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원은 하영을 도와 치맛자락을 잡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송유라는 흥분해하며 일어서더니 눈물을 글썽였다.“하영아, 이리 와, 내가 자세히 좀 봐야겠어!”유준과 희민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아름다운 빨간색 예복에 하영의 피부는 더욱 새하앴고, 유준의 눈 밑에는 은근히 남자의 욕망이 솟구쳤다.하영이 그들 앞으로 다가오자, 송유라는 하영의 손을 잡고 무엇을 말하려 했다.그러나 이때, 유준은 오히려 입을 열어 그녀의 말을 끊었다.“바꿔.”모두들 의아한 눈빛으로 유준을 바라보았다.유준은 불쾌하게 입을 열었다.“노출이 너무 심하잖아!”하영은 참을성 있게 물었다.“목만 보이는 거 빼고 뭐가 노출됐다는 거예요?”“레이스가 너무 야해!”유준은 말하면서 일어나더니 예복 앞으로 걸어갔다.‘하영의 몸매는 아주 좋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순 없어!’그렇게 선택을 하다, 유준은 옅은 색의 긴 드레스를 하나 골라 하영에게 건네주었다.“이걸로 해.”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이때 희민이 말했다.“아빠, 엄마는 왜 약혼식에 화려한 옷 입으면 안 되는 거죠?”희민은 이해하지 못했다.유준은 희민을 힐끗 보았다.“넌 어려서 아직 이런 거에 대해 잘 몰라. 색깔이 옅을수록 두 사람의 감정이 더욱 순결하다는 것을 말해주지.”하영은 유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송유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었다.잠시 후, 하영이 내려왔고 유준은 무척 흡족했다. 가슴 조금 드러낸 거 말고 다른 곳은 모두 그다지 노출되지 않았던 것이다.심플한 스타일이라도 하영의 미모는 이미 충분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예복을 다 고른 후, 소희원은 먼저 떠났다.남은 몇 시간 동안 송유라는 하영과 유준에게 약혼 절차를 설명하고 있었다.저녁 무렵, 하영은 송유라더러 남아서 같이 밥 먹자고 했다.송유라는 하영을 끌고 한쪽으로 가더니 서글픈 표정으로 말했다.“하영아, 시간 내서 네 할아버지 보러 좀 가.”
양다인은 손을 깨물었다.“나도 오직 이 이름만 알고 있을 뿐, 김형욱 씨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전혀 몰라요. 그 사람은 매우 신비로워서, 난 감히 그의 그 어떤 요구에도 반항할 수 없었어요! 심지어 그 사람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조차도 할 수 없고요.”정주원은 양다인을 비꼬았다.“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김제에 이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시아가 정말 좁군요!”양다인이 말했다.“당신은 자신이 정유준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난 단지 손에 아무런 권리가 없을 뿐, 그렇지 않으면 정유준은 나와 비교할 자격조차 없다고!”“오만하긴.” 양다인은 정주원은 멸시하며 비웃었다. “당신은 내가 본 사람들 중 가장 오만한 사람이에요. 설마 이 세상에 대단한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정유준에게 맞아서 이 꼴로 된 주제에 어디서 잘난 척이에요!”정주원은 자극을 받아 즉시 화를 냈다.“양다인, 너 아직 나한테 덜 맞았구나?!”양다인은 하찮다는 듯 입술을 구부렸다.“몸에 절반 이상 깁스를 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 나한테 덤빌 자격은 있고요??”정주원은 양다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내가 평생 회복되지 않을 거 같아?! 양다인, 넌 처신이나 똑바로 해!”양다인은 멸시에 찬 눈빛으로 정주원을 응시하더니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허리를 숙이는 동시에 그녀는 손으로 정주원이 깁스를 하고 있는 왼쪽 다리를 꾹 눌렀다.그 순간, 정주원의 비명소리가 온 방에 울려 퍼졌다.“미친X! 양다인 너 미쳤어? 당장 손 치우지 못해! 치우라고!!”정주원은 버럭 하더니 손을 뻗어 양다인의 머리카락을 쥐어 잡았다.양다인은 아파서 소리를 지르더니 손에 힘을 더 주었다.“정주원, 이거 놔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 다리를 다시 부러뜨릴 거야!”이 말을 들은 정주원은 더 이상 양다인의 머리를 잡지 않았다.그는 손을 거두더니 이를 악물며 노호했다.“이제 네 손 치워!”양다인도 즉시 손을 거두었다.‘앞으로 나한테 정
세희는 앳된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며 작은 머리는 유준의 품속에서 이리저리 비볐다.유준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구부리며 웃었고, 먹물처럼 까만 눈동자는 딸에 대한 사랑으로 넘쳐났다.“가고 싶지 않으면 그냥 집에 있어도 돼.”유준의 말을 듣자, 세희는 갑자기 눈을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정말요? 정말 안 가도 돼요?”“다만 조건이 있어.”“뭔데요?” 세희는 반짝이는 큰 눈을 깜박였다.“조건이 뭔데요?”“핸드폰 압수와 등교, 어느 거 선택할 거야?”이 말을 듣고, 세희는 순식간에 풀이 죽었다.“그냥 학교에 갈게요. 난 핸드폰을 압수당하고 싶지 않거든요.”“어젯밤 아주 늦게까지 핸드폰을 논 거야?” 유준이 물었다.“아니요...”세희가 중얼거렸다.“오빠들도 내가 핸드폰 노는 거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그럼 우리가 잠들었다고 몰래 핸드폰을 논 사람이 누구지?” 세준의 목소리가 욕실 밖에서 들려왔다.세희는 깜짝 놀라더니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유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 이제 거짓말하는 것까지 배웠다니. 다 내 탓이군.”“네?”세희는 가슴이 꽉 막히더니 유준을 바라보며 급히 소리쳤다.“아니에요, 아빠, 세희가 핸드폰에 빠져서 그런 거니까 아빠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세희 앞으로 저녁에 핸드폰 놀지 않을 거예요. 아, 지금 바로 학교 갈게요!”유준은 흡족해하며 웃음을 지었다.“그래, 그럼 이렇게 약속한 거다.”아래층에서.유준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오는 것을 보고 하영은 잠시 생각하다 앞으로 가서 말했다.“오늘은 아이들 학교에 보내지 마요.”유준은 눈을 들어 물었다.“이유가 뭐지?”하영은 세희를 보았다.“어르신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해서요. 아이들 데리고 가서 한 번 뵙고 싶어요.”유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정말 가려고?”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곧 돌아가신다고 하니, 예전의 원한도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넌 마음이 약해서 탈이야.”유준이 귀띔했다.“알아요. 하지만 이미
20분 후, 일행은 병원에 도착했다.송유라는 희민의 손을 잡았고, 예준은 세준의 손을 잡았으며 하영은 세희를 안고 내려왔다.세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영을 바라보았다.“엄마, 세희더러 독립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병원에 들어오자마자 날 안은 거예요?”하영은 침묵했다.지난번 세희가 병원에서 귀신을 본 후, 하영은 자꾸만 이곳에서 세희를 꼭 안지 않으면 나쁜 상황이 발생할 것만 같았다.하영은 아무 핑계나 댔다.“병원이 너무 커서 그래. 이따 병실에 도착하면 내려와.”세희는 하영의 목을 꼭 안았다.“헤헤, 엄마 역시 세희를 엄청 아끼고 있다니까요!”하영은 웃었다.“세희야, 너 지금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것들이 자꾸 보이는 거야?”세희는 입술을 삐쭉 내밀더니 잠시 생각했다. “지금 귀신을 말하는 거예요?”하영은 멈칫하다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가끔은 볼 수 있지만 가끔은 안 보여요...”세희는 아쉬워하며 말했다.하영은 유준이 지난번에 자신에게 전해준 노지철의 말을 떠올렸다.‘세희는 아직 영안이 열리는 중이라고 하셨어.’‘그러기 때문에 세희가 가끔 귀신을 볼 수 있는 건가?’“응, 그럼 알았어. 이따 병실에 들어가서 무서운 거라도 보면 꼭 엄마한테 얘기해, 알았지?”“알았어요, 엄마, 안심해요!”병실 앞에 도착하자, 송유라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병실 안, 소백중은 안색이 노랬고, 볼이 움푹 팬 채 병상에 누워있었다.두 눈을 꼭 감은 그는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기기에서는 그의 평온한 심박수를 나타내고 있었다.소백중을 보자, 세희는 하영에게 물었다.“엄마, 이 할아버지가 바로 예전에 엄마를 괴롭혔던 사람이에요?”하영은 놀라서 되물었다.“세희가 어떻게 알았지?”“아는 사람 엄청 많아요!” 세희가 말했다.“그래서 세희도 알게 됐어요.”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이 사람이 바로 엄마의 외할아버지야. 넌 외조부라 불러야 해.”“네, 알겠어요.”송유라는 희민을 한쪽의 소파에 앉혔고,
하영을 본 순간, 소백중은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다, 소백중은 그제야 반응한 듯 힘없이 입을 열었다.“이리 와.”하영은 세희를 세준의 곁에 내려놓은 다음, 곧바로 병상 앞으로 걸어갔다.예준은 일어서더니 하영의 손을 잡고 방금 자신이 앉은 자리에 그녀를 앉혔다.앉는 순간, 소백중은 천천히 긴 숨을 내쉬었다.그다지 맑지 않은 두 눈은 더욱 혼탁해졌다.“고생했구나.”하영은 여전히 담담하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네.”“사람이 늙으면... 고집도 세고, 진실도 잘 보이지 않는 법이야... 너도, 내 참회를 듣고 싶지 않겠지... 하지만... 그래도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하영은 눈을 드리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받아들일게요.”소백중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하영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천천히 웃음을 지었다.“주영의 딸이라 그런지, 정말 주영을 똑 닮았구나...”말이 끝나자, 소백중의 시선은 또 하영 뒤에 있는 세 아이에게 떨어졌다.“그들은... 네 아이인가...”하영은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바라보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들더러 오라고 했다.꼬마들은 함께 일어나 병상 앞으로 걸어갔다.하영이 말했다.“외조부라 불러.” 세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백중을 외조부라고 불렀다.소백중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그래... 참 착하구나...”말을 마치자, 소백중은 다시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피곤한 듯 다시 눈을 감았다.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소백중이 다시 눈을 뜨고 입을 열길 기다렸다.그러나 한참을 기다렸지만 소백중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들은 바로 옆에 있는 기기를 보았는데, 그의 심박수가 여전히 정상인 것을 발견했다.송유라가 입을 열려는 순간, 세희는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영 그들은 즉시 시선을 세희에게로 돌렸다.세희는 얼른 작은 몸을 돌려 사방을 보았고, 맑은 두 눈은 멍하니 문 앞을 바라보았다.
소주영은 주위 사람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세희를 바라보았다.“아가야,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지?”세희는 소주영을 향해 작은 손을 내밀었다.“외할머니예요?”소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아가 너도 참 예쁘구나. 네 오빠들도 엄청 멋있고. 이 외할머니는 너희들이 너무 좋아.”“외할머니, 그런데 왜 갑자기 나타나셨어요?” 세희는 계속 물었다.소주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 외조부를 데리러 왔거든.”“네?”세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어디로 가시려는 거예요?”“네 외조부가 외조모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소주영이 말했다.“안 돼요!” 세희는 작은 머리를 흔들었다.“외할머니는 예쁘고 상냥하시니까, 세희는 외할머니 곁에 있고 싶어요!”“그건 안 돼, 아가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있으니 너희들과 함께 있을 순 없어. 그렇지 않으면 아직 이 세상에 있는 너희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대가요?” 세희는 이해하지 못했다.“어떤 대가인데요? 외할머니, 왜 다른 사람들은 외할머니를 볼 수 없는 거죠?”소주영은 눈을 드리웠다.“그건 외할머니가 이미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야.”말을 마치자, 소주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맑은 눈을 바라보았다.“아가야, 나중에 그 할아버지한테 잘 배워서 외할머니를 떠나보내주면 안 될까?”비록 세희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소주영은 흐뭇하게 웃으며 다시 하영과 예준을 바라보았다.“아가야, 외할머니 대신 말 좀 전해줄래? 너희 엄마에게 이 외할머니를 원망하지 말라고 전해줘. 그동안 이렇게 고생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삼촌한테도 전해. 매일 늦게까지 일하지 말고 푹 쉬라고. 아니면 외할머니도 마음이 아플 거야. 그다음 진외할머니에게 전해, 나 여기서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마지막으로...”여기까지 말하자, 소주영은 목이 메기 시작했고, 그녀의 눈가에서는 새빨간 피눈물이 흘러
“또 없어?” 희민도 따라서 물었다.세희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외할머니는 오빠들 엄청 멋있고 아가인 내가 엄청 귀엽다고 하셨어!”소주영이 자신을 떠나보내라고 한 것에 대해 세희는 말하지 않았다.비록 세희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그래도 이런 일을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희는 한사코 이 비밀을 지켰다.돌아가는 길에서, 세희는 하영의 얼굴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손짓을 했다.하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세희를 바라보았다.“세희야, 내 얼굴에 뭐 있어?”“외할머니가 이렇게 하셨어요! 엄마를 어루만지고 싶었던 것 같은데, 결국 그러지 못하셨어요.”하영은 멈칫했다.“외할머니가 그랬다고?”“네!” 세희는 하영의 품에 안겼다.“엄마, 외할머니 엄청 예뻐요. 길고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닿았는데, 눈은 엄마와 똑같았어요! 그런데 방금 외할머니가 우실 때, 흘린 눈물은 빨간색이었어요.”하영은 세희의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왜 빨간 눈물을 흘린 거지?’“그럼 외할머니께서는 우리를 다시 보러 오겠다고 하셨어?”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두 눈을 감았다.“아니요. 엄마, 세희 좀 피곤해요...”말이 끝나자, 세희는 작은 입을 벌리고 하품을 했다.“엄마 안아줘요, 세희 너무 졸려...”하영은 세희를 자신의 다리에 올려놓은 다음,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재웠다.MK에서, 유준은 기술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기술부 부장은 유준에게 자료 하나를 제출했다.“대표님, 이것이 바로 상대방이 방화벽을 돌파한 횟수입니다. MK의 지사를 모두 통계했으니 한 번 보시죠.”유준은 자료를 받아 자세히 훑어보았다.마지막까지 확인하자, 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A국 지사의 방화벽이 벌써 8회에 달했다니?!”A국의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지사는 공격당한 횟수가 3회조차 넘지 않았다. 상대가 어느 정도 정보를 장악하고 번갈아 공격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유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런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유준이 말했다.“질질 끌면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나도 알지, 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먼저 주민과 아이에 대해서 설명해. 그럼 네 부모님들도 인나 씨에게 뭐라 하지 않을 테니까.”현욱은 멈칫했다.“우리 부모님께 주민이 그들의 친손자를 죽였다고 말하라고? 그건 불가능해! 우리 엄마는 심지어 인나 씨 뱃속의 아이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하고 계셔!”“그들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야?” 유준은 코웃음을 쳤다.“배현욱, 너 남자 맞아?”“내가 왜 남자 아니야?? 나 주민 찾으러 갔잖아?!”“그래?” 유준은 현욱을 비웃었다.“넌 인나 씨를 사랑한다며 나불대기만 할 뿐, 그녀를 위해 변명할 용기조차 없잖아.”유준은 일어섰다.“내일 내 약혼식에 참석하러 와.”현욱은 멍해졌다.“무슨 약혼식?”“나와 하영의 약혼식.” 유준은 사무실 테이블 앞으로 걸어간 다음, 자리에 앉았다.현욱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그런데 왜 아무 기사도 없는 거지? 언론에 알렸어?”“오늘 저녁 12시, 그들더러 제시간에 발표하라고 했어.”정유준은 입술을 구부렸다.“난 내가 하영과 약혼한 일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릴 거야.”현욱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너와 하영 씨도 마침내 해피엔딩인 셈이네!”“너도 할 수 있어.” 유준은 현욱을 바라보았다.“현욱아, 너 네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 생각해 봐. 현재 인나 씨의 상황이라면 넌 계속 그녀를 선택할 수 있겠어?”“난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인나 씨와 함께 할 거야!”현욱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난 인나 씨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전혀 두렵지 않다고! 그저 인나 씨가 내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유준은 현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다른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그럼!”“앞으로 네가 감염될 수 있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고?”“물론이지!!”유준은 웃으며 말했다.“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