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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도연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오민욱, 그놈 면접 보러 들어간 지도 꽤 됐는데, 왜 아직도 안 나와?”

“걱정하지 마, 전에 삼촌이랑 얘기 다 해뒀어. 그놈 면접 통과하지 못할 거야.”

오민욱도 궁금하긴 했지만,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녀를 웃으며 안심시켰다.

진아영도 그 말에 가담했다.

“맞아, 오민욱 삼촌이 인사팀 매니저라 직원 채용 관련해서는 다 담당하고 계셔. 오민욱 삼촌만 동의하지 않으면, 네 그 촌닭 약혼자는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도 못할 거야.”

두 사람의 말에 도연우의 심란하던 마음도 조금은 안정되었다.

이때, 정세훈이 가죽가방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다급히 걸어 나왔다.

그 모습에 오민욱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잽싸게 달려가 물었다.

“삼촌, 어떻게 됐어요? 그놈 면접 통과 안 됐죠?”

“짝!”

정세훈이 굳은 얼굴로 그의 뺨을 내리쳤다.

“이 X끼야,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잖아.”

그 싸대기 한방에 오민욱과 도연우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대체 뭔 일인가?

정세훈이 왜 오민욱에게 뺨을?

오민욱이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삼촌, 왜 때려요?”

“당장 꺼져. 난 너 같은 조카 둔 적 없으니까.”

정세훈은 고함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다들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때, 최서준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걸어 나왔다.

“다들 아직 안 가고 있었네?”

“어떻게 됐어요? 면접 통과됐어요?”

오민욱이 다급히 물었다.

“덕분에 면접 통과됐어요.”

최서준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답했다.

면접이 통과됐다는 말에 오민욱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오민욱외에 나머지 사람들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도연우의 표정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고, 그녀는 분노 섞인 눈빛으로 오민욱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마치 말 다 해놨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는 것 같았다.

오민욱도 그녀의 눈빛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일이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애써 웃어 보였다.

“그렇구나. 그럼 어느 부서에 배정받았어요?”

“마케팅부서 2팀이요.”

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에 오민욱은 다시금 깜짝 놀랐고, 더는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었다.

오민욱은 자기 아래서 일하게 되면 앞으로 기대하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임상아의 업무처리능력은 말 그대로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모든 입사절차를 다 끝마쳤으니 말이다.

“앞으로 여기가 최서준 씨 자리입니다.”

오민욱이 사무실 정수기 옆 구석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초반에 최서준 씨는 여기를 청소하고, 택배 대신 받아주고, 배달음식 시켜주고 하면 될 겁니다. 그 뒤에 점차 다른 업무 배정해 드릴게요.”

최서준은 처음부터 열심히 출근할 마음이 없었기에, 별일 아니라는 듯 흔쾌히 승낙했다.

그가 흔쾌히 답하는 걸 본 나머지 일행들은 속으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최서준이 역시 한낱 촌닭이라 자기들 말도 잘 듣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그럼 일단 경비실에 가서 제 택배 좀 가져다줘요.”

오민욱이 이어서 그에게 말했다.

최서준이 나간 뒤, 진아영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걸어오면서 입을 열었다.

“오민욱, 나 저놈 어떻게 면접 통과했는지 알았어.”

“뭐?”

그 말에 모두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뭔데? 빨리 말해봐.”

진아영의 주위를 한번 살피더니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거 회사 비밀이니까, 어디 가서 말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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