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님은 딸바보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90
378 챕터
제81화
돌아가려는 순간 임찬혁의 휴대폰으로 낯선 번호가 들어왔다.“여보세요. 임찬혁 씨, 장호민입니다.”전화기 저편에서 젠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살려주신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윤 회장님께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십니다.”“그리고 윤 회장님이 유신 뷰티 컴퍼니에서 생산한 회춘단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계시니 내일 혹시 시간 되시면 제가 호텔 앙떼에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장호민은 시장의 기세를 내려놓고 더없이 정중하게 말했다.임찬혁이 윤운철을 구한 것은 장호민을 구한 것과 마찬가지다.그는 이미 임찬혁에 대해 조사를 끝냈으며 유신 뷰티 컴퍼니가 겪고 있는 어려움도 모두 알고 있다.유신 뷰티 컴퍼니가 송씨 가문에 눌리고 있으니 윤운철은 임찬혁에게 보답도 할 겸 유신 뷰티 컴퍼니와 협력해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좋아요!”임찬혁은 시장인 장호민이 이렇게 직접 그에게 연락할 줄은 몰랐다.워낙 용호파의 힘을 빌어 유신 뷰티 컴퍼니를 구하려고 했는데 윤운철이 손을 내밀다니.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기업가인 윤운철의 도움을 받는다면 송시후는 언급할 가치도 없기에 그는 바로 승낙했다.“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유효진은 문자를 확인하더니 다급히 말했다.“이림이 또 발병했대요. 빨리 가서 치료해 줘요!”방금 손이림은 그녀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는데 임찬혁에게 빨리 돌아와 병을 치료해달라고 했다.“그럴 리가요. 병은 이미 다 나았을 텐데?”임찬혁은 의아했다.비록 선천성 한증이 불치병이라 하지만 귀문십삼침으로 치료했다면 더는 발병하지 않는다.그런데 발병이라니?“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어요. 빨리 가 봐요.”유효진이 재촉했다.그녀는 임찬혁이 교도소에서 계통적인 의술을 연마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하여 손이림이 다시 발병했다는 말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래요.”임찬혁은 할 수 없이 승낙했다.두 사람은 두 갈래로 나뉘어 움직였다.유효진은 먼저 연우를 데려다준 뒤 회사 일로 나갔고 임찬혁은 손이림이 있는 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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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워낙 사람의 넋을 빼앗는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그녀가 이런 표정을 지으니 아마 하늘 아래 어떤 남자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아니. 별일 없으면 이만 간다.”임찬혁도 견디기 어려워 다급히 떠나려고 했다.임찬혁의 당황한 표정에 손이림은 뛰어날 의술에 무술 실력까지 겸비한 이 남자에게도 수줍은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만약 다른 남자였으면 벌써 달려들었을 것이다.이런 모습에 손이림은 임찬혁이 바로 그녀의 운명이라고 더욱 확신했다.그런데 임찬혁은 두 발짝 걷다가 갑자기 되돌아왔다.“왜? 아쉬워?”손이림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거만하게 말했다.“나 준다고 했는데 기회를 놓친 건 너야. 이젠 내가 싫어.”임찬혁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보답하겠다며? 부탁 하나만 들어줘.”손이림은 또 실망했다.되돌아온 이유가 고작 이거라고?이렇게 매혹적인 그녀가 유혹하는데 흔들리지 않는다고? 매력이 부족한 걸까?“부탁이 뭔데?”손이림은 궁금한 듯 물었다.“한약재 좀 찾아줘. 보선왕, 인삼정 그리고 용혈석.”임찬혁이 말한 한약재는 모두 경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다.비록 보잘것없어도 송씨 가문에 내력절정 무사가 나타났고 용국에는 더 많은 숨은 고수들이 존재한다.이제 그는 용호파의 지존으로 앞으로 더 많은 위험에 처할 것이다.그러니 경맥을 회복해야 더 강해져 어머니와 유효진, 그리고 연우를 지킬 수 있다.손이림은 명문가 아가씨로 식견이 넓을 테니 어쩌면 그에게 한약재를 찾는 데 필요한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른다.“그건 어디다 쓰게?”손이림은 아름다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임찬혁이 말한 한약재들은 전부 인형태세와 같은 레벨의 물건으로 심지어 그녀가 들어보지 못한 것도 있었다.“쓸 곳이 있어서 그래. 만약 이 약재들에 대한 단서라도 있으면 나한테 알려줘. 내가 직접 사러 갈게.”임찬혁은 약간 기대에 차서 말했다.“알아봐 줄게. 보선왕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알려줄 수도 있지만 조건이 있어.”임찬혁은 마음이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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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그렇다면 나랑 술 마시러 가자.”손이림은 방문을 닫더니 임찬혁을 잡아당겨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뒤 빨간색 페라리 488에 시동을 걸었다.차가 출발하자 임찬혁은 무수한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받았다.보통 재벌 집 도련님들이 페라리를 운전하고 조수석에 미녀를 태웠다.하지만 지금 미녀가 페라리를 운전하고 조수석에는 기생오라비 같은 남자가 타고 있었다.보아하니 호스트바 선수다.하지만 그들이 납득할 수 없는 건 운전석 여자가 뚱뚱한 아줌마가 아닌 경국지색의 미녀라는 점이다.사람들은 한바탕 한탄하며 하늘을 원망했다.저런 최고급 미녀라면 스폰이 아니라 오히려 스폰서가 되어도 너무 좋다.이윽고 페라리는 ‘밤의 어둠’으로 도착했다.이곳은 강주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인데 화려하고 웅장한 인테리어는 마치 궁전을 연상케 한다. 입구에는 평소에 보기 힘든 수십억, 혹은 수백억 가치를 자랑하는 외제 차들이 줄지어 있었다.손이림은 주차를 마치고 임찬혁과 함께 클럽으로 들어갔다.클럽에 들어서니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고막을 자극했고, 댄스 스팟에는 야한 차림의 남녀들이 몸을 흔들며 청춘을 즐겼다.그들이 등장하자 수많은 시선이 손이림에게로 향했다.손이림은 수입 와인을 주문해 두 사람의 컵에 따랐다.“내 병 치료해 줘서 고마워.”손이림이 술잔을 들고 말했다.“별거 아니야. 이젠 보선왕의 행방에 대해 말해줄 거야?”임찬혁은 와인을 원샷하더니 보선왕의 행방에 관해 물었다.사실 이것이 그의 최대 관심사다.“강주부 창고에 하나 있다고 들었어. 얻으려면 아주 간단해.”“한 달 뒤 열리는 용무 대회에서 강주의 탑이 된다면 강주부 창고에서 원하는 걸 하나 얻을 수 있어. 그때 바로 보선왕을 선택하면 되지 않겠어?”손이림이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강주부 창고에 보선왕이 있다고?임찬혁은 너무 좋아 활짝 웃었다.용무 대회에 대해 들은 적 있지만 모두 정부에서 개최하는 대회라 참가자가 아니면 재벌가 사람들만 관전할 수 있다.일반 백성은 용무 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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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강주부 창고에 보선왕이 있으니 국고에는 더 귀한 것들이 많을 거야. 만약 전국에서 탑을 찍는다면 정말 할만하네.”손이림이 준 정보에 임찬혁은 잔뜩 흥분했다.“손이림 씨 덕분에 많이 알게 되었으니 내가 한잔 권할게.”임찬혁은 감격에 겨워 술잔을 들고 말했다.비록 지금 돈도 있고 실력도 있지만 견식은 이런 재벌 집 아가씨를 도저히 따를 수 없다.“친구 사이에 왜 손이림 씨야? 한 번만 더 그따위로 부르면 나 술 안 마셔.”손이림은 콧방귀를 뀌며 두 손으로 팔짱을 꼈고 워낙 탐스러운 가슴은 더 풍만해졌다.“그래...... 이림아!”임찬혁은 하는 수 없이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두 사람이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분위기를 망쳐버렸다.“돈 없으면 집에 찌그러져 있을 거지. 미인과 함께 클럽에서 고작 이거나 마시고 있었어? 이걸 누구 코에 붙여?”베르사체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가 다가와 경멸하는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다른 테이블에는 각종 양주가 가득 차려져 있는데 임찬혁의 테이블에는 고작 와인 두 병만 놓여 있으니 너무 초라해 보였다.“얼마를 마시던 네가 무슨 상관이야?”임찬혁은 바로 맞받아쳤다.다른 테이블처럼 떼를 지어 온 것이 아니기도 하고 술에 취하려고 온 것도 아닌데 와인 두 병이 뭐가 어때서?“쳇, 거지가 입만 살았네?”남자는 손이림을 훑어보더니 가슴을 치며 패기 있게 말했다.“예쁜이는 우리 킹스 테이블에서 우리랑 한 잔 안 할래? 전부 재벌 집 도련님들이 모였는데 말이야. 마침 4대 명문가의 주천우 도련님이 우리 예쁜이랑 친해지고 싶다네?”남자는 킹스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그곳에는 남녀가 떼 지어 있었는데 다들 옷차림이 화려하고 분위기가 비범했다. 한눈에 봐도 재벌가 자제들이다.센터에 앉은 젊은 남자는 뚜렷한 이목구비와 거만한 태도에 타고난 고귀함을 지니고 있었다.비록 사람들 속에 앉아있지만 한눈에 봐도 신분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이때 남자는 술잔을 들어 젠틀하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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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손이림은 임찬혁의 손을 잡고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올린 채 임찬혁에게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가까운 거리에서 손이림의 향기는 임찬혁의 가슴에 스며들었다.고개를 숙이니 희고 깊은 가슴골이 눈에 들어와 다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손이림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마음에 들어?”손이림이 갑자기 물었다.“미안. 일부러 본 건 아니야.”임찬혁은 난감한 듯 멋쩍게 웃어 보였다.“보지 말라고 한 적 없어. 내 남자가 되어주면 어디라도 다 보여줄게.”손이림의 매혹적인 미소는 임찬혁의 마음을 간지럽혔다.그녀는 일부러 더 가까이 다가와 옷깃 안의 탐스러운 풍경을 임찬혁에게 보여주었다.“너 이거 불장난이야. 난 참을성 없어. 이러다가 내가 참지 못하면 손해보는 쪽은 바로 너야.”임찬혁은 약간 목이 타들어 갔다.“손해보는 게 복이지 뭐. 난 손해보는 거 좋아해. 오늘 집에 가지 말고 내가 있는 호텔로 갈래?”손이림은 일부러 도발했다.“켁켁!”임찬혁은 완전히 패배했다.손이림이 고려시대에 태어났다면 반드시 나라와 백성을 해치는 존재일 것이다.하지만 임찬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울 명문가의 아가씨가 왜 그를?“그만 추자.”임찬혁은 손을 내려놓았다.이대로 계속 춤을 추다가 정말 실수라도 할 것 같았다.테이블로 돌아가려는데 주천우가 잔을 들고 찾아왔다.“반가워. 난 주천우야. 강주 명문가 조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 자산은 대략 2조 정도?”“이렇게 아름다운 여성 옆에는 이런 보통 인간이 어울리지 않아.”주천우는 경멸의 기색이 역력해서 말했다.그가 말한 보통 인간은 당연히 임천우를 가리킨다.이내 그는 뒤쪽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펑펑펑!”갑자기 꽃 폭죽이 터지면서 클럽은 화려하고 로맨틱하게 변했다.“오늘은 주천우 도련님께서 여러분을 위해 술을 쏩니다! 마음껏 즐기세요!”DJ의 외침과 함께 술집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주천우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다.이것 또한 그가 손이림을 손에 넣기 위해 정성껏 준비한 것이다.“주천우 만세!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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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그녀는 명문가 아가씨의 아우라를 풍기며 차가운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임찬혁과 대화할 때의 온화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얼굴 좀 반반하다고 순진한 척하네?”주천우는 푸르딩딩한 안색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수백억을 날리며 재력을 과시해 그녀를 손에 넣으려고 했는데 상대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주천우는 수백억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거절했다고 순진한 척하는 거라면, 네가 꼬시면 다 넘어가 줘야 해?”손이림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싸늘하게 웃었다.“흥! 나 주천우가 어떤 여자를 못 놀아봤겠어? 너 지금 이거 순진한 척하면서 돈 더 뜯어내려는 수작 아니야? 결국은 매춘부나 다름없는 여자네.”“좋아. 기회 줄 테니까 어디 대담하게 말해 봐. 하룻밤에 얼마야?”주천우는 거칠고 까칠하게 말했다.“미친......”손이림의 차가운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찼다.그녀에게 있어 이런 말은 그야말로 치욕이다.가출한 그녀 옆에는 경호원도 없으니 아무리 상대가 까불어도 어쩔 수 없었다.“왜? 내가 정곡 찔렀어?”손이림이 버럭 화를 내자 주천우는 만족스러운 듯 계속 그녀를 모욕했다.“퍽!”하지만 말을 끝낸 주천우는 순간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저만치 날아가 버렸다.“손이림 씨는 내 친구니까 입 함부로 놀리지 마.”임차혁은 손바닥을 털며 강력한 아우라를 발산했다.순간 장내가 시끌벅적해지더니 다들 경악했다.명성이 자자한 조씨 가문의 도련님에게 맞서다니, 그것도 경주에서?다짜고짜 주천우에게 주먹을 날렸으니 죽고 싶어 환장한 놈인가?손이림은 감격에 겨워 임찬혁을 슬쩍 쳐다보았다.주천우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바닥에서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이 새끼가!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주먹질이야?”“내 말 한마디면 너 이 지구에서 완전 아웃이야!”어딜 가나 사람들의 추앙을 받던 주천우는 태어나서 처음 누군가에게 폭행당했다.정말 굴욕이다.“복수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좋아. 하지만 후회하게 해준다고 약속하지.”임찬혁은 주천우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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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이때 임찬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바로 전 와이프 하정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다.임찬혁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정연과 정우명은 전에 이미 멜튼 호텔에서 그에게 참교육을 받은 적 있었다.그런데 또 연락한 이유는? 교육이 부족했던 걸까?“할 말 있으면 빨리하고, 없으면 절로 꺼져.”전화를 받은 임찬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임찬혁, 유효진과 결혼했다고 지금 유세 부리는 거야? 유신 뷰티 컴퍼니 곧 파산이야. 그러니까 빨리 다음 여자나 찾아두지 그래?”하정연은 싸늘하게 말했다.“솔직히 말할게. 사실 나 우명 씨 여자가 됐어. 넌 이젠 나한테 안 돼.”전에 하정연은 임찬혁이 유신 뷰티 컴퍼니의 부사장이 됐을 줄 생각도 못 하고 손쓸 겨를도 없이 얻어맞았다.그러다 정우명의 말에 의하면 임찬혁을 벼르고 있는 미스터리한 거물이 이미 송씨 가문에 고수를 보냈으니 힘을 합쳐 임찬혁을 상대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유효진이 아무리 대단해도 절대 송시후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게다가 유신 뷰티 컴퍼니는 파산 직전이다. 때가 되면 그녀는 임찬혁에게 제대로 복수해 설욕할 것이다.“이런 개소리나 씨불이려고 전화했어?”임찬혁은 싸늘하게 말했다.“확실하게 말하는데 잘 들어. 송시후는 절대 유신 뷰티를 건드릴 수 없어. 그러니까 넌 내 일에 신경 끄고 계속 송시후의 개로 왈왈 짖으며 살아.”“하하, 자기 엄마도 지키지 못하는 주제에 허세는?”‘송시후의 개’라는 말은 하정연의 정곡을 찔렀다.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내가 전화한 건, 너한테 말할 게 있어서야. 네 엄마 당장 죽게 생겼어.”“뭐라고?”임찬혁은 신경이 곤두섰다.“감히 우리 엄마 손끝이라고 건드려 봐. 네 가족 전부 죽여버릴 거야.”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용의 역린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죽음이다.그리고 임찬혁의 어머니가 바로 그 역린이다.임찬혁이 화를 내자 하정연은 깔깔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니라, 온씨 가문 온세리야.”“음주 운전으로 네 엄마 아주 아작을 냈는데 귀찮아질까 봐 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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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상대는 바로 양홍선의 주치의, 강해도.“찬...... 찬혁아......”양홍선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임찬혁의 이름을 되뇌었다.화장 시설의 직원은 머뭇거리며 말했다.“아직 숨이 붙어있는데 어떻게 산 채로 화장합니까?”죽은 사람을 화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산 사람은 처음이다.“입 다물어요! 환자는 이미 죽었어요. 몸에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니 당장 화장해야 한다고요!”강해도는 주치의라는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그들에게 명령했다.온세리는 강해도에게 1억을 주며 반드시 양홍선을 죽여 모든 진실을 덮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여 그는 한시라도 빨리 양홍선을 화장하려고 했다.“네네네......”화장 시설의 직원도 더는 반박하지 못하고 양홍선에게 흰 천을 씌워 화장 시설로 옮기려고 했다.“그만!”이때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임찬혁과 손이림이 성큼성큼 들어왔다.“당신 뭐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와? 당장 나가!”“저기 누워 계신 분의 아들. 살아 계시는데 화장하라고?”흰 천을 거두니 양홍선이 입가에 피를 머금은 채 기절해 있었다.하지만 분명 숨이 붙어 있는 상태다.“당신이 뭘 안다고 소란이야? 이 환자 당장 죽을 거야. 게다가 몸에 아주 위험한 바이러스가 있으니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얼마나 엄중한 후과를 만들지 당신이 알기나 해? 당신이 다 책임질 거야?”말을 끝낸 강해도는 손을 뻗어 양홍선의 산소 튜브를 뽑으려고 했다.“죽을래?”임찬혁은 강해도의 팔목을 움켜쥐고 힘껏 비틀었다.바이러스는 무슨, 이건 분명 핑계다.“바득!”경쾌한 소리와 함께 강해도의 팔목은 바로 꽈배기가 되어버려 살갗이 찢기고 뼈가 드러 나오고 피를 철철 흘렸다.“으악!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나 이 병원 펠로우야! 경비원 어딨어? 당장 이 자식 잡아!”강해도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문밖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너 같은 짐승이 의사가 될 자격이 있어?”임찬혁은 강해도를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고 강해도는 그 자리에서 어금니 몇 대가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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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이분은 손씨 가문의 아가씨야! 우리 병원의 주인이란 말이다!”원장은 겁에 질려 온몸을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강해도가 손이림을 건드리다니.강해도는 순간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입을 크게 벌렸다.눈앞의 미모의 여인이 손씨 가문 아가씨라고?왜 서울에 있지 않고 이런 누추한 곳까지 왔을까?끝장이다.“내 친구 어머니 아직 살아계신 데 치료도 안 하고 화장하라고?”손이림은 싸늘한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그 말에 병원장은 온몸에 경기를 일으켰고 강해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온세리 씨가 부탁했어요. 나한테 돈 주고 양홍선 환자 죽이라고 협박했다고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 매장해 버린다기에 어쩔 수 없이 그랬어요!”강해도는 후회막급했다.이제 직장을 잃을 뿐만 아니라 형사 책임도 지게 생겼으니 이번 생은 망했다.그 말에 손이림은 더 버럭하며 병원장에게 따졌다.“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 거예요?”병원장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해직시키고 당장 감옥에 처넣을 겁니다.”그 말에 강해도는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 살인 미수로 감옥에 간다면 평생 그곳에서 썩을 것이 뻔하다.“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온세리가 시켜서 그랬어요. 이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강해도는 간절히 애원했지만 병원장의 눈짓에 경비원은 바로 그를 끌어냈다.“모두 나가요. 우리 어머니 치료할 거예요.”방금 임찬혁은 이미 양홍선의 상태를 점검했는데 심장 파열과 여러 군데가 골절되었으니 빨리 치료해야 한다.“저기, 환자분의 부상이 심하니 우리 병원뿐만 아니라 서울로 옮겨도 힘드실 겁니다.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병원장은 진단서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당신들이 무능한 거지 난 치료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빨리 나가세요!”임찬혁이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귀 먹었어요? 나가요!”임찬혁의 의술을 잘 알고 있는 손이림은 바로 사람들을 내쫓았다.병실에는 오직 두 사람만 남았고 임찬혁은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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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위험천만한 장면을 떠올리니 양홍선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려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얼굴도 예쁘장한 여자가 이토록 악독할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니!“보아하니 대단한 인물 같았어. 사람도 많고 차도 몇 대나 되더라고. 전부 오픈카였어.”양홍선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워낙 죽이려고 했는데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났으니, 이 일로 더 큰 화를 입거나 임찬혁까지 연루된다면 정말 큰 일이다.“맞아요. 대단한 인물. 4대 명문가 중 온씨 가문의 아가씨, 온세리예요.”임찬혁의 얼굴에 살기가 가득했다.상대가 누구든 감히 그의 어머니를 건드렸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온세리”양홍선은 놀라서 사색이 되어버렸다.4대 명문가의 권세는 하늘을 찌르고 한 손으로 하늘도 막는데 누가 감히 그들을 대항한단 말인가?“아무튼 난 이제 괜찮으니까 이 일은 덮어. 없던 일로 하자고. 그러다 그 여자 심기라도 건드리면 너와 효진이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양홍선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상대의 배경을 알았으니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재벌의 세상에서 섣불리 신고했다가 상대를 처벌하기는커녕 도리어 아들 며느리에게 누를 끼치게 될 것이다.“그래요. 일단 몸이 회복되었으니 퇴원부터 해요.”임찬혁은 양홍선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복수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임찬혁이 문을 열었을 때, 사람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양홍선의 부상 상태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들은 양홍선이 곧 숨을 거둔다고 확신했다.그런데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약물도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메스도 없이 말끔하게 치료했다.허준이 살아있다고 해도 이런 신기한 의술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임찬혁을 조상님처럼 섬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이런 친구가 한 명 있다면 생명을 하나 더 얻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아주머니, 괜찮으세요?”손이림이 인사를 올렸다.그는 이미 임찬혁의 의술을 경험했던지라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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