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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언니가 당신보다 더 놀줄 알아

“방금 공아름 씨와 함께 나타날 때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 들었어요.”

권하윤의 자연스러운 대답에 그녀를 한참 동안 훑어보던 문태성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죄송해요. 제가 사람을 착각했어요.”

권하윤은 괜찮다는 듯 싱긋 웃었다.

“그러시다면 전 먼저…….”

“하윤 씨는 경성에서 나고 자랐죠?”

권하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태훈이 먼저 그녀의 말을 잘랐다.

“저는 해원 사람인데 이번에 경성에는 처음 왔거든요. 혹시 재미있는 여행지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그래요.”

권하윤의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솔직히 누구보다도 긴장했다. 이게 모두 문태훈이 저를 의심해서 일초라도 더 옆에 붙잡아 두려는 꼼수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절하자니 오히려 더 의심을 살 수 있었다.

한참 동안 대화를 이어가며 문태훈이 묻는 말에 대답했지만 그의 물음은 끊이지 않았다. 궁금해서 묻는다기보다는 마치 심문하는 듯했다.

그렇게 몇십 분을 붙잡혀 질문을 받던 그때 호텔 직원이 다급하게 다가오며 권하윤에게 인사했다.

“권하윤 씨, 언니분이 지금 휴게실로 잠시 와달라고 하십니다.”

권하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미안한 듯 문태훈을 향해 미소 지었다.

“죄송해요. 언니가 저 찾아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당연히 가보셔야죠.”

…….

한참을 걸어 거리를 넓히고 나서야 감시를 받는 듯한 감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권하윤은 그제야 긴 한숨을 내쉬었다. 거의 동시에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혹시 언니가 무슨 일로 절 찾는다고 했나요?

겨우 진정한 권하윤은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직원에게 물었다.

“아무 말도 없으셨습니다. 그저 빨리 오라고만 하셨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휴게실 문 앞에 도착했다.

호텔 직원이 안내를 마치고 이내 사라지는 바람에 권하윤은 멍하니 문 앞을 서성거렸다.

‘권희연이 민도준과 함께 있는 거 아니었나? 왜 갑자기 날 불러내지? 설마 들어갔다가 이상한 장면 목격하는 건 아닌가?’

한참 동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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