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8화 낙담하고 슬픈 표정

성연은 연수호 어르신과 두세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 돌아갈 차비를 했다.

그때 줄곧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던 연경훈이 돌아가려는 성연을 만류했다.

“고 선생님, 식사하시고 가세요. 특별히 주방에 고 선생님이 좋아하는 다과도 준비하게 했어요.”

오늘도 할아버지 때문에 겨우 연락해서 온 고 선생이다. 지금 가면 또 언제 오게 될 지 알 수가 없다.

연경훈은 차마 고 선생을 그냥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

연경훈의 의도를 이미 짐작한 터라 더는 연씨 저택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던 성연이 재차 거절했다.

“실험실에 처리할 일이 남아 있어서 가 봐야 해요.”

고 선생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녀의 일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할 수 없이 연경훈은 고 선생을 저택 입구까지 배웅한 후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낙담한 마음에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손자를 보자 연수호 역시 마음이 아팠다.

비록 평소 가족들을 다소 걱정시키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게는 꽤 다정한 손자였다.

지금 같은 손자의 모습은 거의 처음 보는 듯하다.

연수호가 손자 옆에서 충고의 말을 건넸다.

“경훈아, 만약 고 선생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만두어라. 고 선생은 다른 여자들과 달라. 돈이나 성의로 쉽게 마음이 움직일 사람이 아니야. 고 선생이 품은 뜻이 원대한만큼 너도 열심히 정진해야 해.”

그래도 연경훈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놀기도 많이 놀았던 그였지만 진심이었던 적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이 세상에 자신을 이처럼 설레게 만드는 여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 선생을 만난 후에야 깨달았다.

연경훈은 하고 싶은 건 뭐든 다하는 거침이 없는 사람이다.

고 선생에 대한 마음도 지금까지 숨긴 적이 없었다.

고백하고 차인 직후에는 낙담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연경훈이 크게 고개를 저었다.

“다른 여자들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어요. 그런데 고 선생은 달라요. 처음 본 순간부터 내 모든 걸 기꺼이 던지고 싶었어요.”

연수호가 한숨을 내쉬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