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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그는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무심코 걱정해주듯 그녀에게 말했다.

“나 긴장 안 해.”

김하린은 여러 카메라를 마주하고 있어도 아주 자연스럽게 대응했다.

박시언은 그녀가 전에 이런 자리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전생의 김하린이 그와 거리를 좁히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아직 모를 것이다.

아쉽게도 전생에 그녀가 죽은 후에도 박시언은 이 여자가 자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아래에 있는 언론매체들이 저마다 카메라를 들었다. 요즘 온라인 상으로 두 사람의 기사가 떠돌고 있으니 적잖은 매체들이 이 기회를 빌려 타이틀 기사를 낚아채고 싶었다.

“이번에 저희 모건 그룹에서 개발한 새 아파트는 A, B 구역으로 나뉘는데 큰 평수는 A 구역, 작은 평수는 B 구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주변에 대형 쇼핑몰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으며 지하철역과 버스역도 도보로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단지의 녹화는 최상급의 정원 설계를 거쳤으며 방 구조는 집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아늑한 가족형 아파트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박시언은 김하린의 손을 꼭 잡았다.

김하린도 적절한 타이밍에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이 장면은 맨 뒷줄에 앉은 소은영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충격과 고통으로 다가왔다.

곧이어 기자들의 질문 순서가 다가왔다.

모 기자가 대뜸 입을 열었다.

“대표님, 최근 온라인에서 떠도는 소문에 대해 이 기회를 빌려서 제대로 대답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들은 순간 김하린은 바로 알아챘다. 오늘 기자회견은 박시언이 직접 마련한 자리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무모하게 첫 질문부터 이런 민감한 문제를 내던질까?

“소문은 소문일 뿐입니다. 저는 제 아내의 사생활에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내를 충분히 믿으니까요.”

말을 마친 박시언이 김하린을 쳐다봤다.

김하린도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박시언은 지금 완벽한 남편 이미지를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하린은 카메라를 훑어보다가 곁눈질로 그만 구석에 앉은 소은영을 발견해버렸다.

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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