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나는 이들 중에서 새로운 비서를 뽑아야 했다.엄격한 면접과 선발을 통해 그녀는 최종적으로 해외 유학 경험이 있고, 대기업에서 근무한 이력 있는 안연을 선택했다.정이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안연은 일본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수재였다.정이나가 안연을 선택한 이유는 뛰어난 능력 외에도 친한 친구의 추천 때문이었다. 그만큼 인성에도 문제가 없을 거라 판단했다.안연의 이력을 정리한 정이나는 그녀를 사무실로 불렀다.그 시각, 이선우와 김소희는 임주하의 휴게실로 들어갔다. 이선우가 치료 도중에는 일하지 말고 휴식에 주의해야 한다고 그렇게 주의를 줬음에도 그녀는 휴게실에서 간식을 먹으며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는 화가 났다.“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이선우는 곧장 다가가서 임주하의 손에서 간식을 빼앗아 쓰레기통에 버리고 컴퓨터 전원을 껐다.그러고는 종이에 식단을 적어 김소희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여기에 적힌 대로 장을 좀 봐줘요. 식자재는 우리 엄마한테 가져다드리면 엄마가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올 거예요.”“네.”김소희는 리스트를 받고 곧장 밖으로 뛰어 나갔다.임주하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선우 씨, 저 배불러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요.”그 말에 이선우는 더욱 화가 났다.“내가 전에 했던 말을 다 까먹었나 보네요. 당신은 환자예요. 난 의사고요. 환자는 의사 말을 잘 들어야 병이 빨리 나아요. 앞으로는 더 이상 그러지 마세요. 그리고 1호 별관으로 거처를 옮기는 게 좋겠어요. 앞으로 주하 씨 식단은 내가 책임질 거예요. 빨리 완쾌되고 일에 집중하고 싶으면 내 말을 들어야 해요.”감동이 몰려온 임주하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선우의 품에 안겼다.“고마워요, 선우 씨!”“내 아내가 될 사람인데 당연히 신경을 써야죠. 추나 요법을 진행할 테니 일단 누워요. 끝나면 침요법을 시작할 거예요.”“그래요!”임주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이선우가 웃으며 말했다.“다 벗을 필요는 없어요. 외투만 벗으면 돼요.
정이나가 안연을 데리고 휴게실로 들어왔다.“대표님은 몸이 아프셔서 이선우 선생이 안에서 치료를 해주고 계세요. 우린 여기서 좀 기다려요. 앞으로 옆에서 우리 대표님 잘 보좌해 주세요.”정이나는 자리를 잡고 안연에게 주의사항을 얘기해 주었다. 안연은 대표실 비서에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럽고 기뻤다.“정 이사님, 걱정마세요! 주의사항은 모두 기억했어요. 그런데 대표님은 어디가 아프신 거예요? 심각해요? 제가 해외유학할 때 실력 좋은 의사를 많이 알고 지냈었는데 그 사람들을 국내로 부를 수도 있어요.”정이나는 얼굴도 예쁘고 능력도 탁월한 안연이 마음에 들었다.“마음은 고맙지만, 대표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선우 씨뿐이에요. 그리고 대표님도 선우 씨에게만 치료를 허락했고요. 안 비서는 다른 건 걱정하지 말고 해야 할 일만 똑바로 하면 돼요.”안연이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안쪽 문이 열리고 김소희가 의약품 상자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정이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그녀에게 물었다.“대표님 몸은 좀 어때요?”“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선우 씨가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으니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우리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해요.”김소희가 정이나의 팔목을 잡으며 말했다.정이나는 안연을 돌아보며 당부했다.“안 비서는 여기서 좀 기다리고 있어요. 대표님 쉬는 방은 선우 씨 허락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거 명심하고요!”“네, 알겠습니다! 일 보세요.”정이나와 김소희가 사라지자 안연의 표정이 악덕스럽게 변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고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문자를 보냈다.“도련님, L그룹 잠입에 성공했습니다. 임주하 대표의 직속 비서 면접에 합격했어요!”알고보니 안연은 조이천이 공들여 임주하의 신변에 심은 스파이였다.조이천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켜!”안연은 아폴론 유학 당시 이미 그 나라의 국적을 취득하고 닌자가 되었다. 닌자는 내공을 숨
“계속 허튼 수작 부리면 죽여 버릴 거야!”섬뜩한 말투에 타잔 이치로는 계속 모르는 척하고 있을 수 없었다. 이선우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온 것은 맞지만, 그에게 행적을 들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역시 이 선생의 눈을 속일 수는 없군. 당신은 거만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아니지, 당신의 무공은 비술을 이용해서 강제로 올린 거로군! 진짜 실력은 고작 에이스 단계에 불과해!”타진 이치로는 자신이 있었다. 이선우의 체내에서 닌자의 비술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이건 아폴론 무인들이 강제로 경지를 돌파할 때 쓰는 비술이었다. 이치로 가문 같은 무인 가문의 핵심 멤버만 획득할 수 있는 비술이다. 미지 등급 이하의 무인이 사용하면 아주 놀라운 효과가 있는 비술이었다. 자신의 진짜 실력보다 두 단계 이상은 더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이선우의 진짜 실력은 마스터급이 아니라 높게 쳐봐야 에이스 정도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이선우가 이런 비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꽤 놀라웠다. 이제야 이선우가 어떻게 조씨 가문의 반보 무왕과의 대결에서 우세를 점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비술을 이용해 단계를 돌파한 무인의 전투력은 일반 무인보다 월등하게 강했다.이선우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멍청한 건가? 아니면 돌았나? 내가 비술을 사용해서 단계를 올려? 난 오히려 단계를 낮추는데 사용했다고!’이선우는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이때, 그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는 타진 이치로가 상상하는 대로 맞장구를 쳐주기로 했다.“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선배에게 들키고 말았네. 그래서 선배는 왜 L그룹을 감시하는 거지? 설마 L그룹에 좋아하는 여자라도 있나?”이치로는 크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 오기 전까지 걱정했던 것이 이선우의 정체를 알아낸 뒤로는 전부 사라졌다. 그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기자 봉인 부적이 이선우의 몸에 날아갔다.이선우는 일부러 화들짝 놀라며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이게
이선우는 안연과 조이천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이선우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사람은 바로 최은영이었다.그리고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심은비 뿐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는 임주하의 옆을 떠날 수 없고 더 이상 타진 이치로와 접촉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에게 정체를 들킬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안연부터 족쳐야겠네!”이선우는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그의 직감이 안연과 조이천, 그리고 타진 이치로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그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 임주하의 퇴근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그녀를 데리고 1화별관으로 갔다.그녀를 집으로 들여보낸 뒤에야 그는 안심하고 외출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붉은 드레스를 입은 금발 미녀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그녀의 이름은 그레이 스왈로우, 아를란의 특수부대 출신이자 4단계 무왕이었다.오전에 이선우가 연락한 상대가 바로 그녀였다.“날 따라와.”이선우는 그레이의 팔목을 잡고 몸을 날렸다. 얼마 후, 그들은 근교에 있는 한 공터에 도착했다.“너를 양성으로 부른 건 내 약혼녀의 신변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야. 지금 침술로 네 체내에 있는 독소부터 제거하지!”12대의 은침이 공중을 날아 정확하게 그레이의 혈자리에 날아와서 꽂혔다.“날아올라라!”이선우가 기를 운용하자 그레이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그가 진기로 은침을 조종하자 침이 흔들리며 그레이의 손끝에서부터 검은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15분 정도 지나서 그녀의 손끝에서 맑은 피가 흘러내리자 이선우는 침을 회수했다. 그레이가 지상으로 돌아오자 그는 내력으로 그녀의 체내에 진기를 흘려보냈다.“독은 이미 제거됐어. 이 미션만 완수하면 너에게 자유를 줄 거야!”“아닙니다. 저는 계속 선생님 옆에 있고 싶습니다!”그레이가 무릎을 굽히더니 애절한 표정으로 그에게 간청했다.“다시 고민할 시간을 줄게. 임무를 완료하고 다시 나에게 답을 줘. 이 단약을 먹으면 체내에 요동치는 진기를 진정시킬 수 있을 거야.”그레이는 별다
“누님, 이제 우리 얘기를 해야겠죠?”“우리? 우리 사이에 얘기할 게 남았나요? 우린 처음 보는 사이잖아요. 이… 이러지 마세요! 시간도 늦었으니 난 이만….”피닉스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도망갈 준비를 했다.슉!이선우의 손에서 비수가 날아왔다. 비수는 영혼이라도 달린 것처럼 피닉스가 움직일 때마다 따라다녔다.피닉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무시무시한 상황이었다.“난 그냥… 화장실이 급해서…. 그러니깐 이거 좀 치워..줄래요…?”이선우에게 다가간 피닉스는 그대로 그의 품에 기절해 버렸다.“젠장!”이선우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부축했다. 조금 겁만 줄 생각이었는데 이대로 기절할 줄이야!그는 어쩔 수 없이 먼저 무사의 시체를 처리한 뒤, 그녀를 안고 진료소로 들어갔다.“일 들어왔어! 일어나!”그는 곧장 김소희의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김소희가 잠이 덜 깬 얼굴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침대에 누운 피닉스를 보자마자 잠기가 싹 사라졌다.“세상에! 이 사람 피닉스잖아요! 오빠, 이 사람은 대체 어디서 만났어요? 부상이 심각한 것 같은데요?”“헛소리 그만 지껄이고 가서 침이나 소독해! 그리고 창고에 가서 약을 좀 가져와!”이선우는 침과 처방전을 김소희에게 건네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잠시 후, 김소희가 소독을 마친 침과 약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선우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번엔 소희 씨가 해봐.”“네?”김소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이선우가 정색하며 말했다.“오늘 배운 대로 하면 돼. 찰과상 이외에 내상은 없어. 침을 잘못 놓아도 괜찮아. 어차피 죽지 않으니까!”“하지만 상대는 피닉스인걸요. 진 영감 딸이라고요! 잘못 건드렸다가 보복이라도 당하면 어떡해요?”“그럼 몇 번 더 찌르든가. 보복할 일은 없으니 걱정 말고 찔러!”말을 마친 이선우는 가위로 피닉스가 입고 있는 옷을 잘랐다.10분 뒤, 김소희는 긴장 속에 침술 치료를 마쳤다. 이선우는 흡족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블랙 피닉스는 감히 더 말하지 못했다.어젯밤 이선우가 아폴론 수행자를 한 번에 쓰러뜨리는 걸 본 그녀는 아버지가 전화로 했던 말을 믿게 되었다. 또한 자신이 큰 사고를 쳤다는 것도 알아차렸다.지금 화가 치민 진시우는 블랙 피닉스를 혼내고 싶었지만,부어오른 그녀의 엉덩이를 보니 더 이상 때릴 수가 없었다. 더 때리면 터질 것 같았다.“부녀 성격이 똑같네요. 양성을 떠난 지 한참 되었다고 들었는데 왜 또 돌아온 거예요?”“절 찾으러 온 거라고 말하지 마세요!”“그리고 아폴론 수행자들이 왜 당신을 죽이려 하는 거죠?”진시우는 화가 났지만 그래도 블랙 피닉스를 일으키고 옷을 가져와 건네줬다.블랙 피닉스는 의자에 앉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진시우 씨, 저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아요. 아폴론 그 자식들이 도를 지나친 거예요!”블랙 피닉스는 진시우에게 자초지종을 알려줬다. 일의 경과를 들은 진시우는 매우 놀랐고 분노했다.“아폴론 그 자식들이 2년 전부터 양성에 몰래 잠입해 체질이 특별한 르네르 여자들을 찾았다는 거예요?”“네,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거예요. 그리고 그 자식들이 제 술집의 고객들을 억지로 데려가는 걸 보고 참지 못해 도와줬다가 큰 화를 입게 됐어요. 그 일 때문에 도망쳐 다니게 된 거죠.”“2년 동안 주변 시에서 이리저리 피해 다녔지만 결국 그 자식들이 절 찾았어요. 전 계속 도망칠 수밖에 없었고 아버지가 전화 와서 당신을 찾아가면 당신이 절 보호해 줄 거라 말했죠.”“참, 그 자식들은 특별한 체질의 르네르 여자를 찾는 외에도 몰래 L그룹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었어요. 제 생각에 그들의 마지막 목적은 꼭 임 대표님일 거예요!”“이선우 씨, 어때요? 임 대표님은 저희 양성에서 유명한 미인이에요, 도와주고 싶지 않나요?”이진우는 블랙 피닉스의 말을 무시했다. 그의 표정은 평온했지만,속으로는 살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블랙 피닉스에게 물었다.“아버님이 저에 대해 또 무슨 말을 했나요?”“더는 없어요, 저더러 당신을
블랙 피닉스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경지를 돌파한 그녀는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에이스!이선우와 이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블랙 피닉스에게 집중되었다.쿵!블랙 피닉스를 맴돌던 기운이 한줄기의 힘으로 응집되더니 보디가드들을 날려버렸다!중년 남자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더니 떨며 말했다.“보, 보스, 언제 돌아오신 겁니까?”퍽!블랙 피닉스가 손을 움직이자, 중년 남자의 머리가 수박처럼 산산이 쪼개졌다. 남은 보디가드들은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었다!이선우와 이설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블랙 피닉스가 너무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눈 크게 뜨고 똑똑이 봐둬, 앞으로 누가 감히 이선우 씨를 건드리면 이렇게 되는 거다!”블랙 피닉스 몸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보디가드들은 머리가 깨진 수박처럼 된 중년 남자를 보더니 이선우와 이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꺼져!”블랙 피닉스의 낮은 호통에 모든 보디가드들이 허둥지둥 자리를 떴다.“이선우 씨, 단약 감사합니다! 아니면 몇 년 후에 돌파했을지 모르겠어요!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산업은 모두 이선우 씨에게 드릴게요!”블랙 피닉스는 은영 진료소를 떠난 후 바로 폐관했고, 2시간 후 에이스로 돌파했다. 이제야 블랙 피닉스는 이선우의 실력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가 왜 이선우를 따르라고 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당신은 좋은 사람이네요. 하지만 전 당신 아버님의 산업에 관심이 없어요. 당신도 절 따를 필요가 없고요!”“이 빌딩이 당신의 산업인가요?”이선우가 물었다.“네, 이선우 씨. 이 빌딩으로 단약을 주신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그럴 필요 없어요, 시가만큼 돈을 받으세요.”“이분은 이설 아가씨, DT그룹의 대표님이에요!”이선우는 이설을 소개한 후 이렇게 말했다.“나머지 일은 당신에게 맡길게요,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해요.” 이선우는 바로 자리를 떴다. 아까 안연 몸에 남긴 청인에 이상이 감지된 거다.블랙 피닉스는 이선우를 부
안연은 누워 쑥스러운 척 연기했다.“괜찮아요. 상의 단추 하나만 풀면 돼요.”“네.”안연은 빨개진 얼굴로 상의 단추를 풀었다.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그녀는 모든 단추를 풀었다.그녀는 임주하의 옥패가 사라진 걸 발견한 뒤로 이선우가 가져간 게 아닐지 의심했었다. 왜냐하면 이틀 동안 그녀 외에 임주하와 만난 사람은 정이나와 이선우뿐이었고, 이선우는 임주하의 의사이기도 했으니까.그녀는 이선우를 떠보기로 했다.이선우는 안연이 상의 단추를 모두 푼 걸 발견했다. 하얀색 피부가 고스란히 그의 눈앞에 드러났다.이선우는 안연의 몸매가 좋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L그룹 직원 유니폼을 입은 안연의 모습은 매우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안연은 임주하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선우는 그녀가 닌자라 확신했다. 순간 이선우는 역겨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 몸에 심은 청인을 회복시키기 위해 넘어간 척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안연 비서님, 하, 하나만 풀면 됩니다.”“몸매가 정말 좋네요.”이선우가 침을 꿀꺽 삼키자 안연은 속으로 매우 좋아했다.하, 역시 남자들은 똑같아.너랑 어떻게 놀아줄까?안연은 바로 쑥스러운 연기를 했다. 그녀는 이선우를 흘깃 보고는 바로 시선을 피하면서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런가요? 선우 씨는 제 몸을 본 첫 남자예요!”쳇, 연기를 잘하네!이선우는 역겨웠지만 그녀와 함께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침을 놓아주었다.“제가 처음이라니, 영광입니다. 괜찮으니까, 긴장을 푸세요.”이선우는 두 번째 침을 놓을 때에야 청인에 왜 이상이 생겼는지 깨달았다. 안연이 수련한 인술 때문이었다. 그는 아폴론의 인술을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선우에게 있어 이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는 안연에게 침을 놓는 순간 청인 하나를 다시 한번 심었다.이때 안연이 촉촉한 눈빛으로 이선우를 보면서 말했다.“선우 씨는 임 대표님이랑 무슨 관계인 건가요? 단지 의사와 환자 사이는 아니죠?”“제 약혼자예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