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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내 결정 안 따를 겁니까?

“죄송합니다, 사장님.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막았지만 워낙 완력으로 들이닥쳐서...”

비서는 난감한 표정으로 뒤따라 들어왔다.

하연이 침착하게 말했다.

“괜찮아, 문 닫아.”

유신혁의 갈비뼈 골절 회복이 빠르고, 얼굴의 상처도 대부분 아물었다.

“사장님, 기항그룹과의 프로젝트 계획서를 봤는데, 거기 내 이름이 안 보이네요? 누락된 것 아닌가요?”

하연은 만년필을 손가락으로 돌리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빠뜨린 거 아니고, 내가 유신혁 씨 이름 빼라고 했어요.”

“사장님, 이것은 애초에 약속했던 겁니다.”

유신혁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음흉한 것이 가득했다.

“아쉬울 때는 이용하고, 쓸모없으면 그냥 버리는 거 너무 모양 빠지는 거 아닙니까?”

하연은 예리한 눈빛으로 유신혁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유신혁 씨는 내가 당신 상관이라는 것을 잊은 거 아니죠? 내 판단에 따라 내가 결정하고 책임도 내가 집니다.”

유신혁은 하연에게 잘 보이는 것에 실패하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최 사장님, 저한테 너무 함부로 하지 마세요.”

“그래? 그러면 내 결정 안 따를 겁니까?”

하연은 개의치 않고 웃으며 두꺼운 사진 한 묶음을 꺼내 책상 위에 던졌다. 날렵한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유 부장 같은 사람이 기항그룹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면 적지 않은 분란이 일어났을 것 같네요.”

유신혁이 책상 위의 사진을 들고 보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온몸에 힘이 빠져 후들거리고 공포에 질려 하연을 바라보았다.

“이거 다 어디서 났어요?”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았는데, 유 부장한테 내가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까?”

“아니, 됐습...”

순식간에 유신혁의 기세가 꺾였다.

하연의 가녀린 손가락이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연의 입술 사이에는 유신혁에 대한 비웃음이 가득했다.

“내 짐작이 맞네요. 몰카를 찍은 게 처음이 아니더군요.”

“사진 속에 있는 사람들 연락처 다 가지고 있어요. 이 여자들과 유신혁 씨와의 관계가 사생활이겠지만 이게 다 몰카로 찍혔다는 것을 알면, 이 여자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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