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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한참 뒤 최군형이 머리를 끄덕였다.

“응, 네 말이 맞아...”

그는 강씨 집안 사람들과 식사를 할 때를 떠올렸다. 강우재와 소정애, 강소준은 얼핏 보아도 한 가족이었다. 강소준의 얼굴에는 강우재와 소정애의 얼굴이 동시에 들어있었다.

하지만 강소아는 아니었다. 딸은 아버지를 닮는다고 했는데, 강우재와 강소아를 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여보세요, 형? 뭐 하는 거야?”

최군형이 한참이나 대답이 없자 최군성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이에 최군형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어, 아무것도 아니야. 곧 집에 도착하니까 끊어. 일찌감치 자고.”

“어차피 잠 다 깼는데 좀만 더 얘기하자! 별장 살아서 다른 사람도 없는데, 영상 통화라도 할래?”

최군성이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최군형이 강하게 대답했다.

“됐어! 나 별장 안 살아. 그리고... 식구들 다 잠들었는데, 깨우기 싫어.”

그 말에 최군성은 잠이 번뜩 깼다.

“뭐? 식구들?”

“어, 식구들... 그게 뭐 어때서!”

최군형이 이미 집 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최군성의 고함을 뒤로하고 전화를 끊고는 아예 핸드폰의 전원을 꺼버렸다.

최군형은 작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집에 들어서서 2층으로 올라가 강소아를 봤다. 날이 더웠기에 강소아의 방문은 열려있었다. 최군형은 문밖에서 문틈 사이로 그녀를 훔쳐봤다. 깊이 잠든 강소아의 모습이 보이고, 머리맡에 놓인 강소아 이름이 써진 최군형 그림이 보이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이 보였다.

최군형의 가슴이 움찔했다. 그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낯선 도시에 이렇게 많은 정을 주게 될 줄 몰랐다. 그를 이곳에 남아있게 한 것이 한순간의 설렘이 될 줄도 몰랐다.

......

강우재는 그만 허리를 다치고 말았다. 소정애는 그를 타박하면서도 강우재의 시중을 들어야 했다. 집에는 학생 둘까지 있었기에 가게는 최군형에게 완전히 맡긴 채였다.

최군형은 홀로 몇 사람의 일을 감당해냈다. 화물 운반, 진열, 장부 정리와 수금까지.

게다가 가게 문을 열기 전에는 먼저 강소아를 학교까지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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