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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그럼 누구지?”

김하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졌다.

만약 포스터를 만든 범인을 찾는 거였다면 소은영을 찾아가야 하는 게 맞지만 학생회는 그녀가 아닌 유가람을 지목했다. 그리고 크게 움직인 것 치고는 단순 경고에서 끝을 냈다.

그때 김하린의 눈에 김밥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식판을 든 채 옆으로 지나가려는 배주원이 보였다.

김하린은 그의 옷을 잡아당겨 그를 불러세웠다.

“배주원.”

배주원은 볼이 빵빵해져서 물었다.

“애? (왜?)”

“네가 한 거야?”

배주원은 김밥을 빠르게 삼키고 제대로 된 발음으로 물었다.

“뭘?”

“학생회.”

김하린의 말에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다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서도겸이겠지.”

“서도겸이 이 일에 왜 관여하는데?”

그녀는 문득 어제저녁 단지 입구에서 일어났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서도겸도 상황을 전부 다 지켜보고 있었으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김하린은 생각을 정리하다 뭔가 이상한 느낌에 다시 배주원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네가 여기는 왜 와? 돈 없어?”

한태형도 그렇지만 배주원도 일반 식당에 올 사람이 아니었다.

“아낄 수 있으면 아끼는 게 좋지 않겠어?”

배주원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얘기했다.

서도겸이 그녀에게 난데없이 1조 6천억이라는 돈을 지원해줬다가 또 집을 사주고 인테리어까지 해준 데다 고층 빌딩까지 지어주는 바람에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그의 카드는 불티나게 긁혀댔다.

그러니 그라도 돈을 아껴야 했다.

김하린은 배주원에게 옆자리를 내어준 다음 물었다.

“그래서 서도겸은 학생회를 끌어들여서 뭐 하려고 했던 건데?”

“그런 말이 있지. 한 사람을 철저하게 무너트리려면 그 사람이 기댈 곳부터 무너트리라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봐.”

“그냥 이 얘기만 했어.”

“...”

김하린은 밥 먹다 말고 그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서도겸은 말하자면 한 마리의 늑대 같은 사람이라 하는 일이 절대 신사적이지 않다. 그리고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 유가람을 범인으로 지목한 데는 다 뜻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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