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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강찬영은 더 말을 잇지 않았지만 그의 말투는 이미 그의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윤아가 안쓰러웠다.

윤아는 강찬영이 임신에 관한 일을 모른다는 것에 안도했다. 알았다면 그의 말투는 지금보다도 더 날카로웠겠지.

윤아가 대답하지 않자 강찬영도 더 말하지 않았다. 그는 윤아를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윽고 주문을 마치고는 자리를 뜨는 강찬영.

“여기서 10분만 기다리고 있어. 잠깐 나갔다 올게.”

“네.”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뭘 하러 가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알아볼 기운도 없었다.

10분 뒤, 정체 모를 봉지를 들고 오는 강찬영.

“받아.”

“이게 뭐예요?”

“약. 너 아프다며? 그 나이 먹고 아직도 비상약들 안 챙겨놓으니 원. 가져갔다 아플 때 먹어.”

윤아는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저 이제 다 나았는데요?”

“그래도 챙겨.”

“알겠어요.”

윤아는 봉지를 받아들었다. 안에는 갖가지 상비약들로 가득했다.

“고마워요. 찬영 오빠.”

“고맙긴.”

찬영이 손을 뻗어 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못해도 나한테는 편하게 굴어. 무슨 일 있으면 말하고.”

“알겠어요.”

두 사람은 잠시 훈훈한 듯하더니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잠시 후 묵묵히 밥을 먹던 찬영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너 설마 강소영 벌써 만났어?”

그의 질문에 멈칫하던 윤아,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이래? 귀국하고 바로 진수현을 찾으러 간 거야? 인제 와서 뭐 다시 만나기라도 하자는 건가?”

윤아는 다시 만난다는 말이 유난히 가슴에 박혔다.

“다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인제 와서 둘 사이에 무슨 옛 인연이 있겠어요.”

비록 진수현이 예전에 여러 얘기를 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 둘은 사귀지 않았다. 사실 윤아도 모르겠는 것투성이다.

‘그때 왜 수현 씨는 강소영과 사귀지 않았을까? 자신의 옆자리는 늘 강소영일 거라는 말까지 할 정도면 강소영도 수현 씨를 사랑한다는 걸 텐데. 둘은 원래 사귀는 사이여야 하지 않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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