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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김하린은 박시언의 휴대폰을 힐긋 쳐다봤다.

박시언은 전화를 받지 않고 일단 꺼버렸다.

최미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희 둘 빨리 애부터 가져. 굳이 내가 손 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박시언은 아무 말이 없었다.

최미진이 손주를 원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으니까.

김하린은 할머니가 떠난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학교 측에 연락했어?”

“응.”

박시언이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나 봐주지 말라고 한 거지?”

“왜? 이젠 나한테 사정하고 싶은가 봐? 내가 인맥 써서 A대에 보내줬으면 좋겠어?”

박시언이 피식 웃으며 야유에 찬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잘 들어. 설사 내가 A대에 넣어준다고 해도 네 수준으로는 졸업할 수 없어.”

“난 단지 네가 함부로 간섭하지 않길 바랄 뿐이야. 만약에 내가 정말 A대에 들어갔는데 네가 교장한테 말해서 입시자 명단에서 내 이름 빼라고 하면 그땐 나도 가만있지 않아.”

김하린도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박시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했다.

‘이 여자가 이젠 점점 더 당돌해지네.’

띠리링.

이때 박시언의 휴대폰이 또 한 번 울렸다.

그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말해.”

“대표님, 사모님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학교 측의 난감한 목소리에 박시언은 미간을 찌푸렸다.

“알았어.”

김하린은 맞은 편에 앉아 그의 표정을 바라보며 학교 측에서 미리 그녀의 시험지를 채점했다는 걸 알아챘다.

“김하린, 진짜 생각지도 못할 일이야. A대 가려고 감히 커닝을 해?”

“나 합격이지? 맞지?”

김하린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박시언의 표정을 보아 합격선을 넘은 게 분명했다!

“박시언, 기왕 시험에 합격했으니 내가 어떻게 합격했는지는 따지지 마. 밖에서는 모범 부부로 보이도록 협조 잘할게. 그러니까 집안에서는 내가 뭘 하든 신경 꺼.”

그녀의 태도는 유난히 강경했다.

박시언이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건 나도 간섭 안 해. 다만 그 전에 할머니부터 상대해야 할 거야. 너 A대 간 거 할머니가 아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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