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화

소영은 윤아가 돈을 받지 않겠다는 말을 한 후,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귀국한 뒤, 그녀는 수현이 윤아를 대하는 태도가 미묘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현은 아직 윤아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만약 그가 알게 된다면...

소영도 수현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촉이 알려주기를, 수현이 이 사실을 안다면 절대 그리 쉽게 윤아를 놓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소영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윤아 씨, 혹시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할까 봐 두려워서 그래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이 돈은 내 사비라 다른 이들이 아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리고 나도 윤아 씨 걱정돼서 그래요. 어쨌든 윤아 씨 형편...”

“강소영 씨.”

윤아는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우선, 걱정해 준 거 고마워요. 우리 집 망한 건 맞지만 이 몇 년간 계속 노력하고 있다 보니 예전 같진 않아도 나와...”

잠시 멈칫한 윤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날 먹여 살리는 건 문제 없어요. 그리고 소영 씨 예전에 나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러니 어떻게 이 돈을 더 받겠어요.”

“괜찮아요. 이건 내가 윤아 씨 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아뇨. 정말 못 받아요.”

윤아는 봉투를 다시 소영의 손에 쥐여주고는 뒤로 물러서서 그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이 모습을 본 소영은 순간 뭔가를 알아챘다.

윤아가 그녀의 돈을 거절한 것과 아까 말하다 멈칫한 것,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았으나 소영은 그 뜻을 제대로 알아들었다.

‘자신과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있다 했어... 설마 아이를 낳겠다고?’

이렇게 생각하자, 소영의 얼굴엔 핏기가 가시면서 창백하게 변했다.

선한 이미지를 깨기 싫었지만 더는 입가의 웃음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소영은 서늘하게 물었다.

“진심이에요?”

윤아는 큰 반응을 보이는 소영을 바라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소영은 그녀의 결정을 바꿀 수 없었으니까.

“네. 미안하게 됐어요. 소영 씨가 오기 전에 이미 마음 먹은 일이었거든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