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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김하린은 매우 진지했다.

이 말은 진실 반, 거짓 반이다. 김씨 일가는 확실히 한때 위풍당당하던 김씨 일가가 아니다. 이 또한 전생에 박시언이 김하린에게 점점 더 냉랭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박시언에게 이 결혼은 오직 이익 관계로 얽매인 결혼이다 보니 그녀가 모든 이용 가치를 잃으면 박시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전생에 김씨 일가는 철저하게 몰락했고 김하린은 박시언에게 쓰레기 취급을 당하며 가차 없이 버려졌다.

“지금 네가 에반을 운영하겠다고? 농담하지 마!”

배주원은 말을 끝맺기도 전에 서도겸의 곁눈질로 대뜸 입을 다물었다.

그는 곧장 단어 사용에 신경을 썼다.

“하린아, 내가 널 얕잡아보는 게 아니라 네 전공이 아예 금융 쪽도 아니고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배운 적도 없잖아. 에반 홀딩스가 지금 아무리 빈껍데기 회사라고 해도 그 큰 가업을 네가 어떻게 감당하겠어? 수많은 임원진을 다 설득할 수 있겠어?”

“그건 나도 알아.”

“알면서 왜...”

서도겸이 또다시 배주원을 째려봤다. 이에 배주원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네가 에반 홀딩스를 운영하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야.”

“에반은 우리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산업이야. 내가 반드시 지켜내야 해. 체계적으로 배우진 못했지만 나도 나름 방법이 있어.”

“무슨 방법?”

“학교 다니면 되지.”

“학교?”

배주원은 그녀의 사고방식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박시언이 투자한 금융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보는 건 괜찮을 것 같아.”

“자신 있어?”

“응.”

김하린은 홀가분하게 대답했지만 사실 박시언이 투자한 그 학교는 국제 금융 학교라서 안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금융계 전문가들이다. 그녀의 말처럼 그리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 학교를 설립한 수십 년 동안 오직 소은영만 빈곤 가정 학생 출신이다. 그녀도 높은 점수와 박시언의 추천으로 겨우 입학했다.

한편 김하린은 이 방면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으니 입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배주원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인맥을 동원해서 들어갈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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