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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박시언이 자신을 믿어주길 바라지 않으니까.

이어서 김하린과 박시언은 나란히 차에 올라탔고 심지어 박시언은 일부러 친한 척하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 모든 것은 단지 최미진 앞에서 쇼하는 것뿐이다. 김하린은 누구보다 잘 안다.

박시언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머니 손에서 커왔다. 그는 최미진을 매우 존중하고 지극히 효도하고 있다.

김하린도 더는 까발리지 않고 적당하게 박시언에게 맞춰주며 연기했다.

“그 땅은 어떻게 처리할 셈이냐?”

최미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다만 이 말은 김하린에게 물은 게 아니라 박시언에게 묻고 있었다.

박시언이 앞에 앉아서 백미러로 김하린을 힐긋 쳐다봤다.

“하린이가 산 땅이니 알아서 처리하겠죠.”

최미진은 김하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부지에 관한 일은 시언이한테 맡겨. 여자는 남편 뒷바라지 잘하고 아이만 잘 키우면 돼.”

“할머니, 박씨 일가의 일은 당연히 시언이가 관리해요. 다만 이 땅은 제가 우리 집안 어르신들을 대신해서 산 거라 그분들이 알아서 하실 거예요. 제 손도 안 거치거든요.”

김하린의 말을 들은 최미진은 말투가 조금 바뀌었다.

“나중에도 이런 일은 되도록 간섭하지 마. 넌 이미 시언이랑 결혼했으니 모든 행동이 박씨 일가를 대표하고 있어.”

“네, 할머니.”

김하린이 순순히 대답했다.

최미진이 어떤 성격인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안다.

이 타이밍에 대뜸 독립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엄청난 번거로움만 살 게 뻔하다.

“시언아, 난 저녁에 고스톱 약속이 있어서 네가 하린이 집까지 바래다주거라. 업무는 잠시 내려놔. 아내를 챙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니?”

최미진의 말속에 다른 뜻이 담겨 있었다.

박시언은 미간만 찌푸릴 뿐 더 많은 불만을 표출할 순 없었다.

“알았어요, 할머니.”

김하린은 백미러로 그의 눈빛을 바라보며 바로 알아챘다. 그는 분명 또 그녀의 탓으로 돌릴 것이다!

이거 참 괴로워도 말 못 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기분이었다.

김하린은 숨을 깊게 몰아쉬며 억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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