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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다음날 학교로 가보니 소은영이 흰색 원피스를 입은 채 강의실 앞에 서 있었다. 누구를 기다리는 듯해 보였다.

어제 일로 더 이상 소은영과 엮이고 싶지 않았던 김하린은 그녀를 그대로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언니!”

소은영이 그녀를 다급하게 불러세웠다.

김하린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냉랭하게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죠?”

소은영은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제 일은 정말 미안해요.”

소은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이었다.

“가람이가 언니한테 갑자기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어요. 아무래도 언니를 조금 오해한 것 같아요.”

“은영 씨도요?”

김하린은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꼭 소은영의 생각을 다 꿰뚫어 보는 듯했다.

소은영은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해명했다.

“아니요! 제가 어떻게 그런 오해를 해요. 어제도 제가 옆에서 그만하라고 했던 거 보셨잖아요... 저는 어떻게든 오해를 풀어주려고 했는데...”

김하린은 잘도 연기하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그녀가 뭐라고 또 얘기할지 궁금해져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자 소은영이 갑자기 두 손을 잡아 오더니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언니, 혹시 화나신 건 아니죠...?”

“화 안 났어요. 이만 수업 들어가요. 어제 일은 시언이한테 얘기 안 할 테니까.”

그 말에 소은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하린은 말을 마치고 강의실로 들어가려 몸을 돌렸다.

그때 소은영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다 이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안소이를 발견했다.

안소이의 얼굴에는 의혹이 가득했다.

그녀는 소은영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고는 찾으러 나왔다가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소은영은 그녀를 발견하더니 채 1초도 되지 않아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김하린의 다리를 꼭 붙잡으며 빌었다.

“부탁이에요. 저와 제 친구들한테 손대지 말아 주세요!”

이에 김하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은 갑자기 들려온 애처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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