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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흥, 죽이든 죽이지 않든 이제는 쓸모없는 놈일 뿐이에요.”

문아름의 입가에 지독한 미소가 걸렸다.

노인은 덤덤히 웃었다.

“네 말이 맞아. 지금 화진 사람들은 구주왕이 죽었다고 알고 있어. 지금 살아있다고 해도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워낙 실력이 뛰어난 놈이니 항상 조심해야 해.”

노인이 다시 말했다.

“할아버지,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윤구주가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요? 당시 우리 문씨 일가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윤구주가 그렇게 쉽게 구주왕이 될 수 있었겠어요? 그리고 왜 이렇게 멀리 있어야 해요? 할아버지가 있는데 윤구주가 우리 기운을 눈치챌 수 있겠어요?”

문아름이 내키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이 산은 여씨 일족 영지에서 십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문씨 일가의 노인이 그곳에 있는 이유는 윤구주에게 발각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문아름이 내키지 않는 얼굴로 말하자 노인이 덤덤히 말했다.

“아름아, 네가 구주를 원망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이것만 명심해. 윤구주는 한때 화진의 왕이었어. 심지어 봉왕팔기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구양진용결도 알고 있지! 만약 윤구주가 정말로 화가 난다면 나도 물러나야 할 정도야.”

문아름은 그 말을 듣자 차갑게 코웃음 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됐어, 그만 짜증 내. 윤구주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돼서 네가 윤구주에게 큰 불만을 품고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이 점을 명심해야 해. 너에게는 문씨 일가의 피가 흐르고 있어. 그러니까 넌 평생 윤구주와 잘 될 수 없어!”

노인이 다시 한번 말했다.

말을 마친 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여씨 일족 방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혈아야, 돌아와!”

그의 말이 떨어지자 먼 하늘에서 검은색 까마귀가 깍깍대면서 멀리서 날아왔다.

까마귀가 가까워지자 노인은 팔을 뻗었고 그 까마귀는 그의 팔뚝 위에 내려앉았다.

까마귀가 팔뚝 위에 앉자 노인은 오른손으로 까마귀의 눈동자를 콕 찔렀다. 곧 까마귀의 빨간색 눈동자에서 화면이 튀어나왔다.

화면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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