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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

“그게……”

권희연은 머뭇거렸다.

“말하기 불편하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이건 두 사람의 사적인 문제이기에 그녀에게 따져 물을 이유도 권한도 없었다.

“그건 아니야.”

하지만 권하윤에게 미안한 감정뿐인 권희연은 있었던 일을 모두 사실대로 털오놓았다.

“내가 민도준 씨한테 무례를 범했어.”

“그런데 언니 치마가 왜?”

“민도준 씨가 나 발로 찼거든.”

권희연의 머쓱한듯한 말에 권하윤은 할 말을 잃었다.

‘민도준이 권희연에게 강압적으로 관계를 요구했다고 생각했는데 민도준 말이 맞았을 줄이야.’

전화를 끊은 뒤 권하윤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그와 동시에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권희연은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그때 일이 있고 난 뒤 명성도 많이 높아져 전설처럼 불러지고 있다.

그로 인해 그녀를 며느리로 들이고 싶어 하는 가문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권미란은 그녀의 혼인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얘기하지 않고 오히려 민도준에게 접근하게 하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권미란이 오래전부터 권희연과 민도준을 엮으려 했나?’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대담한 생각에 몇 년 전 강민우가 권희연에게 약을 쓴 일도 의심스러웠다.

권씨 가문은 명문가 말단에 속해 있지만 그래도 명문가라 불릴 수 있는 집안이었기에 재산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강민우의 돈과 선물을 많이 받아먹고도 모른 척해 상대를 자극했으니 더욱 이상했다. 그들이 일부러 강민우를 자극해 이 모든 일을 꾸몄다면 모를까.

‘그 일로 인해 권희연의 깨끗한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더욱 각인됐고 권씨 집안 여자의 위신도 함께 올라갔으니……’

권하윤은 입꼬리를 씩 올렸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보이지 않았다.

‘권씨 가문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더럽고 무서운 가문이었네.’

권하윤은 차 안에서 잠시 동안 앉아 있다가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시각,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곳에서 가슴까지 깊게 파인 V넥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자가 누군가에게 입이 틀어막힌 채 차에 실렸다.

그녀는 버둥거리며 앞에서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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