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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윤아는 입맛이 전혀 없었지만 현아의 닦달에 별수 없이 꾸역꾸역 우유와 샌드위치를 입에 넣었다. 현아는 윤아가 더는 못 먹겠다 하자 더는 강요하지 않고 주섬주섬 물건들을 정리했다.

“어때? 좀 나아졌어?”

“응.”

현아는 목을 가다듬고 슬쩍 물었다.

“그럼 오늘은 일단 돌아갈까?”

윤아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현아는 그런 윤아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돌아가자.”

“그래.”

윤아는 지금 안개 속을 거니는 듯 혼란스러웠다. 누군가가 나타나 그녀를 어딘가로 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어느 쪽이든 말이다.

윤아는 몸을 일으켜 현아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마침 코너를 돌던 그때, 윤아는 주변이 소란스러운 것을 느꼈다.

“하지만 엄마, 전 그 사람을 좋아해요.”

한 여자아이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닥쳐!”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건 한 여자의 냉랭한 목소리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니? 넌 그놈한테 홀딱 넘어간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

“엄마...”

“이번 일이 지나면 너 다시는 그놈과 만날 생각 하지 말아라. 그딴 놈은 어차피 너와 어울리지 않았어. 누가 알게 되기라도 하면 앞으로 네 혼삿길은 는 거야.”

여자의 호통 속에서 아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저 유리알 같은 눈물이 두 볼을 타고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윤아는 그 모습을 보다 고개를 돌렸다. 현아도 잠시 눈길을 주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 병원을 빠져나와서야 입을 떼는 현아.

“아까 그 여자애 말이야. 아직 학생 같던데 참, 아직 어려서 그런가. 참 어리석네.”

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리가 멀었지만, 윤아는 그 아이가 조금 전에 봤던 조보아임을 알아봤다.

그때, 윤아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 소리에 바짝 다가오는 현아.

“너 전화 오는데 혹시 진수현? 벌써 후회하는 거 아냐?”

진수현이 아니다. 발신 미상의 번호였다.

“누구야?”

왜인지 모르게 윤아는 이 낯선 번호를 보며 불쾌한 예감이 들었다. 머뭇거리다 전화를 받은 윤아.

“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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