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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무슨 배짱으로 날 건드렸어?

하지만 다행히도 민승현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자기가 권하윤을 한참 찾아다녔다는 거에 불만인 듯했다.

“옷을 갈아입으러 가면 말해야 할 거 아니야? 왜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는데!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시간 낭비를 했다고 생각하는지 그의 말투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아, 그때 강민정 씨와 둘이 아주 꽁냥거리고 있는 것 같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권하윤의 한 마디에 민승현은 마지막 의심까지 씻어버리고 풉 웃었다.

“네가 민정이랑 같아? 어딜 비교해?”

“그렇게 나 애타게 찾으니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누가 애타게 찾았다는 거야! 난 그저…….”

버럭 하며 부정하던 민승현은 결국 말문이 막혔다. 이 상황에 권하윤과 그의 둘째 형이 붙어먹은 줄로 착각해 급하게 찾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몰라. 이제 너 죽든 말든 상관 안 해!”

마지막 한 마디를 던진 채 민승현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제야 전화 거너 편에 있던 권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방금은 일부러 민승현의 신경을 자극한 거다. 그렇게 되면 그가 자기를 냉대하며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할 테니까. 그리고 역시나 그녀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권하윤은 긴장을 풀며 모든 일의 원흉을 분한 듯 째려봤다.

아직까지 민도준이 일부러 민승현을 불러낸 것에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입에 담배를 물고 옷을 입던 민도준이 마침 그녀의 눈빛을 발견하고 뿌연 연기 뒤에서 눈썹을 치켜떴다.

“아직도 모자라?”

권하윤은 상대의 뜻을 바로 이해하고 눈을 피했다. 하지만 침대 위에 널브러진 옷을 보니 더욱 심란했다.

“민 사장님이 제 옷 다 망가트렸는데 어떻게 배상할 거예요?”

화가 너무 쌓여 간이 배 밖으로 나왔는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그녀의 반응에 민도준은 입에 물었던 담배를 빼내고 손에 쥐었다. 이윽고 침대 곁으로 다가가더니 허리를 숙이며 여자의 얼굴을 위아래로 훑었다.

“어떻게 배상할까?”

그 눈빛을 보니 권하윤은 방금 전의 모습이 온데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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