’그녀는 하태윤과 조연아를 번갈아보더니 갑자기 웃음ㅇ르 터뜨렸다.“오빠, 봤지? 이 여자 어장관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한다니까? 고 변호사한테 꼬리치더니 이번에는 톱배우 하태윤까지! 조연아는 원래 남자 없으면 못 사는 족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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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나 원래 여자는 안 때리는 사람인데, 그 입 한번만 더 놀리면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그는 손에 힘을 꽉 주었다.민지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에 빠진 눈빛으로 민지훈을 바라보았다.그의 돌발행동에 놀란 하태윤마저 당황한 표정으로 뒤로 뒷걸음질쳤다.“세상에나… 담당의 만난다고 늦게 왔더니 이게 다 뭐야? 지훈아, 너 지아한테 왜 이래? 무슨 일인데?”병실로 들어온 송진희가 민지훈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지훈아, 그거 놔. 그러다가 지아 정말 죽어!”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했다.“지아도 이제 우리 가문의 일원이고 네 동생이잖아. 그리고 네 약혼녀이기도 하고. 너 이러면 안 돼. 이 엄마가 바닥에 무릎 꿇고 빌어야 그만둘 거야? 네가 안중에도 차지 않아하던 전처 때문에 엄마랑 약혼녀에게 못된 짓 할 거야?”“하!”민지훈은 피식 냉소를 터뜨릴 뿐, 그만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조연아가 입을 열었다.“민지훈, 당신 아직 환자야!”상처 벌어지게 난리 피우지 말고 그만두라는 얘기였다.그녀의 한마디에 시뻘겋게 살기로 번뜩이던 그의 눈이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왔다.손을 내린 그는 음침한 얼굴로 민지아를 노려보며 말했다.“당장 꺼져!”송진희는 다급히 민지아를 부축하고 병실 밖으로 향했다.“지아야, 일단 나가자.”지금 상황에 민지훈을 더 자극해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민지훈은 그대로 하태윤을 지나쳐서 조연아의 앞으로 다가갔다.“손 아파?”“뭐… 뭐라는 거야?”앞뒤 다 잘라먹은 말에 조연아가 떨떠름한 얼굴로 되물었다.“아까 걔 때리면서 손 안 아팠냐고.”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시 말했다.당황스러운 질문에 조연아는 애써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아니, 아프진 않았고 아주 속 시원했어.”그건 진심이었다.“다치지만 않으면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세상이 무너져도 그가 다 커버할 것이다.조연아는 부담스러운 눈빛을 견디지 못해 화제를 돌렸다.“일단 밥부터 먹어. 또 식겠어.”“먹여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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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그래요.”하태윤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하태윤이 나간 뒤, 조연아는 반찬들을 민지훈이 먹기 좋게 가까이 가져다놓고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그의 입가로 가져갔다.“밥 먹어.”그가 해맑게 웃으며 입을 벌렸다.반면 조연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밥을 먹여주는 행동에만 집중했다. 민지훈도 말없이 그녀가 먹여주는 대로 받아먹었다.어느 정도 식사가 끝난 뒤, 그녀는 반찬통을 정리해서 테이블에 놓았다.“아까 보니까 하태윤 씨가 당신을 아주 신경 쓰던데.”민지훈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조연아는 담담한 얼굴로 대꾸했다.“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잖아.”“하, 라이벌이 또 생겼네.”그가 불만스럽게 인상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그 모습을 본 조연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래. 마음의 준비를 잘해야 할 거야. 나 좋다는 사람 정말 많거든. 하태윤 씨만 신경 써서 될 게 아니라고.”청순함과 요염함을 겸비한 완벽한 외모와 스타엔터 대표라는 신분까지 합치면 그녀와 연을 맺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리고 이건 민지훈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그러네. 감히 나 민지훈의 여자를 넘보다니! 하지만 날 이길 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자신감을 넘어 거만해 보이는 그의 말투에 조연아는 욕설부터 튀어나왔다.“미친놈!”말을 마친 그녀는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고리를 잡자마자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은 내 거야. 그래야만 해.”주도권을 과시하는 저 재수없는 말이 속절없이 차갑게 식었던 조연아의 마음을 두드렸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문고리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잠시 숨을 고른 그녀는 고저없는 목소리로 가장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야. 난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말을 마친 그녀는 문을 열고 도망치듯 병실을 벗어났다.하태윤은 병실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그를 보고 당황한 조연아가 물었다.“지켜준다고 아빠랑 약속했으니까요. 난 아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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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민지아 갑질에 대한 소문은 저도 들었어요.”같은 업계 사람이라 그녀에게도 이런저런 정보가 많이 들어왔다.“갑질 소문이 퍼진 게 하루 이틀이 아닌데도 팬들은 귀 막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아요. 한때 그렇게 잘나가던 하윤 씨도 그 여자한테 괴롭힘당하고 역할 빼앗기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지금도 두 사람 팬들이 인터넷에서 싸워대고 있다니까요.”하태윤이 웃으며 말했다.“누구요?”조연아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그녀는 스타엔터 대표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직 회사 내부를 파악하는데만 신경 썼다. 연예계 갑질 소문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지만 소속 연예인들과 연관된 일이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율 씨요. 드라마 찍었다 하면 시청률 1위는 보장하는 배우잖아요. 그러고 보니 연아 씨랑 외모가 많이 닮긴 했네요.”하태윤이 말했다.“하율 씨가 민지아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역할까지 빼앗겼다고요?”하태윤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네. 업계에서는 다 아는 비밀이죠. 하지만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다들 그러려니 해요. 하율 씨도 성격이 좋아서 조용히 넘어가고 싶어 하는 분위기더라고요. 그분이랑은 몇 번 작품을 같이 했는데 성격 진짜 좋아요.”“민지아 이년이!”조연아가 분노한 얼굴로 한숨을 토해냈다.“그런데 왜 그렇게 화를 내요? 설마 연아 씨도 하율 씨 팬이에요?”하태윤은 재빨리 그녀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타며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다.“무슨 여자가 걸음이 그렇게 빨라요? 아까 궁금한 게 있었는데… 아까는 왜 민지훈한테 그만하라고 한 거예요?”“그렇게 죽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요.”조연아가 솔직히 대답했다.“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설마… 그래서 민지아를 또 어떻게 괴롭히려고요? 연예계에서 매장시킬 거예요? 하지만 상대는 민씨 가문 양녀인걸요!”조연아는 말없이 버튼을 누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하태윤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녀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토록 매력 넘치고 그의 심장을 뛰게 하는 여자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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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괜찮습니다. 별말씀을요. ” 관계자분이 연아를 보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고 돌아갔다.연아는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 난 뒤 핸드폰을 꺼냈다. 액정이 깨지긴 했지만,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 없었다.집에 들어가 만두한테 전화하니 바로 받고 말했다. “아이고 아가씨, 인제야 전화 오네, 내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 인테넷에서 네가 매화마을에 있다고 하던데 내가 전화를 못 받았으니 마음이 놓일 리가 없지.”연아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괜찮아, 아무 일 없어. 그냥 너한테 전화할 수 없어서 이제야 짐 찾고 너한테 전화한거야.”“어디 다친 데는 없고?” 만두는 계속 물어보았다.“살짝 스치긴 했는데 괜찮아, 별문제 없어.”그는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휴... 다행이다. 네 목소리 들으니 마음이 놓이네.”“만두야, 그리고 회사에 무슨 일 있어?”“고변호사님, 조선생님 그리고 너희 막내 이모도 나한테 계속 전화하고 회사까지 찾아와서 네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기도 했어.”만두는 생각을 떠올리며 계속 말했다. “그리고 주주 몇 분도 너랑 연락되는지 물어보고 매화마을에는 왜 갔는지도 물어보길래 그냥 개인 사정이 있어서 갔다고 했어. 자세한 건 나도 모른다고 했어. 그러니까 더 이상 묻지도 않았고 회사 내부에는 그냥 별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근데... 아니다! ” 이때 만두가 갑자기 말을 돌렸다. “근데 뭐가? ”만두는 있는 대로 말했다. “네가 임천을 떠나고 나서 하율 아가씨가 회사로 매일 와서 우리 퇴근할 때까지 있다가 가고 그랬어.”연아는 그의 말을 듣고 놀라워했다. “하율이가? 왜 그냥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어?”“얘기했지. 태풍 때문에 네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했는데도 계속 기다리고 했어. 정말 고집은 너랑 똑같아. 아니, 사실 나도 궁금한 게 걔는 일로는 우리회사랑 아무 연관성이 없는데 왜 계속 오는지, 혹시 너랑 친구 아니야?”“내 여동생이야.”“뭐?” 만두는 놀라워했지만 목소리는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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