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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박시언의 눈빛을 본 김하린은 더 버텨도 무의미하다는 걸 느꼈다.

그녀가 계속 맞선다면 박시언은 아마 오늘부터 강제로 집에 데려올 것이다.

김하린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대장부는 굽힐 줄도 알고 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금 당장 복수하기보다 일단 자세를 낮춰야 할 듯싶었다. 앞으로 복수할 날이 많고 많으니까.

“알았어.”

김하린이 답했다.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은 집에 있을게. 이러면 됐지?”

“세 번.”

“너!”

그녀는 화내려 했지만 박시언의 눈빛을 보더니 끝내 참았다.

A대의 대학원 공부가 그리 빠듯하지 않아서 일주일에 세 번 집에 가는 것은 전혀 문제없다. 박시언은 분명 교장과 다 여쭤본 후에 이런 요구를 제안했을 것이다.

김하린은 마음을 다잡고 그에게 잔뜩 일그러진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세 번이면 세 번이라지 뭐. 박 대표님 또 무슨 제안 있어?”

“내가 전화만 하면 무조건 집에 돌아와. 이 비서 보낼 거야.”

김하린은 심호흡을 하고 계속 웃어 보였다.

“오케이. 또 더 있어?”

“아직은 없어.”

아직은 없다라, 나중에 또 있을 거란 뜻이다.

김하린은 왠지 A대에 들어온 일이 박시언에게 꼬투리를 잡을 핑곗거리를 제공해준 꼴이 된 것 같았다.

그녀가 지금 A대에 다니는 일을 최미진에게 들켜서는 절대 안 된다. 이 할머니는 다른 집 할머니들보다 훨씬 맞춰드리기 힘드니까.

“회사에 볼일 있어서 이따가 이 비서더러 학교까지 데려다주라고 할게.”

박시언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김하린에게 말했다.

“한태형 멀리해.”

한태형?

‘여기서 뜬금없이 한태형이 왜 나오지?’

김하린은 쓰러지기 전의 일을 애써 되새겨보았다. 설마... 한태형과 박시언이 마주친 걸까?

오후에 그녀는 이런 생각을 품은 채 이 비서의 차에 앉아 학교로 돌아갔다.

교실에 들어가면 한태형을 볼 줄 알았는데 정작 그만 빼고 모두가 다 있었다.

“하린아, 들어와.”

배주원이 교실 문 앞에서 넋 놓고 있는 김하린을 발견했다.

그녀는 묵묵히 맨 뒷줄에 앉았다. 원래 한태형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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