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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생각할 필요도 없다. 분명 강소영의 친구였을 테니까. 전화를 끄려고 했으나 뭔가 퍼뜩 떠올랐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화를 건 쪽도 마침 침묵을 유지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자, 강소영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윤아 씨, 나 소영인데...”

친구가 안 먹히니까 본인이 나서겠다는 건가?

윤아는 입꼬리를 애써 올리며 대답했다.

“네.”

“저기, 우리 한번 만날래요?”

이 말을 끝내고 소영은 그녀가 거절이라도 할까 봐 금방 말을 이었다.

“주소 보내 줘요. 내가 찾아갈게요.”

윤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 집에 있는데요.”

저쪽에서는 한참 동안의 침묵이 맴돌다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그, 그게 무슨 뜻이에요?”

“집에서 만나죠.”

“...”

또 침묵이 흐른다.

“오늘 제가 좀 힘들어서요. 나가기 싫네요.”

이 말을 듣자, 소영은 그제야 답했다.

“알겠어요. 내가 윤아 씨 집까지 찾아갈게요.”

전화를 끊은 뒤, 윤아는 갑자기 결심이 섰다. 이 아이를 낳겠다고.

강소영이 왜 하필 이때 그녀를 찾아오겠는가. 진씨 집안 본가에 있다고 말했는데, 그런데도 오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 그 하나뿐이겠지.

-

강소영은 생각보다 제법 일찍 도착했다. 십오 분도 되지 않아서 도우미가 그녀에게 도착 소식을 알렸다.

“알겠어요.”

윤아는 카디건을 걸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아가씨, 차 드세요.”

도우미가 차를 강소영 앞에 놓자, 그녀는 도우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머리를 들었는데 마침 윤아가 아래층에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요 며칠간, 윤아는 제법 마른 것 같았다. 연하늘색 원피스에 새하얀 카디건까지 걸치니 평소보다 더 청순해 보였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은 투명하리만치 하얗고 언뜻 보기엔 창백한 입술에는 연한 분홍빛이 돌았는데, 아파 보이면서도 또 예뻤다.

그저 한눈 쳐다봤을 뿐인데, 소영은 손가락을 몇 번이나 꼼지락거렸다.

이런 여자가 매일 수현 씨 곁에 붙어있다니...

생각에 잠겨있을 무렵, 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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