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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이러면 안 되는데...

윤아를 찾아오기 전, 소영은 그녀가 만만해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 만약 진짜 만만했으면 임신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소영은 앞으로 다가가 윤아 대신 봉투를 열었다.

10억 원짜리 수표였다.

소영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년간 수고했어요. 회사에서 수현 씨 많이 도왔잖아요. 그 사람도 나에게 윤아 씨 칭찬 많이 했어요. 능력도 좋고 착실히 일한다고 말이에요. “

“내가 보기엔, 윤아 씨 심 씨 집안 장녀로부터 오늘처럼 되기까지 되게 힘들게 살아온 것 같아요. 이 액수는 너무 많지 않지만 내 성의니까 받아줬으면 해요. 좋아하는 것도 사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그러면서 몸보신 잘 해요.”

몸보신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때 소영은 윤아의 손목을 꼭 붙잡고, 손 끝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가볍게 눌렀다.

윤아는 시선을 바로잡으며 소영과 눈을 마주쳤다. 자신을 향해 머리를 끄덕이다가 안 됐다는 듯 머리를 흔들면서 한숨을 내쉬며 더는 말할 수 없다는 뜻으로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소영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제 사무실에서 수현 씨가 그녀에게 휴가를 내어주며 소영과 같은 말을 했었다. 몸보신을 잘 해라는 뜻이었다.

얼핏 보기엔 자기 자존심을 지켜주느라 이런 암시하는 방식으로 말한 듯싶었다.

윤아의 분홍 빛 입술이 열렸다 닫혔다.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그들의 배려에 고맙다고?

몸 걱정 해줘서 고맙다고? 휴가도 내주고 돈도 주면서 건강 챙기라고 암시해 줘서 고맙다고?

이걸 받지 않는다면 그들의 지극한 성의를 짓밟는 격이 되겠지.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혼자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했던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자신이 앞으로 걸어야 할 길마저 다 정해놓은 것도 모르고......

소영이 윤아의 눈에 비치는 분노를 보고 마침 입을 열려고 했을 때, 윤아가 수표를 밀어내는 것을 보았다.

“윤아 씨...”

돈을 안 가진다고? 왜?

소영은 잠시 당황했다.

“혹시 액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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