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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그들은 이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윤아는 더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간식을 한 아름 사 들고 돌아오는 현아.

“윤아야. 샌드위치랑 우유 그리고 사탕들도 샀어. 여기 매점엔 뭐가 많이 없더라고 이거라도 얼른 먹어.”

현아는 포장을 일일이 까주며 말했다.

“얼른 먹어. 배고프겠다.”

윤아는 그런 현아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고마워.”

어찌 보면 현아가 윤아의 친엄마보다 더 마음 써주는 사람이었다.

“고맙긴 뭘!”

역시나 이번에도 현아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말이 필요해? 고마운 거로 따지면 내가 너보다 더하지. 그때 네가 아니었으면 난 대학교도 못 다녔어.”

윤아는 말없이 그저 웃었다. 윤아와 현아는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돼 대학교까지 같은 곳에 붙게 된 끈끈한 인연이었다.

그러다 어느 방학 때 현아의 아버지가 도박에 손을 대면서 현아의 집은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별수 없이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던 현아를 도와준 사람이 바로 윤아였다. 그는 현아의 사정을 알게 된 후 그녀를 대신해 빚을 갚아주고 직접 현아를 학교까지 데려다줬었다.

오랜만에 옛 생각에 잠기기는 현아도 마찬가지였다. 한참을 추억에 잠겨있다고 말을 떼는 현아.

“그거 알아? 나 그때 엄청 고마웠어. 네가 없었으면 난 지금쯤 어디에 있을지 몰라. 진작에 빚쟁이들에게 쫓겨 죽어버렸을지도 모르지. 넌 내 절친을 넘어 내 은인이야. 평생 잊지 못할.”

현아의 고백에 기쁘기도 잠시, 그의 말을 들은 윤아는 저도 모르게 진수현을 떠올렸다.

‘그도 현아처럼 강소영을 평생 잊지 못할까?’

이런 생각이 들자 윤아는 현아에게 생뚱맞은 질문을 했다.

“내가 만약 남자라면 너 나한테 시집올 거야?”

그 말의 속내를 알 리 없는 현아는 단번에 대답했다.

“당연하지 자기야. 네가 남자였다면 난 너한테 흠뻑 빠져있었을걸? 아쉽게 여자라 절친밖에 못 하지만.”

윤아는 그 말에 고개를 떨궜다.

‘그렇구나. 진수현도 그럼 그렇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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