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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강찬영은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고 눈앞의 그 여자를 봤다. 간단한 차림에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하늘거렸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청초한 분위기를 풍기며 보호 욕구를 자극했다. 강찬영은 현명한 사람이었다. 자신은 진수현과 비교도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심씨 가문이 망했을 때 그도 여기저기 발로 뛰며 방법을 찾아봤지만 그의 미미한 힘으로는 그 어떤 도움도 되지 못했다. 당시 한 기업의 대표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강찬영 씨, 당신은 우수한 사람이죠. 저도 당신 능력은 아주 좋게 보고 있어요. 하지만 심씨 가문은 이제 망했습니다. 당신은 현명한 사람이니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잘 알겠죠. 우리 회사로 와요.”

당시 그가 도움을 청한 기업들에서는 손을 뻗어주기보단 그를 스카우트해가려는 곳이 더 많았다.

“심씨 가문은 이제 다시 일어설 수 없어요. 설령 누군가 도움을 준다 해도 심씨 가문은 전과 같을 수 없어요.”

“충고 하나 하죠.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심씨 집안 사람이 아니에요. 그 집의 사위도 아니죠. 그러니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설 필요 없지 않나요?”

그때 강찬영의 마음은 구멍이 뚫린 듯 공허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는 정말 그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러다 윤아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있는 곳으로 데리러 간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가 윤아가 있는 곳으로 갔을 땐 진 씨 그룹의 둘째 아들이 그의 친구들과 함께 윤아를 모욕하고 있었다.

“심씨 가문의 큰아가씨, 네 집안이 잘 나갈 때나 도도한 아가씨였지. 이젠 다 망했는데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되나? 뭐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안될 것도 없긴 하지. 대가는 하룻밤 정도면 되는데.”

그들은 말이 끝나자 낄낄대며 웃어댔다.

강찬영은 그 순간 저놈들을 모조리 패 죽이고 싶었다. 올 때 했던 자신의 미래에 관한 생각들은 모조리 사라지고 그에게는 단 한 가지 생각만이 맴돌았다.

‘절대 심씨 가문을 버리고 내 살길을 찾으려 하면 안 되겠구나. ‘

그러나 그는 진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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