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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어머, 듣고 보니 그렇네요.”

“당연한 거 아냐? 어디 부잣집 사모님이 회사에서 비서 일이나 하고 있겠어?”

“하지만 전 이해가 안 돼요. 왜 가짜 결혼까지 하는 걸까요.”

“아마 이유가 있겠지. 듣기로는 심 비서와 대표님이 어릴 적부터 같이 컸대. 심씨 가문이 망하고 나서는 대표님이 심 비서와 결혼했지. 내가 보기엔 심 비서님 도와주려는 것 같아. 이봐, 지금 아무도 심 비서님 못 괴롭히잖아?”

“그런 거라면 저희 대표님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내가 듣기로는 대표님은 출국한 강소영을 기다리고 있었대. 정말 순정파라니까. 역시 우리 대표님이야.”

윤아가 그들의 뒤에서 다 듣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신나게 떠들어대는 직원들. 윤아는 생각보다 평온했다. 마치 그들이 말하는 상대가 자신이 아닌 듯 덤덤한 표정이다. 그때, 강찬영의 차가 유유히 다가오더니 그들의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창문을 열더니 그의 훈훈한 얼굴을 드러내며 말했다.

“얼른 타.”

사람들의 시선이 심윤아에게 집중됐다. 윤아는 그들의 시선 속에서 강찬영의 차에 올라탔다.

깜짝 놀라 황당해하고 있던 직원들은 강찬영의 차가 떠나간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아까... 심 비서님이었죠...?”

“응, 아마도.”

“저희가 하던 얘기 다 들었으면 어쩌죠?”

”들어도 뭐 어쩌겠어. 우리가 지어낸 것도 아니고 그냥 들은 얘기인데. 그리고 설령 우리가 한 얘기면 또 뭐 어때? 다 사실인데. 아니면 반박을 했겠지. 분명 찔리는 게 있어서 말 못 하는 거야.”

“어떻게 반박할지도 모르는 거 아닐까요? 방금 대표님 차에 그 여자가 타고 있었잖아요.”

멀어지는 차를 보며 그들은 쑥덕거리기 바빴다.

윤아는 묵묵히 창문을 올리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다 시들어가는 나뭇잎과 회색빛 건물들을 보며 그의 두 눈도 색이 바래가는 것 같았다. 그의 귓가에는 아직도 직원들이 하던 말들이 맴돌았다. 그리고...방금 전 스쳐 지나갔던 검은 카이엔까지...

“왜 그래? 넋 나간 사람처럼.”

강찬영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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