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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윤아는 진수현을 욕하는 현아에게 무어라 해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입을 열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해명?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무슨 해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윤아는 그저 고개를 떨구고 입을 꾹 다물었다.

“됐어 가지 마. 만나고 싶으면 직접 찾아오라 해. 문자로 주소 하나 보내면 네가 갈 줄 알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현아를 오히려 윤아가 위로해줬다.

“응. 나갈 생각 없어. 화 가라앉혀.”

“내가 화내는 거로 보여? 난 네가 안쓰러운 거야.”

그러던 중 현아는 불현듯 뭔가 떠오른 듯 가자미눈을 하며 말했다.

“강소영이 자기 친구를 시켜서 널 만나게 한 걸 보니 어지간히 급한 게 아닌가 보네. 설마 네가 낙태를 하지 않고 진수현을 빼앗으려 할까 봐 두려운 거 아니야? 쯧, 그쪽도 완전 자신 있는 건 아닌가 봐?”

윤이라는 핸드폰을 가방에 넣었다. 현아가 말리지 않아도 윤아는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 일은 그녀와 진수현 사이의 일이지 다른 사람과는 관련이 없었다. 강소영의 친구든 강소영 본인이든.

윤아는 현아와 헤어진 후 곧장 집으로 향했다. 연차가 꽤 길어 시간이 넉넉한 덕에 윤아는 요 며칠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정리할 심산이었다. 도대체 자기가 진정 뭘 원하는지를 말이다.

한 편, 시내의 한 카페,

강소영은 커피를 마시다 말고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안 오는 거 아냐?”

강소영의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올 거야. 이 일을 해결하고 싶다면 말이지. 분명 지금쯤 엄청 무서워하고 있을걸? 넌 그냥 여기에서 기다리다 거의 다 오는 것 같으면 재빨리 숨어있기만 하면 돼.”

모든 건 강소영의 친구가 세운 꾀였다. 소영은 불안한 듯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물었다.

“뭘 어떻게 하려고? 아마 윤아 씨도 일부러 그러려던 건 아닐 거야. 이따가 얘기할 때 너무 세게 말하진 말아줘. 보상금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내가...”

“소영아, 넌 너무 착해서 문제야. 뭘 일부러 그러려던 게 아니야. 임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겠어? 진수현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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