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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연규비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윤구주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뒤 시괴의 영지를 깨우기 시작했다.

영지를 깨우는 것은 최고의 술법 중 하나였다.

영지를 깨우는 것은 자연의 규칙을 거스르는 힘을 죽은 것에 주입해 영지를 갖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영지는 산 사람의 지능보다는 낮았지만 어느 정도 분별력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평생 한 주인만 섬기게 된다.

윤구주는 지금 이 시괴 거인의 영지를 깨울 생각이었다.

윤구주는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다. 그가 수인을 맺자 그가 앉은 곳에 큼직한 음양 도안이 생겼다.

“음양 역행, 건곤 역행!”

윤구주가 주문을 외우자 엄청난 기운이 삽시에 사방으로 퍼졌다.

“영지여, 깨어나라!”

윤구주가 손가락으로 시괴의 미간을 눌렀다.

그 순간 발밑의 음양 도안에서 엄청난 힘이 시괴 거인의 미간으로 흘러들었다.

조금 전까지 울부짖던 시괴 거인은 윤구주의 음양 역행의 힘이 미간으로 전해지자 눈동자의 살기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고 끝내는 빨갛던 두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심지어 울부짖지도 않았다.

피부가 구리 피부인 걸 제외하면 정상인과 다를 바 없었다.

한편 연규비는 윤구주가 음양 역행술을 시전하자 시괴 거인이 조용해지는 걸 보고 눈이 반짝거렸다.

윤구주가 시괴 거인의 영지를 깨우고 있을 때, 멀리 벌거벗은 나무줄기 위에 온몸이 새까만 이상한 까마귀 한 마리가 가지 끝에 서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 까마귀는 일반 까마귀보다 더욱 컸고 동공은 적갈색이었다.

까마귀는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다가 두 날개를 펴고 먼 야산을 향해 푸드덕거리며 날아갔다.

윤구주에게서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황폐한 산꼭대기 위에는 화려한 옷을 입은 절세 미녀가 꼼짝도 하지 않고 그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마치 타고난 황후처럼 그곳에 서 있었는데 기세가 아주 엄청났다.

만약 국방부의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면 그녀가 바로 화진의 새로운 왕 문아름이라는 걸 알아봤을 것이다.

이때 문아름의 뒤에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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