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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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신유리는 말하고 싶었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서준혁은 신유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자신을 과대 평가 하지마.”“오빠?” 코너에서 나온 송지음은 신유리를 보면서 말했다. “유리 언니,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빨리 와요.”송지음의 눈빛이 너무 적나라해서 신유리는 입술을 앙다물고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지 않았다. “빨리 갈게.”“언니가 오지 않는 줄 알았어요.” 송지음은 적나라하게 서준혁을 보면서 말했다.신유리는 송지음이 괜한 생각을 한다고 여겼지만 설명할 기운이 없어 룸에서 가방을 가지고 나오겠다고 했다.얼마후 강희성이 신유리의 가방을 가지고 나와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아, 미안해요. 당신이 까먹고 급하게 일어나길래 대신 가지고 나왔어요.”그러자 신유리는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가방을 건네받았다.강희성은 서준혁을 보면서 말했다. “준혁아, 지음 씨가 알레르기가 있는 것 같아서 병원 데려다주는 게 좋을 것 같아.”그러자 송지음은 소매를 걷어 팔에 난 여러 개의 빨간 두드러기를 보면서 투덜거렸다. “오빠, 아침까진 없었는데 아까부터 간지럽기 시작했어.”“혹시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는 음식 있어요?”“땅콩 알레르기가 있어요.”신유리는 땅콩잼이 있는 음식이 생각났다. 그녀가 식욕이 없고 마침 그 요리가 앞에 놓여 있어 몇 젓가락 먹어서 알고 있었다.강희성도 머리를 탁 치며 생각이 났는지 서준혁에게 물었다. “지음 씨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고 왜 말하지 않았어?”“네가 땅콩이 있는 음식을 시키는 걸 보지 못했으니까.”그들은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송지음을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 신유리는 같이 병원 갈 필요가 없다고 여겨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난 일이 있어서 먼저 호텔로 돌아갈게.”서준혁은 신유리를 한번 슥 보고 말했다. “맘대로.”지금 그녀는 다른 사람을 상대할 기력이 없어 서준혁의 말에 한시름 놓았다.그러나 송지음은 무슨 연유인지 미간을 찌푸리면서 그녀를 보고 물었다. “유리 언니,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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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신유리가 서준혁의 취미를 알기 위해 그의 친구들을 추가했지만 실제로 얘기를 나눠본 사람은 몇 안 된다. 그녀는 핸드폰을 보면서 고민하다가 이주휘를 삭제했다.잠도 오지 않고 머리도 깨질 듯이 아픈 신유리는 아예 침대에 기대어 앉아 그의 친구들을 하나씩 삭제하고 휴식을 취했다. 이때 벨 소리가 울려서 확인해 보니 서준혁의 전화였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인데...”서준혁이 그녀의 말을 끊고 물었다. “어느 호텔이야?”머리가 멍한 신유리는 서준혁이 묻자 호텔 주소를 말했고 정신을 차릴 때 전화가 끊겼다. 그녀가 물을 끓이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자 무표정한 서준혁이 보었다.“무슨 일이야?”그녀는 잠옷을 입고 있었고 땀이 나서 앞머리가 젖어 핏기 없는 얼굴에 붙어있었다.이런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서준혁은 기분이 나빴다. 신유리는 문 손잡이를 잡고 서준혁이 들어갈 수 없도록 막고 서있었다.서준혁은 온갖 생각이 들어 신유리를 한참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내가 오지 말았어야 했어?”신유리는 계속 손 잡이를 잡으면서 같은 말만 반복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그는 예쁜 눈매를 가지고 있었고 시선을 떨구면서 신유리를 바라봤다. “신유리, 네가 아직 화인의 비서라는 사실을 잊지 마.”신유리는 매우 피곤했고 몸에 힘도 없어 아예 손잡이를 놓고 방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이를 본 서준혁도 방으로 들어왔는데 열린 창문을 보자 걸음을 옮겨 창문을 닫았다.그녀는 열이 나서 짜증이 났는데 서준혁이 창문을 닫자 더 짜증났다. “창문 닫지 마, 갑갑해.”“밖에 비 와.”신유리는 그와 더 이상 논쟁을 벌이기 싫어 침묵을 유지하다가 목이 괜찮아지자 말했다.“늦은 시간에 와서 한다는 말이 고작 내가 화인의 직원이다?”서준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신유리를 바라봤다. “네가 화인의 비서로서 개인 사생활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려고. 화인의 체면이 깎이지 않게.”매서운 추위를 맞은 신유리는 서준혁의 시선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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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새벽 다섯시 반의 응급실은 사람이 적어 신유리는 접수를 마치고 진찰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미열이 40도 고열로 올라 호흡기관에 감염이 일어나 기침을 심하게 한 거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사는 수액을 맞으면 된다 했고 서준혁에게 처방전을 줄 테니 퇴원할 때 약을 받아 가라고 했다.서준혁은 미리 결제를 하려고 나섰다.“기다려.”간호사는 수액을 가져올테니 신유리더러 편히 누워있으라고 했다.병원 냄새를 싫어하는 서준혁은 결제를 하고 약까지 처방받아 온 후 간호사에게 대신 전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병원을 나섰다. 간호사는 신유리에게 수액을 놓으면서 물었다. “남자친구예요?”그녀는 고개를 흔들면서 낮게 말했다. “대표님이에요.”“그러시구나. 수액의 양이 많아서 화장실 가고 싶으면 남자분이 데려다주면 되겠다고 말하고 싶었어요.”신유리는 침이 천천히 혈관에 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아파서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마시고요. 화장실 가고 싶으면 뒤에 있는 벨을 눌러요. 그럼 간병사가 데려다줄 거예요.” 간호사는 당부의 말을 하고 자리를 떴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큰 수액 병을 바라봤다. 응급실에 사람이 적어 매우 조용했고 신유리는 수액을 맞으면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자세가 불편해 깊게 잠들지 않은 신유리는 어렴풋이 누군가 자기 앞에 잠시 머물렀다가 빠르게 떠나간 것을 느꼈다.그녀가 힘들게 눈을 뜨자 간호사가 옆에 있는 분에게 주사를 놓고 있었다. 신유리의 수액은 절반만 남아있었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자 벌써 일곱시였다.“깼어요?” 옆에 있던 간호사는 주사를 놓고 신유리에게 말했다. “수액 눌리지 않게 잠잘 때 조심해요.”신유리가 두 번째 수액을 다 맞을 때에야 서준혁이 돌아왔다. 그녀는 서준혁이 이미 떠났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아직도 병원에 있어 의외라고 생각했다.수액 덕분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서준혁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지만 서준혁은 수액을 보면서 물었다. “아직도 남았어?”“급한 일 있으면 먼저 가도 돼.”그는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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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전화를 받은 신유리가 말이 없자 이연지는 신유리가 거절한 줄 알고 조급하게 말했다. “엄마가 그냥 맛있는 거 해먹이려고 그래. 힘들게 출근하는 거 다 알고 있는데 어제는 말이 멋대로 나왔어. 유리야 화 풀어, 엄마가 미안해.”이연지는 마지막에는 울먹이면서 말했다.그러자 신유리는 눈을 질끔 감으면서 질렸다는 듯 말했다. “지금 병원이에요.”“응? 왜 병원에 있어? 내가 밥 챙겨서 병원으로 갈까?”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연지는 진심으로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 그러자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어서 말했다. “괜찮아요.”“유리야, 잠깐만 기다려. 미미 데리고 병원으로 갈게.” 이연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짐을 싸기 시작했다.이때 뒤에 있던 송지음이 갑자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나랑 접수하러 갈래?”신유리는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에 잠시 침묵했다. “주소 보내줘요. 내가 갈게요.”“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이연지는 기쁘게 말했지만 신유리는 이연지의 주소도 물어야 한다는 사실에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 뒤를 돌아보니 송지음이 서준혁의 팔짱을 끼면서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지만 신유리는 못 본체 했다. “일 있어서 먼저 갈게.”“유리 언니, 오빠가 같이 점심 먹자고 했어요.”그러나 신유리는 고개를 숙여 이연지가 보낸 주소를 보면서 거절했다. “말은 고마운데 둘이 먹어.” 그리고 서준혁을 보면서 다시 한번 말했다. “고마워.”그녀는 왜 서준혁이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줬는지 몰라도 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오전에 수액을 맞을 때 어제저녁 서준혁이 그녀가 몸이 좋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유리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자 서준혁이 신유리를 보면서 말했다. “딴 생각 하지 마. 네가 무슨 일 생기면 화인은 너네 집에서 기생하는 거머리들을 책임져 줄 수 없어.”이 말을 들은 신유리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송지음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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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이연지는 미미가 괜찮은 걸 확인하고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봤다. 신유리의 소매에 국물이 튄 걸 보고 황급히 티슈 두 장을 뽑아 닦아주었다. “아이고, 내가 움직이는 게 시원찮아서 국물이 다 튀었네.”“괜찮아요, 가서 옷 갈아입으면 돼요.”이연지는 신유리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옷 많이 비싸지?”그러자 신유리는 움직임을 멈추고 말했다. “와서 밥 먹으라고 불렀잖아요?”이연지는 백숙과 갈비찜, 소고기 볶음과 청경채를 준비했다. 그녀는 미미에게 밥을 먹여주면서 신유리와 말했다. “많이 먹어. 평소에 집에서 소고기도 먹지 않는데 너 먹이려고 일부러 아침 시장에서 사 왔어.”방금까지 고열이 있던 신유리는 식욕이 없어 채소만 깨작거렸다. 하지만 이연지의 말을 들은 후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신유리가 음식을 먹지 않자 이연지는 소고기와 갈비를 집어 그녀의 앞접시에 놨다.“많이 먹어, 어릴 때 엄마가 해주는 음식 좋아했잖아.”이연지가 신유리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쓴다는 걸 알아서 젓가락을 놓으면서 말했다. “무슨 일인데요? 그냥 말하세요.”그러자 이연지는 음식을 집던 움직임을 멈추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 일도 없어. 그냥 밥 한 끼 해먹이려고 부른 거야.”사실 신유리는 이연지의 불안과 허탈한 감정을 알아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밥을 먹은 후 이연지는 설거지를 했고 미미는 방으로 돌아가서 자고 있었으며 신유리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이연지가 무슨 일 때문에 부른 건지 잘 알고 있었지만 이연지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에서 나온 이연지는 신유리에게 물을 건네주며 옆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유리야, 네가 성남의 큰 회사에 출근하는데 그날 본 그 남자가 너희 대표님 맞지?”신유리가 짧게 대답하자 이연지는 이어서 물었다. “네가 대표님한테 잘 말해서 주 아저씨 경찰서에서 꺼내줄 수 있겠니? 이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뒤에서 뒤에서 호박씨 까.”그녀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더 피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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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이신은 핸드폰을 거두며 말했다. “너와 협업하는 날을 기대할게.”“나도 기대 돼.”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제를 전환했다. “이곳에서 힘든 일 있어?”“왜 그렇게 물어?”“얼굴에 훤히 보여서. 네가 시한에 있을 땐 이 정도로 수척해 보이진 않았거든.”이에 신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만졌다. “괜찮으면 나한테 털어놔도 돼.”그러나 신유리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신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고 물었다. “저녁 같이 먹을래? 곡연도 있어.”“저녁에 병원에서 수액 맞아야 해서 너네끼리 놀다 와.”이신은 신유리를 자세히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다른 사람들은 출장 간 김에 여행이라도 하는데 넌 오히려 벌받는 것 같다?”그는 처음으로 장난기 가득하게 신유리와 말했다. 이신이 워낙 본판이 잘생겨서 이렇게 웃으니 올라간 여우 눈에 부드러움이 보이면서 사람을 집어삼킬 것 같았다.하지만 이신의 웃음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평소로 돌아온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연락 주기 전에 연우진이 나보고 너 케어 잘하라고 신신 당부하더라. 네가 이렇게 성남으로 돌아가면 연우진이 내가 너 괴롭힌 줄 알아.”“넌 연우진과 사이 좋아?”“우진이가 얘기 안했어?” 이신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내 동생이야.”신유리는 연우진과 이신의 관계를 몰라 멍해있었다. 마침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그녀가 수액을 맞으러 가야 한다고 설정한 알람이었다. “그럼 고민해 보고 연락할게. 지금 병원 가야 해서 이만 일어날게.”“아, 맞다.”몇 걸음도 채 걷지 않은 신유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말했다. “테이블에 놓인 케이크는 손 대지 않았으니까 괜찮으면 네가 먹어. 그리고 다른 디저트도 먹고 싶으면 시켜.”이신은 어이가 없었다. “날 여자애 취급하는 거야?”신유리가 병원에 도착할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녀는 수액을 맞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아침에 본 간호사가 수액을 놔줬다. “아침에 본 그분이군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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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신유리는 송지음이 가엽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녀는 손에 묻은 핏자국을 닦고 고개를 들어 송지음 손에 있는 알콜솜을 보면서 말했다. “알레르기 있으면 쉬어.”그러자 송지음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유리 언니, 난 언니가 너무 걱정돼요.”“응 고마워, 지금은 괜찮아.”신유리는 송지음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송지음도 신유리의 거절을 눈치채 이빨을 꽉 물었다. “근데 언니가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있는데 언니 어머니가 와서 돌봐줘야 하지 않아요?”그리고 손에 있는 밴드를 가리키면서 이어서 말했다. “난 오빠가 같이 있어도 아픈데 언니 혼자 있으면 굉장히 불편할 거예요.”“친구 있어서 괜찮아.”이에 송지음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 “친구가 합정에 있다고요?”“응.” 짧게 대답한 신유리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송지음 앞에서 불쌍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게 웃겼다. 한숨을 쉬고 떠나려는데 송지음이 환하게 웃으면서 불러 세웠다. “유리 언니 그 친구 불러서 같이 밥 먹어요.”송지음은 친구가 있다는 말이 체면을 위해 지어낸 핑계라는 걸 알고 있어서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고의로 서준혁의 소매를 잡아 당기며 물었다. “오빠 같이 밥 먹자, 응?”서준혁은 셔츠를 팔꿈치까지 말아 올려 팔 근육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는 송지음의 약봉지를 들고 있었고 신유리를 보면서 무심하게 말했다. “그래.”“그럼 언니가 편한 시간에 볼까요?”신유리는 송지음이 마음대로 잡은 약속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거절하려는데 서준혁이 한마디 거들었다. “나도 어떤 친구인지 보고 싶네.”이에 신유리는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내뱉지 않고 다른 말을 내뱉었다. “걔 요즘 바빠.”“설마 밥 먹을 시간도 없어요?” 송지음은 신유리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고 표정을 하나라도 놓칠까 봐 빤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신유리가 웃음거리가 되길 바랐다.오전에 병원에서 서준혁과 같이 있는 신유리를 본 후 송지음은 그녀가 곱게 보이지 않았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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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그러나 신유리가 잘못 생각했다.이신은 업무능력이 강하고 고객과 미팅할 때 주도적으로 미팅을 이끌며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많았다.이번 고객은 문화 예술 쪽을 책임지고 있는 유 주임인데 그는 긍정의 눈빛으로 이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사장 실력이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뜬 소문이 아니었구먼.”이신은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놓인 자료를 신유리 앞으로 밀면서 낮게 당부했다. “순서대로 정리하면 돼.”자료는 모두 최근 몇 년간 존재한 금융업계 큰손들과 그들이 맡은 케이스였다. 그중 한 명은 신유리가 비즈니스 때문에 서준혁과 같이 갔다가 만나 뵌 적이 있었다.“네 기획서는 시간을 따라 추진되는데 이 사람들의 경력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하는 거야? 설마 내가 뭐 하던 사람인지 잊지 않았지?”셀렉한 자료들은 모두 유명한 큰손들과 그들의 케이스였다. 신유리도 금융업계에서 오랫동안 몸담고 있어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빠르고 깔끔하게 자료를 정리하고 이신에게 건네주었다. 이때 이신은 유 주임과 자신의 설계 이념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신유리가 건네주는 자료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감정을 추스르고 금세 유 주임과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갔다. 유 주임은 타임라인에 따라 정리가 잘 된 자료를 보면서 또 한 번 이신에게 감동받았다. “이 사장은 성의를 담아 이번 미팅에 응해줬군. 역시 파트너를 잘 찾았어.”그러자 이신도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임님께서 만족하시면 그걸로 된 거죠.”미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열한시쯤에 마무리 되었다. 유 주임은 환하게 웃으며 같이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지만 이신은 거절했다. “저희는 돌아가서 방안을 수정해야 해서 식사는 다음에 하시죠.”미팅 장소에서 나가자 송걸이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곡연이 혼자 병원에 있어서 병문안 갈게요.”그러자 작업실의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가겠다고 보챘다.“나도 가도 돼?”신유리도 같이 가겠다고 동참하자 이신은 혀를 차며 아예 다 같이 병원으로 가자고 제안했다.마침 신유리가 수액을 맞은 병원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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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서준혁은 신유리를 보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뭐 필요한데?”그러자 서준혁은 앞에 놓인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친구 만나서 밥 먹을 시간이 있는 걸 보니 일은 대충 마무리됐나 봐?”이때 옆에 있던 이신이 신유리 대신 말을 받았다. “서 대표님 회사는 직원한테 대체로 관심이 많으시나봐요. 직원 밥 먹는 것도 다 물어보고.”이신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서준혁이 쓸데없는 일까지 상관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신 성격이 좋아서 그에게서 이런 말을 처음 들은 신유리는 놀랐다.이에 질세라 서준혁이 대꾸했다. “당신도 비슷하네요.” 방 안의 분위기는 다운되었지만 웨이터가 분위기를 깨면서 말했다. “실례합니다. 저희 레스토랑의 메인 요리가 괜찮은데 한번 드셔보시겠어요?”신유리는 메뉴판을 웨이터한테 넘기면서 웨이터의 안배에 따랐다. 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지고 떠나자 송지음이 신유리를 불렀다.송지음은 손을 얼굴에 받치면서 궁금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봤다. “유리 언니, 언니랑 언니 친구는 합정에서 알게 됐어요?”이렇게 물었지만 송지음은 확신에 차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비치는 기쁨이 그렇게 말해주었다.오히려 신유리가 되물었다. “합정에서 만난 게 문제 있어?”“아니요. 그냥 유리 언니가 사교성이 정말 좋다고요. 난 내향적인 편이라서 그런지 오빠 없이는 밖에 잘나가지도 못해요.”한마디로 송지음은 신유리가 사생활이 난잡하다고 에둘러서 말하고 있었다. ‘사생활이 난잡한 게 아니면 합정에 있는 짧은 시간에 어떻게 새로운 이성 친구를 만날 수 있겠어.’이에 신유리는 테이블에 놓인 에이드를 마시면서 차분히 반격했다. “비서실에 있은지도 꽤 됐는데 아직도 사교성이 없는 건 반성해야지.”이렇게 반격할 줄 몰랐던 송지음은 가감 없이 불쾌함을 드러내고 신유리와 서준혁을 번갈아 보면서 억울하게 말했다. “더 노력할게요, 유리 언니.”송지음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신유리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말로만 노력하겠다고 하지 마. 비서실에 이쁘고 능력 있는 인턴들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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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이연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신유리를 봤다. “진짜?”신유리는 이연지를 끌어올리려고 했으나 이연지 힘이 너무 세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얼마 후 이연지가 일어나면서 신유리의 손을 다급하게 잡았다. “유리야, 엄마가 미안해. 그래도 미미는 내가 키웠잖아....”신유리는 이연지의 말을 듣는 와중에도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그러자 이연지는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의사 선생님이 미미는 신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한 달에 400-500만 원이 드는데 내가 어떻게 감당하겠어.”이 말을 들은 신유리는 이연지의 손을 뿌리쳤다. “의사선생님 찾아볼게요.”“네가 가도 똑같은 말만 할 거야.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니!”신유리는 이연지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병동에서 나가자 이신이 쫓아왔다. “신유리.”그녀는 지금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미안, 못 볼 꼴 보여줬네.”오히려 이신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아는 친구가 혈액과에 있는데 소개해 줄게.”“고마워.”“연우진이 너 잘 챙기라고 신신당부하더라. 그리고 너도 날 도와줬잖아.”이신은 신유리가 오전에 자료를 정리해 준 일을 말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안색이 좋지 않았고 웃을 힘도 없었다. “내가 없어도 너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어.”이신과 신유리는 말하면서 진료실에 도착했다. 주치의는 미미의 병이 선천적인 병이라 현재 상황에서는 신약을 먹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주치의가 덧붙여서 말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영양성분도 보충해 줘야 해요. 미미는 빈혈과 저혈압이 있고 철도 많이 부족해요.”신유리와 이신이 병동으로 돌아왔을 때 송지음과 이연지만 있었다. 이연지는 신유리를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말이 맞지?”병상에 누운 미미를 바라보는 신유리의 귓가에 의사 선생님 말이 맴돌았다. “왜 미미가 영양실조에요?”이연지는 멈칫하다가 해명했다.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미미가 영양실조라니.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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