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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키다리

무진이 내뱉는 말과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성연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었다. 무진이 잠시 룸을 나가자 그제야 성연은 잠시 숨을 돌릴 여유를 얻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성연의 볼이 돌연 새빨개졌다.

성연과 무진의 마음은 이미 서로 통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진이 자신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했음도 잘 알고 있다.

무진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강요한 적이 없다. 바로 이 점이 성연이 무진을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어느 호텔.

비서 손건호가 키다리를 결박한 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무진이 도착했다.

무진은 손건호가 끌어다 놓은 의자에 앉은 후 키다리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내 약혼녀에게 미혼약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어.”

성연은 깨어날 때 정신이 아주 또렷한 상태였다.

분명 강한 미혼약을 먹은 것 같은데 키다리가 말한 것 같은 강한 환각 증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키다리가 중얼중얼하며 말했다.

“말도 안 돼. 주입한 약 양이 많았는데...”

혼자 중얼거리던 키다리는 무진의 눈빛이 순간에 차갑게 가라앉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무진이 덤덤한 어조로 물었다.

“지금 약 가지고 있나?”

“조금 남아 있긴 한데 뭘 어쩌시려고요?”

혹여 무진이 자신을 풀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키다리는 협조적으로 나왔다.

무진이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네가 직접 이 약 먹어 봐.”

순간 키다리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지며 겁에 질려 고개를 저었다.

“안, 안돼요. 사장님, 제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허신미 그 나쁜 년이 시켜서 했을 뿐이에요. 저는 전혀 몰랐어요. 만약 사장님 약혼녀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 꿈도 꾸지 않았을 거예요.”

키다리가 연신 머리를 땅에 박으며 호소했지만, 무진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얼음 같은 시선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키다리 저 놈 역시 나쁜 놈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허신미, 방정미와 작당해서 약을 타지 않았을 테지.

키다리는 약을 먹지 않으면 그 결과가 더 처참해질 것임을 알았다.

결국 키다리는 후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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