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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윤아의 말에 현아도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았다. 몇 년 지기 친구다 보니 그녀도 윤아를 잘 알고 있었다. 윤아는 충분한 생각 후에 행동하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이런 결과도 그는 사실 진작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아는 윤아가 안쓰러웠다.

현아는 걱정스레 말했다.

“하지만... 넌 그래도 괜찮아?”

“내가 안 괜찮다고 해도 뭘 어쩌겠어.”

윤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사실 괜찮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을지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무정하게도 그녀의 망상을 깨부숴버렸다.

“내일 시간 있어? 나랑 병원 좀 같이 가줄래?”

잠시 멈칫하는 윤아, 살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혼자 가기 싫어서.”

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네 유일한 베푼 데 시간 없어도 같이 가줘야지. 이런 걸 뭘 물어? 그냥 같이 가자고 하면 되는걸.”

윤아는 그녀의 말에 싱긋 웃었다.

“밥 먹어.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쉬고.”

슬픈 내색 하나 없이 침착함을 유지하는 윤아를 보며 현아는 코가 시큰거리고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심씨 가문이 망했을 당시 윤아는 이런 모습이 아녔다. 전형적인 재벌 아가씨답게 모든 감정이 얼굴에 드러났었다. 분노, 증오, 슬픔까지…. 하지만 지금의 윤아는 끊임없이 절제하고 자신을 감췄다. 그때는 윤아를 감싸주는 든든한 심씨 가문이 있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돛대 없이 바다 위에 외로이 떠도는 작은 배 같았다.

“윤아야, 힘들면 울어도 돼. 이 방에 우리밖에 없어. 난 네 절친이잖아, 약한 모습 보여도 돼.”

현아의 말에 윤아는 잠시 멈칫했다.

‘울어?’

집안이 망한 뒤 그녀는 사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우는 건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눈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그저 남들에게 짓밟힐 웃음거리만 된다는 것을. 그래서 윤아는 다시는 남들 앞에서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 결심했다. 그 사람이 설령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라 해도.

윤아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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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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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한 소설 안에서 이름이 두세번 바뀔수 있나요? 작가가 멍청해서 이름 기억을 못 하는건지 교열을 안보고 내보내는 건지 읽는 내내 짜증 남
goodnovel comment avatar
이름변경
오타가 검수를 안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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