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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그때 무슨 일 있었어?

이승우는 눈을 곱게 접으며 권하윤을 바라봤다.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물어보면 내가 뭐부터 대답해야 해?”

그의 목소리는 아직 회복하지 않아 조금씩 갈라졌지만 권하윤의 귀에는 그 누구의 목소리보다도 듣기 좋았다.

그녀는 이승우를 향해 웃고 싶었다. 애써 입꼬리를 올렸지만 눈물이 흘러내렸다.

“울고 싶으면 울어. 오빠 앞에서 참을 필요 없어.”

너무 오랫동안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이승우의 한 마디 말이 권하윤의 마음의 벽을 무너트렸다. 권하윤은 마치 감정이 터지기라도 한 듯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이승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옥시미터를 낀 손으로 권하윤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한참 뒤 진정을 한 권하윤은 눈물을 닦으며 밖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승우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일부러 한껏 가벼운 말투로, 권씨 가문이 자신을 괴롭힌 사실은 빼놓은 채 기쁜 듯 입을 열었다.

“이제 경성에 왔으니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어. 오빠도 깨어났겠다 앞으로 우리 가족 점점 행복해질 거야.”

애써 미소 짓는 권하윤을 꿰뚫어 본 이승우는 아무 말도 없이 미소 지었다.

이 요양원의 사람은 그들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감시하고 있다는 걸 그는 눈치챘다.

게다가 동생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는 자기가 깨어나면 동생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올 거란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야 왔다는 건 자유조차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는체하지 않았다. 그저 손을 들어 동생의 귀밑머리를 넘겨주었다.

“많이 야위었네.”

“오빠도 그러면서.”

오빠의 관심 어린 말에 권하윤은 코끝이 찡해났다. 하지만 약간 비음이 섞인 목소리는 마치 애교 부리는 것 같았다.

“그래, 오빠 많이 못생겨졌지? 우리 윤이 오빠 이제 싫어하는 거 아니야?”

참으로 공교롭게도 어릴 적 가족이 그녀를 부르던 애칭도 윤이였다.

아마 그녀가 권하윤이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권하윤은 이승우가 일부러 장난치는 걸 눈치채고는 입을 삐죽거렸다.

“못생겨도 좋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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