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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김하린의 얼굴에 띈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자 한태형은 극도의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곧이어 그녀가 다시 웃기 시작했다.

“한태형 생각보다 너무 유치한데?”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뭐라고?”

“네가 정말 그럴 배짱이 있으면 굳이 사람 시켜서 비밀리에 나랑 만났을까?”

김하린은 그를 가볍게 밀치고 룸 안을 거닐었다.

“여긴 카메라도 없고 밖에 엄청 시끄러워서 아무도 이 작은 방을 신경 쓰지 않아. 나랑 만난 일을 박시언이나 한태윤에게 들킬까 봐 두려운 거잖아. 그런 애가 감히 여기서 날 함부로 할 엄두는 나고?”

김하린은 소파에 앉아서 사과를 한 입 먹었다.

그녀도 전에 이런 장소에 드나들어서 잘 알고 있다. 이런 식의 룸은 프라이빗 등급이 모두 S급이라 거물급 인사들이 거래하기 좋은 장소로 꼽힌다. 소식이 새어나가기는커녕 파리 새끼 한 마리도 빠져나갈 수 없다.

김하린은 한태형을 쳐다봤다.

“태형아, 유치하게 사람 좀 그만 협박해. 나한테 전혀 안 먹혀.”

지난번에 손정원에게 납치당했던 때와 비하면 이건 그냥 애들 장난에 불과하다.

아니나 다를까 한태형은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김하린이 무심코 도발하자 그는 음침한 눈빛으로 살짝 돌변했다.

“내가 진짜 너 못 건드릴 것 같아?”

“바로 네 앞에 있잖아. 마음껏 해보라니까.”

김하린은 달갑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박시언의 아내인 한, 한태형은 간이 배 밖에 튀어나올지언정 절대 그녀를 건드릴 엄두가 안 날 것이다.

한참이 지나도 한태형은 역시 아무런 액션이 없었다.

김하린도 더 몰아붙이고 싶지 않았다.

“인정해. 처음 널 봤을 때부터 한태윤 동생이란 걸 알았어. 그땐 네 주의를 끌고 싶다기보다 네가 이대로 재능을 묻히는 게 아까워서 그랬어. 그래서 괜히 널 자극하면서 A대에서 공부하라고 했을 뿐이야.”

김하린의 말은 진실 반, 거짓 반이다.

한태형은 그녀가 지금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곧이어 되물었다.

“내 재능? 그게 뭔데?”

해성 사람들은 한씨 일가 둘째 도련님이 명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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