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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박시언은 미간을 구겼다. 김하린이 이렇게 쉽게 단둘이 있을 기회를 포기한다고?!

인상 속 그녀는 박시언이 소은영을 만나러 갈 때마다 화내고 난리를 피웠었다.

“소은영 병원 데려간다며? 얼른 가보라니까.”

김하린은 그가 일 초라도 빨리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더 늦으면 서도겸이 휴식한다고 할까 봐 걱정됐고 내일이면 최미진이 또 무슨 계획을 세울지 모른다.

“천천히 먹고 있어.”

박시언은 상 위의 음식을 텅 비운 그녀를 보더니 별안간 가슴이 답답했다.

어렵게 그를 집에 남겨뒀는데 밥만 먹는다고?

박시언이 답답한 마음을 안고 집을 떠난 후 김하린은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서도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 시간이 늦어졌네. 지금 바로 갈게.”

“급할 거 없어.”

“이따 만나!”

그 시각 배진 그룹 안에서 서도겸은 사무실 통유리창 앞에 서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배주원은 사무실 소파에서 뒤척이며 잠에서 깼다.

“김하린은? 몇 신데 왜 아직도 안 와?”

“일이 좀 생겼대.”

“온종일?”

배주원은 기지개를 쭉 켜다가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그에게 물었다.

“너 설마 줄곧 여기서 기다린 거야? 까딱 움직이지 않고?”

이 통유리창 앞에 서면 배진 그룹 대문 밖의 모든 상황을 똑똑히 볼 수 있다.

서도겸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에 배주원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와, 살다 살다 별구경을 다 해보네! 왜? 일에 싫증 나서 이젠 사랑의 순애보가 되기로 한 거야?”

“못 할 것도 없지.”

배주원은 이런 표정을 짓는 서도겸을 전혀 본 적이 없다.

그는 전에 항상 첫눈에 반하는 건 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똑같은 시나리오가 절친에게 벌어질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곧이어 김하린이 차를 타고 배진 그룹 문 앞에 도착했다.

경호원이 그녀를 보더니 재차 확인한 후에야 앞으로 나섰다.

“김하린 씨 맞으세요?”

“네, 접니다.”

김하린이 머리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모실게요.”

경호원이 선뜻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며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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