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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김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은영이 무릎 꿇고 바짓가랑이에 매달릴 때 확실히 그렇게 얘기했었다.

“소은영이 남자친구가 있었어?”

배주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나야 모르지.”

“그럼 남자친구도 있는 애가 박시언한테 그렇게 들이댔던 거야? 와, 환장할 노릇이네.”

배주원은 그녀의 행동에 치가 떨렸다.

“무릎 꿇고 했던 말은 일부러 주위 애들한테 들려주려고 했던 걸 거야. 나는 걔가 박시언이 아닌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다는 말, 안 믿어.”

김하린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가볼게. 천천히 먹고 와.”

그러자 한태형도 식판을 들고 일어섰다.

“같이 가.”

배주원은 마지막 김밥까지 야무지게 입에 넣고는 그 역시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나도 같이 가.”

저녁.

소은영은 기숙사 의자에 앉아 시험 성적을 확인하고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줄곧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던 그녀였지만 이번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성적이 내려갔다.

옆에서 힐끔 쳐다보던 룸메이트는 그걸 보더니 화들짝 놀라버렸다.

“은영아, 너 이번에 9등으로 떨어졌어? 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계속 1등 유지하던 애가 어쩌다가...”

소은영은 재빨리 성적 조회 화면을 끄고는 애써 웃었다.

“시험 볼 때 몸이 좀 아파서 제대로 못 봤나 봐. 하지만 기말은 아니니까 딱히 큰 타격은 없어.”

그 말에 룸메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였어? 어쩐지 왜 그렇게 낮나 했네.”

소은영은 내뱉은 말과는 달리 무척이나 초조해하고 있었다. 이런 엉망인 성적을 보게 된 박시언이 어떻게 나올지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때 이도하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평소와 똑같은 말투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냉랭한 분위기를 풍겼다.

“은영 씨, 지금 바로 기숙사 아래로 내려와 주세요.”

“혹시 대표님이 여기로 온 대요?”

소은영은 오랜만에 받는 듯한 그의 연락에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미 와 계십니다.”

소은영은 들뜬 마음을 진정하고 답했다.

“알겠어요. 금방 내려갈게요.”

그녀는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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