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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소은영은 흠칫 놀랐다.

‘김하린이 왜 여기 있지?’

잠시 후 문 앞의 인기척 소리에 안에 있던 시험 감독이 걸어 나오며 버럭 화냈다.

“다들 어느 과 학생들이야? 여기 수능장인 거 안 보여? 싹 다 나가!”

주위 학생들은 뿔뿔이 도망쳤지만 유가람만 한사코 소은영을 잡아당기며 시험 감독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희는 3학년생이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라 올해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미리 챙겨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시험 감독은 소은영을 보더니 안색이 조금 밝아졌다.

그녀는 박시언이 후원하는 학생인지라 시험 감독도 흔쾌히 시험지를 건넸다.

소은영은 시험 문제를 본 순간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쉽네. 한태형 못 봤어.”

유가람은 실망한 듯 고개를 숙이고 곁눈질로 소은영을 쳐다봤는데 그녀가 줄곧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에 유가람이 의아해서 물었다.

“너 왜 그래?”

소은영은 고개를 내저었다.

“올해 나온 문제가 너무 어려워. 내가 시험 봤어도 합격하기 힘들 거야.”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김하린도 절대 못 붙을 것이다.

소은영은 박시언이 올해 시험을 치르지 말라고 한 게 내심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대표님은 올해 시험 문제가 어려운 걸 진작 알았었네.’

박시언이 자신을 편애한다는 생각에 소은영은 몰래 기뻤다.

수능장 안에서 김하린은 한참 열심히 시험을 보고 있었다. 시험 시간이 반쯤 지난 후 수능장 밖에 꽤 큰 인기척이 들려왔다.

“쾅!”

누군가가 수능장 문을 힘껏 박차고 열었다. 곧이어 두 명의 경호원이 빨간 머리 남자를 짓누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남자는 시험장 좌석에 꽉 짓눌린 채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김하린은 이 남자가 살짝 눈에 익었다.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이 남자는 한씨 일가의 둘째 도련님 한태형일 것이다.

기억 속 전생의 한태형은 무례하고 난폭한 성격이었지만 장사에 능한 두뇌를 가졌다. 그녀가 죽기 전에 한태형은 병약한 형 한태윤의 뒤를 이어 한씨 일가의 오너가 되었다.

이러고 보니 한태형도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 것 같았다.

“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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