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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해킹한 카메라를 통해 칼을 든 전정해가 강연을 노리는 장면을 지켜보던 제훈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공포를 느꼈는지 모른다.

그는 평생 다시 느낄 수 없는 공포를 경험했다.

비극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기분에 온몸에 힘이 빠졌었다.

아무리 재능이 많고 현재 국가를 보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제 동생 하나 지킬 수 없는 자신을 한탄했다.

그러니 이 기회를 잡아 강연이 다시 위험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해야 했다.

제훈의 의견에 세훈이 반대표를 던졌다.

큰오빠 세훈은 충분히 동생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제훈이 강제로 세윤을 벌하려 하고 이걸 빌미로 강연을 협박할 때도 세훈은 옆에서 지켜만 보았다.

하지만 세훈이 다시 나섰다.

“제훈아, 난 송이의 요구를 들어줬으면 해.”

제훈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빨간 실핏줄이 가득한 눈동자가 세훈을 향했다.

수아와 세윤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또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

세훈은 난감해하는 제훈의 표정을 읽고 말했다.

“감정을 끝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난 알아. 만약 내 동생도 그런 고통을 느껴야만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천천히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 지금의 강연은 그렇게 큰 결정을 내리지 못할 거야. 사람은 떠나도 마음은 이곳에 남겠지.”

“그리고 강제로 떠나보내는 건 강연의 아픔만 더 증폭시킬 거고 이는 회복에 이롭지 않아. 그러니 마지막으로 인사를 할 기회를 주고 싶어. 여한이 없이 떠나도록. 제훈아, 어떻게 생각해?”

차갑고 불만이 가득하던 제훈의 시선이 점점 누그러졌다.

한참 침묵하던 제훈이 대답했다.

“알겠어.”

침대에 누워있던 강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았다.

‘다행히 오빠들이 양보를 해줬어.’

‘오빠들이 반대했다면 또 한 번 피바람이 몰아쳤을 거야.’

‘적어도 한 번쯤은 서안 오빠를 만날 기회가 생겼어. 오빠한테 내 생각을 말해주고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야지. 내 걱정은 말고 온 힘을 다해 가정사를 해결하라고 말해줄 거야.’

강연 등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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