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101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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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그녀는 성격이 활발하고 우서진과 함께이니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신유리는 한쪽에 서서 할 일이 없자 스스로 가서 이미 꿰어놓은 꼬치 몇 개를 집어 판 위에 올려놓았다.신유리는 바베큐를 별로 먹지 않고 요리도 거의 안 해봐서 불 조절을 잘하지 못한다.  그녀는 탄 냄새가 나서야 음식이 다 타버렸다는 걸 알아차렸다. 마침 물건을 가지러 왔다가 냄새를 맡은 우서진이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냄새지?"  신유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탄 음식을 접시에 담아 버리려고 했지만, 눈치 빠른 우서진이 이를 바로 발견했다.그는 약간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유리 씨, 똥손이에요?”  접시를 든 신유리의 손이 살짝 멈칫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서진 얼굴의 혐오스러운 기색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후에 신유리에게 당한걸 아직 되돌려주지 못했으니 이런 기회를 자연스레 놓치지 않을 것이다.그는 접시 위의 탄 음식을 보고는 혀를 차며 말했다."그 현모양처 이미지는 준혁이한테 보여주는 거예요. 아니면 우진이한테 보여주는 거예요?"  그는 그녀의 모습이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그는 또 마침 신유리의 앞을 막고 서있었다. 신유라는 접시를 들고 무표정인 얼굴로 낮은 소리로 말했다."우서진 씨, 당신 진짜 사람 짜증 나게 한다고 말했던 사람 없어요?"  그녀는 눈썹조차 움직이지 않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그녀의 말에 우서진은 차가운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내가 그동안 당신한테 너무 예의를 갖췄죠?”  갑자기 높아진 언성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로 향했다.  정재준은 서준혁과 함께 그들이 이전에 참여했던 화인 그룹의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소리를 듣고 우서진과 신유리를 쳐다보았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서진 씨는 왜 유리 씨한테 유독 저럴까?”  그는 말을 마치고 서준혁과 우서진이 친한 친구라는 것이 생각나 어색하게 웃었다. 그가 서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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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빨리 와서 도와줘, 지음 씨가 다쳤어!”바깥의 어수선한 소리에,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갔다.  신유리는 순간적으로 차가워진 서준혁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는 바로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신유리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바깥을 바라보며, 그렇게 많은 사람이 나갔으니 자기 하나쯤은 빠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날씨가 흐리고 시선도 흐릿해져서 그녀가 나가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방 안은 순식간에 비기 시작했고, 몇 사람만 남아있었다. 신유리는 두리번 보았으나 다들 모르는 사람이었다.  때마침 이신에게서 문자가 왔다. 신유리가 이신의 문자에 답장하자마자 밖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돌아왔다.  방안은 또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머리카락이 빗물에 젖어 얼굴에 붙은 송지음의 모습이 마치 연약한 작은 백합꽃 같았다.  송지음은 서준혁에게 기대어 여러 사람의 보살핌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걸었다.  신유리는 그녀가 발이 다친 줄 알고, 이 많은 사람들을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조금 비켜주었다.송지음은 부축받으며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여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애써 웃음을 지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제가 걱정을 끼쳐드렸어요. 저는 괜찮아요.”정재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진짜 괜찮아요? 아니면 병원에 가서 검사해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는 걱정이 되었다. 오늘 그가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기 때문에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 책임을 질 수 없을 것 같았다.우서진도 말했다.“비 오는 데, 혹시 상처에 세균이라도 감염되면 어떡해. 준혁아 네가 데리고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의 말투는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자신의 관심을 확실히 표현했다.  신유리는 눈을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병원 갈래?”서준혁의 목소리였다. 그는 송지음의 손바닥 상처를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마치 그녀를 달래듯이 말했다.  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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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우서진은 대놓고 조롱하는 눈으로 신유리를 쳐다보았다. 그는 장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좋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준혁이 아직 안에 있는데 좀 자제할 수 없어?”  신유리는 이전에 우서진에게 오해를 받았을 때,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러는 것도 귀찮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담담하게 우서진을 쳐다보고는 장현에게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저한테 코트 가져다 달라고 하셨죠?”  장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그는 우서진과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는 정재준과 친분이 있어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서진이 신유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장현의 집안도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도 자연히 우서진과 껄끄러운 사이가 되기가 싫었다. 그는 신유리를 보며 말했다.“내가 가져다 달라고 하면 갖다줘? 온몸이 흙투성이면서, 내 옷에도 묻힌 거 아니야?”신유리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더럽다고 생각하시면 쓰레기통이 바로 옆에 있어요.”  장현은 그녀가 말대꾸를 할 줄 몰랐다. 그는 잠시 멈칫하다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우서진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했다.그는 차가운 눈으로 신유리를 보며 말했다.“이렇게 더러운 옷을 입고 무슨 낯으로 돌아다녀,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어디에서 온 동냥꾼인 줄 알겠어.”  신유리의 옷에 묻은 흙들은 다 송지음을 부축하다 묻힌 것이다. 사실 그렇게 많이 묻은 것도 아니었다. 하필 오늘 그녀가 입은 옷이 옅은 색이라서 유난히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다.  신유리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들과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러나 장현은 오히려 자신이 그녀에게 무시당했다고 생각하여 그녀의 팔을 붙잡고 날카롭게 말했다.“내가 가라고 했어?”신유리도 차가운 표정으로 막 말을 하려는데, 당구실 안에서 송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준혁 오빠, 아파.”신유리가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자,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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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송지음은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 그녀는 머리를 서준혁의 어깨에 기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사실이면 유리 언니랑 연우진 씨는 천생연분이야.”  서준혁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가 대충 응하자, 송지음의 입꼬리는 다시 올라갔다.  신유리는 구석에 앉아서 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차라리 이신에게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다. 어차피 할 일이 없으니, 자료라도 천천히 정리하려고 생각했다.  빗줄기도 잦아드는 추세고 연우진의 외투를 입고 있어서 신유리는 그리 춥지 않았다.  발소리가 들리자, 신유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서준혁이 휴대폰을 들고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통화를 하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냉담한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월요일 조회할 때 모든 자료를 볼 겁니다.”  그쪽에서 또 몇 마디 하자 서준혁의 얼굴은 더욱 차가워졌다.  신유리는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이미 시선을 거두고 계속해서 이신이 보내준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서준혁이 전화를 끊을 때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서준혁은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그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순간 바로 그걸 감지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가 걸치고 있는 외투에 시선을 두었다. 깊은 생각이 담긴 눈동자였지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신유리는 서준혁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시선을 돌려 계속해서 공기처럼 조용히 있었다.  서준혁도 인차 다시 당구실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신유리 혼자 남았다.  파티는 새벽이 되어서야 끝났다.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연우진도 당구실에서 나왔다. 연우진이 신유리에게 물었다.“졸려?”“너 피곤하면 내가 운전할게.”신유리가 말했다.그녀가 말하자마자 정재준이 다가와서 난처한 듯 연우진에게 물었다.“우진 씨, 장현이 차가 문제가 생겨서 그러는데 우진 씨가 좀 데려다줄 수 있어요?”  연우진이 이 중에서 그나마 성격이 제일 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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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신유리는 우서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차 안은 아주 어두웠다. 창밖을 내다보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우서진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좌석에 기대어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무언가 타이핑하고 있었고, 산만한 웃음도 두 번 정도 들렸다.그러고는 갑자기 눈을 치켜뜨고 건들거리며 서준혁에게 말했다.“준혁아 나 타임 광장에서 내려주면 돼. 일이 좀 있어서.”서준혁은 백미러로 그를 한 번 쳐다보며 물었다.“날 네 운전기사로 생각하는 거야?”“아니, 여자가 약속을 잡잖아.”우서진은 말하며 방금 자신과 약속을 잡은 여자의 음성메시지를 그에게 들려주었다.애교 넘치는 여자 목소리가 그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서진 오빠, 언제 와?”우서진이 놀기 좋아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서준혁은 앞쪽 길목에 차를 세우고 담담한 목소리로 우서진에게 말했다.“방소천처럼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 저지르지 마.”우서진이 말했다.“내가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  그는 말하고 차에서 내렸다.  찬바람이 빗줄기와 뒤섞여 순식간에 신유리의 얼굴에 흩날렸다.  그녀는 서준혁이 말하는 그 방소천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업계에서 소문난 바람둥이다. 얼마 전 그와 만났던 모델이 임신을 했는데, 죽자 살자 그에게 시집가려고 했다.  하지만 방소천은 그러길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죽겠다며 건물에서 뛰어내리려 했고, 일이 이렇게 커지자, 방씨 집안에선 어쩔 수 없이 방소천을 그녀와 결혼시켰다.  신유리는 고개를 들어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얼굴에 띈 차가움은 아주 잘 보였다.  그러나 곧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유리 언니.”송지음의 목소리에 신유리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송지음의 표정을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그림자만 흐릿하게 보였다.송지음은 잠깐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유리 언니, 언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고민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약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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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건물 관리인은 신유리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서준혁의 목소리가 들리자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윗집 수도관이 터져서 이 집을 점검해야 해요.”서준혁은 신유리를 쳐다보았다. 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말했다.“우리 집엔 문제가 없다니까요.”“저희는 안전을 생각해서 그래요.”관리인은 여전히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신유리는 내키지 않았다. 한밤중에 두세 명의 낯선 남자를 집에 들이는 건 조금 무서웠다.그녀가 다시 거절하려는데, 서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그래요.”  그는 말하고 바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도 함께 들어갈 기세였다.신유리는 그를 바라보니 한밤중에 깨어난 짜증이 밀려왔다.“지금 뭐 하는 거야?”“이 집을 누가 샀는지 잊은 거야?”서준혁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순간 신유리의 얼굴은 굳어졌고, 문틀을 잡고 있던 손이 꽉 쪼여졌다.  당시 이집은 서준혁이 편리를 위해 산 것이다.  그때 신유리는 화인그룹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았다. 그녀가 버스로 출퇴근하니 서준혁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이 집을 산것이다. 그리고 힘들게 그녀를 설득해 이 집에 들어오게 했다.  그때 그녀는 서준혁이 그저 매일 자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런다고 생각했다.  신유리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서준혁이 자신의 집에 들어가도록 내버려두었다.  바깥에서 바람이 불어 들어오자, 신유리는 갑자기 뭔가를 매우 분명하게 깨달았다.  지금 그녀의 집은 서준혁이 산 것이고, 그 뜻은 언제가 그가 이 집을 다시 뺏는다면 그녀는 지낼 곳도 없는 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관리인은 안에서 잠시 검사하고 바로 나왔다.서준혁은 맨 마지막에 나왔다. 그는 신유리를 흘겨보며 의미심장한 태도로 말했다.“그래도 머리는 있네. 안전 의식이 있는 거 보면.”  신유리는 그를 쳐다보며 침묵하다 이내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방에 돌아오긴 했는데 잠은 이미 다 달아났다.  그녀는 핸드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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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외할아버지는 어리둥절 했다.“멀쩡한 직장을 왜 그만두고 싶어?”  신유리가 인화 그룹에 머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서준혁 때문이냐...”  외할아버지는 서준혁과 신유리의 일에 대해 지난번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미 대충 알았다.  그는 신유리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아니에요.”신유리는 스스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할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그냥 몇 년 동안 계속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재미없어졌어요.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해 보고 싶어요.”  외할아버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 말하려다 멈췄다.신유리는 대화 화제를 돌렸다.“의사가 조만간 퇴원 준비해도 된대요?”  외할아버지는 그녀를 보며 한숨을 쉬고는 회사 일에 대해 더는 묻지 않았다.  신유리는 저녁때까지 병원에 머물렀고, 할아버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신의 감사 문자를 받았다.  그녀가 막 답장을 하려는데, 갑자기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그녀는 멈칫하다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한 중년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유리 씨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혜원 중개소입니다. 어젯밤에 주택 임대에 대해 문의하셨죠? 혹시 집을 임대 맡기고 싶으신 건가요, 아니면 임대하고 싶으신 건가요?”  신유리는 어젯밤 잠이 안 와서 부동산 어플을 훑어보다가 결국 계정까지 등록했다.그러자 그녀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저 집 구하려고요.”  “그럼 어떤 기준이나 아니면 마음에 드시는 집 있으신가요?”“좀 싼 거요.”신유리가 대답했다.그녀는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책상 위의 무늬를 바라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언제 들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중개인도 와서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말을 바꿨다.“그럼 카톡 추가할 수 있을 까요? 나중에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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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신유리도 더는 설명하지 않고 곧장 사무실로 돌아갔다.  서류를 금요일 전까지 모두 정리하여 제출하라고 하자, 사무실은 과연 우는 소리로 가득 찼다.양예슬은 얼굴을 찡그리며 신유리에게 물었다.“유리 언니, 서 대표님이 비서부에 무슨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걸까요? 예전에는 일주일이었는데 지금은 4일이네요.”  그러자 신유리가 말했다. “요즘 회사에서 몇 가지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어서 좀 바쁜 건 사실이에요.”사실이니 양예슬도 할말이 없어 한숨만 쉬었다.“서 대표님이 보너스를 주시는 걸 봐서라도 열심히 야근해야죠.”  신유리는 서준혁이 요구했던 서류 두 개를 그의 이메일로 보낸 다음, 카톡으로 그에게 알려줬다.  점심시간이 되자, 곽정희는 같이 밥 먹기 위해 신유리를 찾아왔다.  그녀는 훨씬 효율이 있었다. 식사 중에도 노트북을 챙겨 제출된 이력서를 선별했다.  화인 그룹의 직원 대우가 아주 좋기 때문에 매년 많은 졸업생이 화인에 들어오고 싶어 한다.  신유리의 휴대폰도 울렸다. 전화를 들어보니, 정재준의 생일에 찍은 사진들을 서로 전송해 주고 있었다. 대부분 우서진이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의 사진 찍는 스킬은 최악이었다. 찍힌 사진들을 보면 눈을 뜨고 봐줄 수가 없는 것들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단톡방에는 각종 욕설이 난무했다.“유리야.”한창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곽정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고개를 들었다.“왜?”곽정희는 눈을 깜빡이고는 자신의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봐, 내 말이 맞지? 송지음이 정규직으로 전환했어. 쥴리 언니가 직접 파일을 달라고 하잖아”  그녀는 쥴리가 막 보낸 메시지를 신유리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쥴리가 그녀에게 오후에 송지음의 파일을 찾아놓으라는 것이었다.  신유리는 슬쩍 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쥴리는 까다롭기고 유명한데, 만약 서준혁이 말하지 않았다면 쥴리는 송지음의 일에 적극적으로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건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신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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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신유리는 송지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별로 놀랍지 않았다. 그녀의 인턴 기간도 거의 끝나가니 말이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쥴리가 이미 파일 다 옮겨가지 않았어?”“자료는 아직 비서부에 있어. 부서는 옮기지 않았으니까.”서준혁이 말했다.  신유리의 미간이 흔들렸다. 송지음은 원래 화인 그룹의 비서부에 있었다. 나중에 서준혁에 의해 대표 사무실로 오게 된 것이다.  화인 그룹의 비서부와 대표 사무실 비서부는 두 부서로 나뉘어 있다. 신유리는 송지음에 대한 서준혁의 애정을 생각하면 진작에 옮겨 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지음의 인턴 보고서를 자신이 작성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녀는 눈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자신의 감정을 가렸다.  송지음이 부서를 옮겼는지 안 옮겼는지는 자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고, 자기 몫의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신유리가 서준혁의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송지음은 즐거워하며 말했다.“오늘 내가 저녁 살게요.”그녀가 나오자, 송지음은 눈을 깜빡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유리 언니도 같이 가는 거죠?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언니가 저 항상 데리고 다녔잖아요.”신유리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아니야, 너희들끼리 놀아.”“하지만 언니...”송지음은 그녀를 가로막으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기 왜 모두한테 저녁 사는지 몰라요? 나 정규직으로 전환했어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잘난척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말하고는 신유리의 팔짱을 끼며 친한척했다. 그러고는 또다시 밝은 말투로 말했다.“준혁 오빠도 저한테 가장 빨리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턴이라고 했어요. 유리 언니보다도 빠르다고.”  송지음은 말끝마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걸 강조했다. 그녀가 어느 방면의 정규직 전환을 말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축하해.”신유리가 말했다.  송지음은 원래 신유리 앞에서 제대로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녀의 한마디에 뭔가 김이 빠지는 느낌이어서 그닥 기쁘지 않았다.그녀는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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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쥴리는 송지음이 자신을 두어 번 부른 뒤에야 생각을 멈췄다.  그녀는 다시 송지음을 쳐다봤을 때 갑자기 지루한 느낌이 들어 샐러드 하나를 주문하고 앉아서 휴대폰을 보았다.  한편 신유리는 샤브샤브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젊은 인턴들의 모습을 따라 하며 머리를 묶고 소매를 걷어붙였다.양예슬은 사람들에게 더 주문하라고 얘기하고 있었다.“뭘 그리 어려워들 해요. 유리 언니가 쏜다는 데 많이 먹어야죠?”  비록 신유리가 회사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양예슬은 그녀와 함께 지낸 시간 동안 신유리가 사실 매우 심플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양예슬이 신유리에게 물었다.“유리 언니,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난 다 괜찮아요.” 신유리가 대답했다.  그들은 한참 동안 왁자지껄하게 떠들었다. 인턴들은 서로를 밀며 신유리에게 걸어왔다.신유리의 옆에 앉은 양예슬이 그 상황을 보고 물었다.“청아 씨, 유리 언니랑 할 얘기 있어요? 내가 자리 비켜줄까요?”“아니요.”맨 앞으로 밀려난 오청아는 얼굴이 붉어진 채 신유리를 쳐다보며 말했다.“유리 언니, 그동안 잘 보살펴 주신 것에 감사드리기 위해 제가 한 잔 따를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그녀의 말에 신유리는 바로 알아차렸다. 그들은 사실 정규직 전환 여부에 대해 물어보러 온 것이라는 걸.그녀는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일만 열심히 잘하면 돼요.”  역시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다. 오청아는 더 물어보기가 미안해서 몇 마디 다른 얘기를 하고는 자리를 떴다.  신유리는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해서 젓가락질을 몇 번 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아예 혼자 자리를 옮겨 룸의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신은 수시로 업무 진행 상황을 보내왔다. 신유리가 막 파일 하나를 클릭하자마자 외할아버지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가 오늘 밤 병원에 가지 않아, 외할아버지는 혹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걱정되었다.신유리는 휴대폰을 들고 룸에서 나와 좀 조용한 곳에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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