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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아니야.”

진수현이 부인했다.

“널 못 믿는 게 아니야.”

“거짓말. 날 믿는다면 대답을 들었어야지. 다음 말로 대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말은 진수현의 마음을 숨김없이 모두 헤집어 놓은 듯 했다.

진수현이 입술을 짓씹었다. 자기를 위한 변명을 찾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그의 모습에 심윤아가 말을 가로채 대답했다.

“그래. 너도 답이 궁금하지 않은 것 같으니, 됐어.”

말을 마친 심윤아가 그의 손을 놓아버리곤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진수현에 의해 끌려왔다.

“대답해 주려던 거 아니었어? 왜 그렇게 급하게 가는데?”

끌려왔으면서도 심윤아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알고 싶지 않은 거 아니었어?”

“누가 그렇대? 진수현이 깍지 낀 손에 힘을 주었다.

“얼른 말해. 대답 하기 전까지 못 들어가.”

“너...”

심윤아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내 마음은 다 알려줬잖아. 그러니까 답은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냐?”

“그래?”

진수현의 표정은 태연했으나, 눈가에는 담백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 내가 안정감을 못 느껴서 그런 거겠지. 그러니까 네가 확실히 말해줘.”

안정감이 없다고?

그 말에 심윤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네가 안정감이 없다고?”

“응. 없어.”

“보통 여자가 안정감을 못 느끼지 않나? 넌 대체 왜?”

“왜? 남자도 심리적으로 약할 때가 있는데. 하물며 네가 그 사람 곁에 그렇게 오래 있었고, 난 이제야 널 보게 됐는데 안정감이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냐?”

그의 또 설득되는 것 같았다.

심윤아는 눈을 깜박였다.

“그래, 그래. 그럼 내가 지금 확실히 알려줄게. 기억을 잃기 전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네가 싫지 않아.”

심윤아가 그의 손을 되잡았다.

“그러니까 자꾸 잃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

잃을까 봐 걱정해?

그 말은 진수현더러 조금 무색하게 만들었다.

사랑 때문에 근심걱정이 생기고 있다.

예전에 누군가에게서 사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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